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4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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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최저임금법이 개악되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25일 통과된 뒤 28일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었는데 환경노동위 구성원을 살펴보니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이고 정당별로 더불어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4명, 바른미래당 3명, 정의당 1명 총 15명이다.

 

http://www.assembly.go.kr/assm/memact/congressman/memCond/memCond.do

 

정의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이하 모든당이 최저임금법 개악을 찬성해서 본회의에 재석한 1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가결처리되었다.

 

http://www.newsis.com/view/?id=NISI20180528_0014122438

 

끔찍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더불어민주당 또한 거대 정당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의 삶은 쳇바퀴처럼 똑같이 돌아가고 이명박근혜 정권과 맞서 싸우며 죽음과 구속까지 불사했던 민주노총이하 노조원들은 어제의 역사 속처럼 여전히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욕받이가 되고 있는 현실이 악몽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제대로된 근로조건 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사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또 선거철이 되면 투표를 안하고 자유한국당을 뽑고 더불어민주당을 뽑으며 민주노총을 노동조합을 노조원들을 귀족노조라며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더러운 쥐새끼 보듯 멸시하겠지.

 

그나마 이정도의 노동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 전태일 열사 외의 수많은 열사들과 민주노총 그리고 노조원들임을 망각하면서...

 

갑갑해서 '송곳' 책을 펼쳤다. 현실이 만화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구질구질한 현실.

이제야 조금 숨통이 트이고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기대하고 희망을 가지는 순간 다시 짓밟힘 당하는 벗어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민중가요 중에 '강' 이라는 노래가 있다.

 

<강>


                                                                   도종환 시, 윤민석 곡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간다. 가장 더러운 것들을 싸안고 우리는 간다.
너희는 우리를 천하다 하겠느냐, 너희는 우리를 더럽다 하겠느냐
우리가 지나간 어느 기슭에 몰래 손을 씻는 사람들아
언제나 당신들 보다 낮은 곳을 택하여 우리는 흐른다

 

 

 

노조활동은 참 고된 일이다. 앞장 서서 총받이나 되고 욕받이나 되고 고립되고 정신이 피폐해진다.

 

비겁한 나는 조퇴, 연가, 반가를 달지 못했다.

비겁하게도 책이나 읽는다.

비겁하지만 책이라도 읽는다.

 

나 같은 사람이 많으니까 나 같은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항상 그들이 선점해서 이기는 게임을 반복하는 것이겠지.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절대 끊어지지 않을 단단한 그 고리.

 

예수가 환생을 한다면 노조원이 되어 노조 활동을 하지 않았을까?

가장 낮고 더럽고 천한 그 곳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 한 발 한 발 내딛으면서...

 

비겁하고도 비겁한 내 자신은 언제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런지.

일단은 책이라도 읽어야겠다. 두 눈이 번쩍 뜨이도록 정신무장이라도 해야겠다.

 

오늘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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