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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중 - 유년동화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쯤해서 엄마가 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버스정류장까지 엄마를 졸래졸래 따라가곤 했는데 그러면 엄마는 구멍가게에서 똑같은 종이 인형 2장을 사서 내게 쥐어 주었다. 엄마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엄마가 사준 종이 인형을 오렸고 동생 종이 인형은 할머니가 오려 주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 그날따라 엄마가 일하러 가는 것이 너무 싫어서 가지 말라고 떼를 썼다. 버스정류장까지 따라간 나는 엄마한테 가지 말라고 계속 떼를 썼고 엄마는 매정하게 버스를 타고 떠나버렸다. 나는 그자리에서 바닥에 들어 앉아 엉엉 울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의아하게 쳐다보고는 다시 제갈길들을 갔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기억의 단편은 거기까지이다.
이 동화를 읽는데 아이가 너무 애처로워 보였다. 한창 엄마에게 재롱 피우고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에 엄마가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아가가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엄마가 일하러 안다니고 집에서 아기랑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정말 행복할텐데... 나도 엄마가 일하러 안가는 날이 너무 좋다. 동화 속 아기도 엄마 마중하는 일들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다.
진짜 서로에게 못할 짓이다. 나는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부부 중 한명은 집에서 아이를 키울 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부모님이 일하러 가고 없는 낮 동안 방치되었던 유년시절의 시간들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학교를 다녀왔을때 집에서 엄마가 따뜻한 밥 해놓고 반갑게 맞이 해주는 날들을 조심스럽게 바래어 본다. 사실 이 희망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난 늘 집에서 이제나저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엄마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