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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살인마 - 진화 심리학으로 파헤친 인간의 살인 본성
데이비드 버스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7월
평점 :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방영 되었다. 어미 야생 맷돼지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데 유독 병약한 새끼 한마리를 젖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발로 밀쳐내더니 급기야는 그 새끼를 발로 이리저리 굴려서 죽이고 시체를 씹어 먹었다. 정말 경악 그 자체였다. 어떻게 자기 배에서 낳은 자식을 그토록 잔인하게 죽인뒤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살인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죽는 것도 두려운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된다니...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살인을 일삼는 자들의 심리상태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살인에 대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었는데 그다지 살인자들의 심리에 접근할만한 자료는 접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실은 잠재적인 살인자들이었던 것 이다. 누구나 적어도 한번쯤은 상상 속에서 살인을 한다. 나 또한 여러번 죽이고 싶단 생각이 드는 인간들이 있었다. 물론 정상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에 그칠 뿐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살인기제는 워낙 잠재적인 것이라 일촉즉발적인 면이 있다.
진화는 도덕, 윤리와는 다른 차원의 일면이다. 그 속에는 냉혹하고 잔인한 적자생존의 원칙만이 존재하며 우리들은 그 사이에서 아슬 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 내제된 살인 본능과 맞닥트리는 순간 몸서리가 쳐진다. 살인마와 정상인들의 심리상태 사이에는 종이 한장 만큼의 차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본능, 진화, 그리고 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