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 잘 안 읽히는 때가 있다.

한창 열심히, 일주일에 몇 권씩 달리다가 어느순간 뚜욱_하고 끊겨버리는.

자꾸만 뭔가 더 읽고 싶어서 책 쇼핑은 더욱 박차를 가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침대 옆에 자꾸 쌓아두게 되는 책만 높아져가는 시기.

그럴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500페이지든, 600페이지든 전혀 부담이 없다.

그렇게 한권을 뚝딱 금세 읽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예전의 패턴으로 돌아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틈틈이 열심히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읽는 속도보다 이 아저씨 책을 내는 속도가 더 빠른가보다.

정신차려보면 처음 구경하는 신간이 켭켭이 쌓여있다.

<신참자>는 이미 발간된지는 꽤 됐는데, 나왔을때 책소개를 보고 "오호~ 이젠 이웃들의 거짓말!!"하며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결국 놓치고 못봤었고

드라마가 나와서 일본에서 히트를 쳤다고 할때도, 봐야지 하고 못봤었다.

이제서야 폭풍 집중!!!!

 

 

 

 

아홉개의 이야기가 가닥가닥 단편 같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런 구성은,

그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서 종종 접하게 되는 구성이다.

개인적으로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라,

아무리 큰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야기에 한창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급박하게 종료되는 듯한 이 구조는,

읽는데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함이 느껴졌다.

이제 슬슬 내막이 파헤쳐지려나보다-하고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면,

가가형사 혹은 단편의 주인공들이 사실을 술술 고백한다.

그러면 푸쉬쉬-새는 김.

이걸 여덟번이나 반복하려니 ;;;

 

 

 

 

 

 

심지어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이리 얇다.

이야기의 시작은, 니혼바시의 한 원룸 아파트에 혼자 사는 40대 여성이 살해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언제나 등장하는 가가형사가 일대의 상점가를 돌면서 피해자 여성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사람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을 한다.

피해자를 작당하고 죽여놓고 그 범행을 덮기위한 거짓말이 아니라,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짓 증언들이다.

이런 거짓 증언들에 대한 이유를 각각 발견하게 되는데,

이게 어떻게보면 너무 허무하리만큼 금방 드러났다.

그러나 각자의 그 증언들 속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행적과, 사람들의 거짓 증언에는

하나같이 가족의 따뜻한 사랑으로 마무리가 된다.

마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같은 느낌이랄까.

 

 

 

 

 

책 제목의 <신참자>는 그냥 가가형사였다는 ㅋ

+

단편처럼 잘라지는 얘기는 별로네 어쩌네해도,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재밌게 잘 읽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스릴 넘치는 추리가 있으면서도 무섭지 않아서 좋다.

살인사건이 나오는데도 밤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끔찍하지 않아서 좋다.

특히나 이렇게 따뜻한 소스들을 가미한 책들은, 감동적이고 기분좋은 소설 한권을 읽은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의 책을 닥치는대로 다 읽지 않는 이유는

다락방에 감춰놓은 꿀같은 거라고나 할까.

심심할 때, 재밌는 책이라도 한 권 읽고 싶은데 도무지 책 읽을 마음도 안날 때, 스트레스 엄청 받는 일이 있어서 좀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을 때,

한 번씩 꺼내서 읽으면 완치되는 느낌. 아껴가며 한권씩 한번씩 읽고싶은 마음.

이번에도 잘-읽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