어렸을때 부터 무서운 책을 즐겨 읽었었다. 한때 꽤 인기도 누렸었던 <공포특급>, <쉿> 시리즈 같은 책들은 많이들 읽으셨을 것 이다. 이 책은 그 뒤를 이을만한 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 책들이 지어낸 귀신이야기라면 이 책은 신기하고 무서운 체험을 한 사람들이 게시판에 올린 사연에 잔혹소녀가 답을 해주는 형식이 주를 이루고 뒷부분에는 부록같은 느낌이 드는 여러가지 내용을 수록해 놓은 점들이 내용에 차별성을 주고 있다.처음에는 냉소적인 입장에서 읽었다. 그 정도의 대답은 나도 해주겠네. 말만 번지르르 한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가 나이는 어리지만 사려가 깊고 박학다식 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디서 배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속인들이나 할 법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저거 미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렇게밖에 보지 못하는 내 사고가 이미 편견에 의해 굳어버린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00보살,00동자,00선녀,00도사,00선관도사... 모르고 봤을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었던 점집 이름들도 이 책에서 풀이해준 것을 보니 그제서야 제대로된 뜻을 알 수 있었다. 세상에서 아무뜻도 없이 만들어진 단어는 없는 것이니. 그리고 꿈해몽이나 주술거는 방법, 여러종류의 운세보기가 간략하게 실려있는데 그 중에서 '혼자서 해몽하기' 다음에 있는 '주술적 의미로 보는 나의 별자리'는 정말 나랑 딱 맞았다.(무슨 오류에 의해서 인지 목차에는 빠져 있다.) 그 밖에 '생월,일로 보는 운세'는 그다지 나와 맞지 않았었고, 책 이야기 맨 첫장(p.11)에 있는 삽화가 너무 섬뜩해서 다음장 그림들이 기대됐었는데 나머지는 별로였다. 분신사바는 앞에서 몇 번에 걸쳐서 위험하니 하지마라고 충고해 놓고는 뒤에가서 분신사바 하는 방법을 자세히 기술한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사연들 중에 몇 편은 다른 귀신소설에서 보았거나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인지라 신빙성에 회의가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