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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 초라한 들러리에서 연봉 10억 골드미스가 된 유수연의 성공 비법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최상의 교육을 받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성공한 이들을 사람들은 부러워할 뿐 존경하거나 찬사를 보내지는 않는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 장승수씨가 그토록 사회적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은 그가 빈곤층 가정 출신 고졸학력에 노가다로 근근히 생활하던 평범하지 조차 못한 하층민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장승수씨를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출신배경이나 학력, 외모 등이 모두 억대 연봉자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평범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성공하길 원하나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그래. 나보다 별로 나은 것도 없어보이는 저 사람도 성공을 하는데 나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거야!'
하는 기대심 말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런 이들의 성공스토리는 거의 다 신화이자 판타지일 뿐이다. 생각 해보라. 우리 사회구조가 피라미드 구조이든 항아리 구조이든 어쨌든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최상위층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을 살거나 평균보다 못한 빈곤층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물론 몇몇의 극적인 인생 역전 드라마가 탄생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스토리에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그 자체가 사실은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꼴이 된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은 꼭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북돋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꼭 긍정적인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을 내세우며 사회는 성공이나 실패를 개개인의 능력탓으로 치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계층이 세습되는 계급사회는 아니지만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한 사실이 될 정도로 사회는 교육이라는 도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부와 권력의 세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병폐적인 사회구조를 비판하고 바꿔나가려고 하면 저런 성공신화가 기득권층의 궁색한 변명거리로 둔갑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모순과 비판을 담은 인터넷 기사에는 항상 이런 댓글이 달린다.
'억울하면 니들도 공부 열심히 해서 정규직 되라.' '비정규직들은 학생때 공부 안하고 놀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된거고 정규직들은 니들이 그렇게 놀때 열심히 일했으니까 정규직이 된거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너무 터무니 없이 비싸고 인상률도 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돋으니 등록금을 좀 낮춰달라고 요구를 했더니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타면 됩니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평균 88만원이라는 월급을 받고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화제가 될만큼 사회는 기득권층의 불합리한 경제구조논리에 휘둘리지만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은 정규직 혹은 안정직이라는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해 열심히 자격증과 토익에 몰두한다. 그것이 또 보이지 않는 그들(?)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 책은 평범한 직장여성을 위한 성공 노하우라기 보다는 토익 공부하는 대학생 혹은 스타강사를 꿈꾸는 일반 강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왜 책 표지 어디에도 '스타강사' 라는 문구가 하나도 없었을까? 나는 정말 평범한 직장인이다가 성공해서 억대 연봉을 받는 골드미스가 된 직장인의 이야기인줄 알고 읽었다가 또 낚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