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잔혹한 악녀들
키류 미사오 지음, 안수경 옮김 / 중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세계역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여대장부들은 종종 시기하는 남자들에 의해 모략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남자 못지않은 지도력으로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남자들의 권력다툼이나 정치싸움으로 인해 희생 당해야만 했다. 그 예로 조선시대 당파싸움의 희생자였던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단지 조강지처와 악녀라는 이미지로만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어 심히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대개는 왜곡되고 은폐 되어야만 했던 여성들이 과연 한국사에만 존재 할까? 이 책에 소개된 9명의 악녀(?)들은 얼마나 정확하게 재조명 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지만 우려한 것 보다는 내용이 꽤 진지하고 괜찮았다.

사실 우리들은 악녀나 마녀라는 단어에 묘한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되곤 한다. 항상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야한다는 틀에 갖혀서 살아왔던 여자들이 혹여 여성 답지 못한 행동을 했을때에는 온갖 사람들의 멸시와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여성은 수세기 동안 모성애와 요조숙녀라는 선한 이미지로만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남자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여성들을 악녀라는 말로 비하하고 깍아내리려했던 의도가 이런 묘한매력의 이미지를 낳은 것은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가 개성이 남다르기 때문에 그들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무척 어렵다. 하지만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위풍당당하고 야심만만하게 살았던 통 큰 여자들이였더라는 것이 그나마 그녀들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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