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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6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계급의식 없는 노동자 천만이 모여도 그 노조는 조합원들의 민원창구가 될 뿐입니다.
노동자는 투쟁을 통해서 성장합니다.
현재의 조합원은 노예지만 싸움을 경험한 노동자는 주인이 될 겁니다.
-본문 50쪽-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홍영표(더불어 민주당)는 대우자동차노조를 만든 노동운동 출신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을 했었다. 그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고 대통령 선거에 나갈 때는 이런 이력으로 노동자들의 표심을 얻으려고 했을 것이다. 노동운동을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대통령이 되면 노동자들이 더 살기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많은 사람들은 믿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이 재계에는 더 환영 받을 수도 있다. 이미지가 좋으니까. 악법을 만들어도 사람들은 설마하고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게는 선택권이 넓지 않으니까. 그마저도 정답지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현실의 벽을 맞닥뜨리는 순간 희망의 불씨마저 꺼져 버리고 절망의 암흑으로 떨어지게 되니까.
'송곳 6'에서도 나오지만 노조파괴는 노조 출신들이 더 잘한다. 노동운동 경력을 발판으로 권력을 잡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노동자 신분이 아니다. 명예로운 한 줄의 이력일 뿐.
물론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올곧게 가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손가락에 꼽는다는게 문제겠지만.
'호민론'을 주창한 허균은 거열형을 당했고, 동학농민운동에 앞장 선 전봉준은 부하의 밀고로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진다.
교섭 백날해서 체결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법을 싹 바꿔서 리셋해버리면 그만인 것을...
그럼에도 그런 무식하고 무시무시한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노조 결성율 10%라는 척박한 조건 속에서 노동 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람을 잃고 재산을 잃고 직장을 잃고 감옥에 수감되고 가진게 몸뚱이 뿐이라서 분신으로 항거하는 열사들...
'송곳 6'은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창작물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저버려서는 안되니까. 이렇게나마 가상세계에서라도 위안을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현실은 정글인데 꿈틀거리면 밟아 터트려 싹을 잘라 버리는 게 자본가들의 본능인데 꿈이라도 꾸어야지.
너무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면 다들 도망갈테니.
아니 제대로된 현실 조차 가려지는 사회에서 노동운동은 언제나 핍박 받는 게 일상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이 땅에서는...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