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언제나 대단해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가뜩이나 읽어야 할 책이 많고,
가뜩이나 사야 할 책도 많은 이 세대에,
마스다 미리의 신간을 구매하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린지 꽤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복잡할 때나 뭔가 가볍게 훅 읽고 말 책이 필요할때는
또 마스다 미리 책만큼 쉽게 손이 가는 책도 없다.
이번에도 그랬다.
뭔가 답답하고 재미없고 일상이 루즈해질 무렵,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이 눈에 띄었고 직장생활 얘기라니까 그냥 구매해버렸다.

 

 

 

 

 

OL(사무 여직원)은 대단해 라는 원서 제목의 이 책은,
마스다 미리가 잠시 회사생활을 할 때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았다.
우리나라로 보면 계약직 여직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일본 회사의 직장생활과 우리 나라의 직장생활은 좀 다른 점이 있기도 하지만,
미혼의 일반적인 여직원들이 겪는 일상을 거의 비슷하게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녀 특유의 공감력을 형성하는 감성들과 함께.

 

 

 

 

 

 

 

심지어 올컬러.
토요일 아들이 낮잠 자는 그 짧은 틈을 이용해 금방 다 읽었다.
읽는 내내 확실히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금세 읽힌다.
하지만 뭐랄까.
다 읽고 나면 남는 감동이랄까, 감상이랄까 같은 게 없다.
한마디로 남는 게 별로 없는 느낌.

뭘 남기려고 읽는 책이 아니라, 쉽게 재미로 읽는 만화책처럼 생각한다면 그걸로도 만족할 수 있는데
초기에 <주말엔 숲으로>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라는 작품들에 비하면,
상당히 감동이 줄었다.
그때 그 책들을 읽었을 땐 재미는 물론이고, 다 읽고 난 뒤에 기분좋게 남는 여운도 있고,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도 됐었는데 요즘 줄줄이 발매되는 신간에서는 별로 그걸 느낄 수 없어서 많이 아쉽다.
(물론 나올때마다 베스트에 오르는 걸 보면, 나만 이런 걸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좋은 고전이나 명작들 처럼
읽고 난 후 내 인생을 흔들만큼 감동과 임팩트를 줘야 좋은 책일까 싶다.
이렇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때론 힘든 직장 생활에 작은 공감이 되어 줄 수 있고,
나만 이렇게 주말에 외로운게 아니고, 나만 이렇게 할 일이 없었던 게 아니구나 위로가 될 수도 있고,
나처럼 나른한 일상에 뭔가 짧게라도 재밌는 비타민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책인게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미리언니 책이 ,
그렇게 신간을 자주내면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건지도 모르겠다.

 

 

기나긴 인생 중에서도, 이런 식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지금,
이순간 분명 나는 행복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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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5-25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스다 미리씨의 만화책을 열 권 넘게 소장중인데 초기에 나온 책들에 비해 최근 책들은 뭔가 마음에 남는게 덜하더라고요.

Layra 2016-05-26 11: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무래도 다작을 하시다보니 그런걸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조금은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