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고 있는 책이 이제 끝이 보여서 오늘 주문했다.

이젠 정말 딱 읽을 만큼만 사고,

또 다 읽고 다시 사고,

그러기로 했다.

 

그러니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을 신중하게 고를 수 있고,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책을 더 집중해서 성취감 있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인데,

그때 엄청 재미없었던 기억이 난다.ㅋ

근데 얼마 전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 책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를 지경이라 다시 샀는데,

이번엔 민음사 버전으로.

 

 

 

 

 

 

 

 

 

 

 

 

마스다 미리의 책을 또 사게 될 줄이야.

신간 너무 자주 나와서 나올 때마다 사지 말고 나중에 빌려봐야지, 하는데

결국은 매번 이렇게 또 사게 된다.

<OLはえらい>의 번역서.

하루만에 다 읽겠지만, 그래도 얼른 읽고싶다.

 

 

 

 

 

 

 

 

 

다나베 세이코 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외에 그녀의 소설은 읽어본 적 없는데,

얼마 전에 읽은 <여자는 허벅지>가 재밌어서 그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려고 구입했다.

보니까 원서는 81년에 나왔던데, 거의 40년이 다 되가는 세월의 갭을 잘 극복하고 있는 얘기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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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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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우리 집엔 책이 늘 많았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때 부터 우리 집엔 계몽사와 삼성출판사 등에서 나온 세계문학과 한국문학 전집들이 그득그득했다.

그 책들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에 눈을 뜨고, 나아가서는 수능에서 빛나는 효과를 발휘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바람이 있었겠지만

오히려 내 경우엔 그것들로 인해 고전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때 읽었던 <죄와 벌>,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등은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어려운 게 소설이라면 영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근현대사 문학 작품에는 흥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다 헤르만 헤세와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얘기할 때 나는 그저 눈만 꿈벅꿈벅 할 뿐이었다.

내겐 히가시노 게이고나 더글라스 케네디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훨씬 더 재밌었다.


그런 내게 이 책의 선택은 의외였다.

육아에 지친 어느 날, 서점을 훑어보다 이 책이 베스트에 있었고 그냥 어디서 들어본 제목 같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다시 보니 로맹가리의 유명한 소설이었다.

희안한 건, 처음에 재밌게 읽다가 고전인 걸 알고나자 갑자기 흥미가 떨어지면서 책을 덮어버렸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거의 고전 트라우마에 가까울 정도.

 

 

 

 

 

 

 

 

그러다 요즘 다시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우와.

내가 나이가 들었나.

정말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 이런건가.


 

뒷 내용이 궁금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봤던 히가시노 게이고나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과는 다른 깊은 맛이 있다.

뒤가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천천히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있고, 슬픔이 있고, 유쾌함이 있다.

이런 게 고전의 매력인건가.

​그 땐 이런 매력들을 발견하기에 내가 너무 어렸었나보다.

 

 

 

 

 

 

몇 몇 페이지에서는 곱씹으며 다시 읽기도 했고,

로자 아줌마의 감정에 빙의되어 눈물이 핑 돌기도 했으며,

작가의 유쾌한 표현력에 피식피식 웃기도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왈칵했던 마음이,

일주일은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그 때의 마음을 수첩에 적어놨었다.


조용한 오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다시 이 책 마지막 부분을 집어 들었다.

벌써 마지막이다. 나는 아직 이 이야기 속에서 헤어나올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벌써 끝났다.

마지막 장면은 곧 죽을 것 같은데 계속 생을 이어가던 로자 아줌마가 죽는 장면이다.

사실 이건 흔히 상상하던 어떤 사람의 죽는 장면과는 달랐다.

죽기 전에 손을 잡고 유언을 하고, 차마 감지 못한 두 눈을 감겨주고, 통곡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정말 죽은건가?', '모모의 상상인가?' 몇 번이나 되 읽어가며 살폈다.

그러다가 나는 눈물이 터질뻔 했다.

슬프다.

이 책은 정말 슬프다.

어떻게 죽음을 이렇게 슬프게 표현했나.

모모는 죽은 로자 아줌마 옆에서 3주나 보낸다.

시체가 썩은 냄새가 점점 진동하자 아줌마가 좋아하던 향수를 사서 부어주고,

아줌마가 점점 썩어서 흉측해지자 화장품을 사서 손수 화장을 계속 고쳐준다.

너무나도 무덤덤하게, 일상처럼.

그렇게 계속 모모는 아줌마 곁을 지킨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아줌마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모모는 이렇게 지킨다.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하밀 할아버지의 말을,

나중에 로자 아줌마와 이별을 하면서 모모는 그 말을 되새기게 된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슬픈 마음과 함께 내게도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나중에 한 번 더 읽어야겠다.

그리고 6월에 파리에 가면 꼭 벨빌에 가봐야겠다.

 

 

엄마가 죽기 전에 집단학살이 있었다고 한다. 로자 아줌마는 그 얘기를 늘 입에 달고 살았다. 그녀는 교육도 받고 학교도 다녔다고 한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식물인간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미국인이 예수 그리스도보다도 더 심한 고행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십자가에 십칠 년여를 매달려 있은 셈이니까.

더이상 살아갈 능력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의 목구멍에 억지로 생을 넣어주는 것보다 더 구역질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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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우다 도모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효형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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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된 책인데,

다른 책들에 밀려서 항상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며칠 전 퇴근길에 다 읽었다.


하루만 마음잡고 앉으면 금세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다.
도쿄의 큰 서점에서 일하던 책을 좋아하는 아가씨가 오키나와로 내려가서 작은 헌책방을 연 이야기다.


간단히 종합하자면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인데, 
서점을 열기로 마음먹은 과정, 서점 오픈을 위해 준비하던 과정,

오픈한 후의 일상들의 모습등을 세세하게 잘 기록해 두었다.
때로는 고민이 담기고, 보람도 느끼며, 설렘도 느끼던 그 과정들을 나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에 파묻혀 지내고 싶은 소망을 지닌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녀처럼 이렇게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용기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책이 너무 좋아서 서점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그것으로도 그녀는 만족할 수 없었나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오키나와에 가서 자기 책방을 열다니.
그것도 헌책방을.
자기 손으로 일일이 책들을 살피며 어떤 책을 들여놓을 것인지 결정하고,
각각의 책들의 가치를 생각하며 가격을 매기고,
그렇기에 서점에 들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책들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이리라.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 중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너무나 많아 열등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안 읽어도 돼요, 가지고만 있어도, 가끔 펴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라고 손님들에게 말해왔다.
그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 책에도 쓰여 있듯 '매우 열정적인 독자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의 극히 일부밖엔 읽지 못한다.'
즐길 수 없는 책을 무리해서 읽기보다 먼저 가능한 한 넓은 시야로 전체를 내다보고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변명을 하면서, 이 좁은 가게를 잘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p.146

 

 

 

 

 

일본여행을 자주 가고 자주 계획하면서도 그러고보니 오키나와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울랄라 서점에 한번 들러보기 위해서라도 다음엔 오키나와로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 중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너무나 많아 열등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안 읽어도 돼요, 가지고만 있어도, 가끔 펴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라고 손님들에게 말해왔다.
그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 책에도 쓰여 있듯 `매우 열정적인 독자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의 극히 일부밖엔 읽지 못한다.`
즐길 수 없는 책을 무리해서 읽기보다 먼저 가능한 한 넓은 시야로 전체를 내다보고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변명을 하면서, 이 좁은 가게를 잘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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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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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된 아들에게 아무 기대없이 읽어줬는데,
의성어 소리가 재밌는지 엄청 깔깔 웃으면서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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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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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것도 없이 집어든
하루키의 신작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300페이지가 넘는 결코 얇지 않은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이틀만에 금세 다 읽었다.

그의 소설은 <해변의 카프카>와 <1Q84>가 기대보다 별로였어서 그런지 많이 읽지 못했었다.

그런데 에세이만큼은 나오는대로 거의 다 읽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이야기가 다 섞여서 어떤 이야기가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읽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재밌게 편안하게 잘 읽었던 기억 뿐이다.



그가 이번엔 작가로서의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소설가란 어떤 직업인지,
어떤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본인은 주로 어떤 방법으로 소설을 쓰는지 등에 대해
세세하고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보통 플래그잇을 붙일 것도 없이 그냥 쭉쭉 읽고 끝내는 편인데,
이번엔 유난히도 인상 깊은 부분이 많아서 그 혼잡한 전철 안에서 플래그잇 붙이느라 엄청 유난을 떨었다 ㅋ
(플래그잇이 없을 땐 보통 핸드폰 카메라로 페이지를 찍어두는 편인데, 그 역시도 너무 번거로워서 아예 가방마다 플래그잇을 하나씩 넣고 다니고 있다)

하루키는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을 보유한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문학계에서는 그를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기사인지 평론인지를, 일본 사이트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나도 그의 소설이 그렇게 재밌다고 생각되지 않았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그도 그 반응을 무시할 수는 없었나보다.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그 부분에 대해 뭔가 반론이라도 하고 싶었겠다 싶었다.
아쿠타가와 상은 아주 유명한 상이긴 하지만, 그 수상작들이 다 재밌고 높은 작품성을 자랑하는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일년에 두번이나 주는 - 원서를 매달 사서 보지 않는 내게는 그 일년에 두번이라는 횟수도 엄청 자주였다.- 신예 작가들이 받는 상.
왜 그렇게 유명한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나 역시도 하루키가 당연히 이 상을 받았겠거니 했었다.
근데 그 상을 받지 못한 게 본인은 정말 아무렇지 않은데, 주변에서 어설프게 건네는 위로가 참 곤역이었다고 한다.
문학상이라는 것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은 이렇다.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후세에 남는 것은 작품이지 상이 아닙니다. 이 년 전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을 기억하는 사람도, 삼 년 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기억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 아마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하지만 한 편의 작품이 진실로 뛰어나다면 합당한 시간의 시련을 거쳐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그 작품을 기억에 담아둡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노벨 문학상을 탔는지 안 탔는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노벨 문학상을 탔는지 안 탔는지, 그런 것에 대체 누가 신경을 쓸까요? 문학상은 특정한 작품을 각광받게 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지는 못합니다.
...
내가 진지하게 염려하는 것은 나 자신이 그 사람들을 향해 어떤 작품을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뿐입니다.



하루키가 생각하는 소설가로서 필요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소설을 쓰고 있을 때, 당신은 즐거운가
- 한 권이라도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닥치는 대로 읽을 것.
-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사상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실제로 내 손으로 글을 많이 써볼 것.


그는 우연히 주방 식탁에 앉아서 첫 소설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를 썼고,
그게 운 좋게도 군조상을 받았고, 그래서 소설가의 길로 접어든 만큼,
뭔가 본인에게 굉장한 천재적인 감각이 있지는 않다고했다.
다만 그는, 하루에 하기 싫든 좋든 정해진 분량만큼 글을 썼으며 꾸준히 쓰고, 조언을 받아들여 수없이 고쳐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성실함이 만들어낸 대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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