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쯤되면 믿고 보는 작가, 마스다 미리.
끊임없이 신작이 나옴에도 끊임없이 공감력을 불러일으키는, 대가 중의 대가.
마스다미리의 책은 앉은자리에서 30분이면 금세 다 볼수 있는 책이다.
책 두께도 두께지만,
몇 컷 안되는 만화가 큼지막하게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근데 그 몇 컷 안에 여자들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있다.
이 여자 어쩜 이런 것 까지 다 알아! 하는 기분.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 남동생과 지긋한 경력의 미혼 누나와의 동거생활.
'남자'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여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집에서 누나의 모습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인 남동생.
그리고 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늘 남동생을 타박하지만, 그래도 그 동생 앞에서 별 얘기들을 다 늘어놓는 누나.


나도 거의 십년 가까이라는 긴 시간동안 부모님과 떨어져서 남동생과 둘이 살았다.
그래서인지. 이 모습들이 너무 낮설지가 않은거지.
심지어 대화 하나하나까지도.


이거, 내동생도 날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건가. 싶기도하고.


 

 

 

 

 

네일아트를 하고 와서 하루종일 손톱을 들여다보고 있는 누나에게 남동생은,
"남자는 여자 손톱 같은 거 그다지 안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 남자들도 똑같구나.

 

내가 예전에 한창 네일아트에 심취했을 무렵,
흐릿한 색도 아니고 매번 알록달록 튀는 색깔로 하루가 다르게 바꿔 칠하고
심지어 그것도 잘 안봐주는 것 같아서 손을 계속 얼굴에 갖다댄다거나, 오빠의 눈앞에 손을 갖다대고 했는데도

절.대. 모른다는 사실.
아니 안다고 하더라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
을 깨닫고 엄청 분개했었는데 이게 한 두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결국 몇 만원씩 주고 하는 네일아트는,
자기만족의 산물일 뿐.

 

 

 

 

 

 

 

이것도 내 얘기.

 
심지어 책을 쌓아놓고 사두고 없어져도 모를판.
특히 그림에서도 보이는 <1Q84>와 <해리포터>는 아마 없는 집이 없겠지 ㅋㅋ
(어쩜 이런 묘사에도 디테일한 미리 언니 같으니라구 ㅠ)

몇가지 엄청 공감간 이야기들을 소개해 보자면,

 

 

P.5

..<수납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는 수짱에게 남동생이,
-누나 방은 늘 엉망이잖아~
-그렇지.
-근데 정리 전혀 안하잖아.
-너, 뭘 모르는구나. 정리하려고 읽는 게 아니야.
-그럼 왜 읽는지 물어봐도 돼?
-이런 책은 그대로 따라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쓰여 있고, 맞는 말이야. 하면 돼.
-그럼 하면 되잖아?
-할거야.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야. 하면 된다니까 뭐, 언제든지 해도 되잖아?
이대로만 하면 나도 분명히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안심이 되지 않아?
그런 걸 느끼기 위해 읽는 거야. 말하자면 힐링용이지.

P.53

'살 빼고 싶어~' 라고 말할 뿐.
'매일 채소 주스 만들어 마실까.' 라고 말할 뿐.
'영어 잘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할 뿐.

P.82

-으~피곤해. 회사 그만두고 싶다. (수짱)
-지금 그만두면 앞으로 어쩌려고.(남동생)
-그래서 네가 인기가 없는 거야.
-뭐가.
-인기 비결은 결국 하나야.
-뭔데?
-공감력. 보라고, 너 같은 스테레오 타입의 남자가 해주는 조언이나 의견은 지겨울 정도로 듣잖아.
그런 것보다 그 순간의 공감력.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알아. 이해해'일지도.

 

 

 

 

 

+​


마스다​미리 책은 정말 다 좋은데,
너무 순식간에 다 읽어버려서 제 값을 주고 사서 보긴 좀 아깝다.
그렇다고 두고두고 다시 펼쳐서 볼만한 책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안보고 싶은 책도 아니고.

이런 책은 만화책처럼 더 싸져도 좋을 것 같은데
심지어 도서정가제라니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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