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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묘심화 지음 / 찬섬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TV에서 스님이 빙의 걸린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을 몇번 보았다. 푸근한 인상의 그 스님은 주술을 랩으로 풀어서 노래 부른 음반도 냈다. 상술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 스님이 매스컴에도 몇번 소개되고 너무 유명하길래 나는 이 책도 그 분이 지은 것 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비구니 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신문에서 축구선수 안정환의 생모도 이 책을 읽고 자신도 빙의에 걸린 것 같다면서 출옥하면 묘심화 스님께 의지해 출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나오던데 그것도 이 책의 광고 효과를 노린 상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아.. 역시 유명한 분인 모양이다 하고 생각했다.
근데 처음에 책에서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을 때 부터 나는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황당무계한 내용들... 게다가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게 스님이 쓴 글인지 무속인이 쓴 글인지... 아니 묘심화님은 스님을 가장한 무속인임이 틀림없다. 뭔가를 장황하게 늘어놓기는 하는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도 없고 여기서 제시하는 실화들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굳이 돈 주고 산 이 책에서가 아니라도 많고 많은 여성지의 역술인코너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사연들... 책을 읽는 내내 역술인 광고 전단지를 한움큼 들고 읽는 느낌이었다. 특히 '어미구렁이의 한'이라고 소개된 실화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든다. 옛날설화로 유명한 이야기라서 동화책이나 TV만화에서도 많이 본 내용인데...
또 책뒷표지 문구에서는 무슨 대단한 천기누설을 털어놓는 것 처럼 여파가 두려웠지만 과감히 알린다고 하는데 사실 들여다 보면 별 이야기도 없다. 단순한 자기 주장에 실제적인 그에 대한 근거는 다 다른책을 인용하는 아이러니의 극치를 보여준다. 나는 책 제목이 <빙의> 이길래 빙의에 관한 자세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진짜 돈 낭비 시간 낭비만 했다. 스님... 도대체 왜 스님이 되셨나요? 이럴거면 차라리 그냥 역술인이 되시지요. 많은 불자들이 스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발 스님의 본분과 체통을 지키시기 바랍니다.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