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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의문점이 떠올랐다. 우선 이 소설을 이끌어 가는 실제 주인공인 9살짜리 꼬마 여민이와 어림잡아도 이십대 후반에서 삼사십쯤은 되었음직한 표면적인 저자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가 정말 9살 아이의 생각인지 어디가 다 커서 인생을 논하고 있는 지은이의 생각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점은 백여민이라는 인물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면서 독자로 부터 신뢰을 잃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 한다.
이런 문제점은 비단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에게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른 뺨칠 정도의 어구를 구사하는 신기종과 장우림에서 우리들은 도저히 9살 어린이의 천진난만함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9살이라면 고작해야 초등학교 2,3학년밖에 안된 아직 어른의 때가 뭍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가 아닌가? 작가는 9라는 숫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인물들의 실제적인 부분을 너무 인위적으로 배제시켰다는 인상을 남기게 한다.
이렇게 오류투성이인 이 소설이 10년이 넘도록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인물구성과 사건에서 오는 강한 흡인력 덕택이 아니었나 생각 되었다. 나는 책을 구분할 때 크게 두 종류로 나누는데 바로 술술 잘 넘어가는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이다. 이 책은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빨리 읽을 수 있었다. 그다지 글의 완성도는 좋지 못하지만 빠른 극의 전개로 인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