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은 통한다. 이 책과도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격언인 것 같다. 엽기적인 내용보다 안데르센이란 한 작가의 삶을 그의 동화와 연계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무릇 허구로 채워진 소설이라 하여도 자세히 그 속을 살펴보면 어딘가에 웅크리고 숨어있는 작가를 만날 수 있는 법이다.글이란 그 작가가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낀것들이 한데 뭉쳐져 결집되어 있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으로 쓸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러한 사실로 보건데 이 책 작가의 발상은 그저 한낱 몽상 정도로 웃고 넘어가게만은 할 수 없는 예리함이 엿보인다.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면 불행했던 삶을 살았던 안데르센이 동화속에서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그의 삶과는 반대로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곤 한다. (인어공주는 비극으로 끝나게 되지만 원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설도 있다.) 여기서 작가는 자신이 현실에서 누리지 못한 행복한 삶을 허구로 나마 느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안데르센의 동화속 주인공들은 모두 안데르센 자신이 된다. 이 대리만족의 쾌감은 오늘날까지 신비한 마력으로 다가와 사람들을 동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런 숨겨진 뒷배경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우리가 미쳐 보지 못했던 어떤 사실에 새로이 눈을 뜨게 해주는 썩 괜찮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