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철의 20세기 건축산책 탐사와 산책 2
김석철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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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한국의 핵심 건축가 김석철(57,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장) 씨의 신간 <20세기 건축 산책>을 읽다 보면 건축은 ‘인문적 예술행위’을 재확인하게 된다.역사와 현재가 교감하고,자연과 문명이 만나 동시대의 요구를 구현해내는 거대한 디자인 행위 말이다.

신간은 가우디,라이트,그로피우스,코르뷔지에 등 20세기 건축가 12명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입문서로 꾸며졌다.그들과 만난 경험 등이 실감 나는 에세이풍이다.

‘책이 있는 토크쇼’를 위해 찾은 김씨의 연구소에서도 그가 지향하는 건축언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서울 가회동의 전통 한옥 두 채를 매입해 한옥 골조를 유지하면서 벽면 쪽 전체를 유리로 만들며 안과 밖이 하나로 느끼게 최근 개축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도시대학 등에서 강의를 위해 1년에 5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는 김씨는 “한국적 미학이 제대로 담긴 세계를 설계하고 싶다”고 말한다.

칼러 화보만으로도 20세기 건축사를 일별할 수 있게 꾸민 신간을 놓고 대화를 나눈 건축 비평가 김경수(명지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을 공학기술로만 여기는 우리의 시각 교정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회=책의 서문에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건축과 도시에 대해 지식인조차 너무 무관심함을 꼬집는 대목이 나온다. 책의 서술도 모름을 전제로 쉽게 풀어 쓴 것으로 보이는데,'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문제부터 새삼 던져본다.

▶김석철=건축은 한 시대 문명의 수준을 읽는 키워드다. 하지만 고단한 20세기를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에겐 건축예술을 평가할 수 있는 감식안이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가 살다가 후손에게 남길 건축과 도시에 대해 일반인과 지식인이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하기 위해 책을 썼다.

▶김경수='아름다움' '쓸모' '견고함'이 건축의 세 요소다. 건축가는 예술과 사회와 기술을 종합하는 지휘자다. 삼박자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건축의 구도(求道) 정신을 위대한 건축가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20세기에서 건축은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었고 건축가들을 기술자로만 대우해 왔다.

▶김석철=튼튼하게 건물을 짓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건축의 기본이다. 건물의 기능과 쓸모에 대한 고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책을 통해 건축가가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목표는 물론 아름답고 격조있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사회=20세기를 빛낸 건축가가 많을텐데 이 책에 소개한 12명의 공통점이 있다면.

▶김석철=책에 소개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이 살고 있던 도시를 역사와 자연과 인간이 융합된 곳으로 만들고자 했다. 차가운 기하학적 구도로 대표되는 서양 근대 건축의 한복판에서, 그 근대성을 완벽히 체현하면서도 그것을 넘어 자연의 따뜻한 유기적 언어와 조화시키려 했던 이들에게 나는 '위대한 작가'란 수식어를 헌정하고 싶다.

▶김경수=소개된 건축가들은 대체로 현대적 고전 반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전통과 역사를 부인하고 경제성만을 중시한 근대 건축의 슬로건에 맞춰 이들은 기능에 충실했으면서도 동시에 감성적 요소도 중시했다. 그래서 이들을 통해 21세기 비전을 발견하게 된다. 몇몇 빠진 사람도 눈에 띄어 아쉽지만 후속으로 펴낼 2권에 포함되길 기대한다. 다른 한편 건축의 진정한 의미가 잘 이해되고 있지 않은 우리의 교육 현실이 대비돼 안타깝다.

▶사회=건축 교육에 문제가 있나.

▶김경수=유럽연합(EU) 에선 공대 출신을 건축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의 건축미학이 불모상태인 이유는 건축학이 공과대학에 소속돼 인문학에 대한 수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을 보라. 역사와 철학과 사회학 등의 수련을 쌓고 동시대의 문제를 공유한 사람들이다. 의과대학처럼 건축학도 5~6년제 단과대학으로 독립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사회=독립된 건축대학에서 뭘 가르치나.

▶김경수='아름다움'을 갖추기 위한 인문학과 '쓸모'를 위한 사회과학, 그리고 '견고함'을 위한 공학 등 건축의 3대 요소를 종합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잇따른 부실공사 사고로 견고함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은 도구적 기능교육만 한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도 있다.

▶김석철=전문가 교육도 중요하지만 일반인이 건축을 알고 사랑해야 위대한 건축이 나올 수 있다. 이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한 데, 일반인의 안목을 키워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싶은 소원을 갖게 해야 한다.

▶사회=책에 많이 나오는 유기적 건축이란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김경수=비가 오고, 낙엽이 지며, 눈이 내리는 자연의 호흡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건축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 않은 문명은 오히려 퇴보라 할 수 있다.

▶김석철=현대건축의 위대한 성취는 대부분 자연을 정복한 인간 환경의 창조였다. 책에 소개된 가우디가 언젠가 스승이 누구냐고 질문을 받자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키며 "자연"이라고 말했다. 가우디 이후 자연과 공생을 추구하는 유기적 건축이란 말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이는 라이트였다. 그는 일본 건축의 영향을 받았다. 이 점에서 한국 전통건축의 재해석 작업도 절실한 시점이다.

▶사회=소개된 건축가들이 대부분 유럽인인 데 비해 멕시코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김석철=바라간은 제3세계에서 태어나 유럽에서 유학했지만 유럽에 함몰되지 않고 멕시코의 자연과 아즈텍문명 등 자신의 역사를 작품속에 녹여내 오히려 세계 건축을 이끈 유럽에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우리에게서도 바라간처럼 서구문명을 몸 전체로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 우리 문명과 자연의 시각 어휘를 보여줄 건축가가 나와야 할 때다. - 배영대 기자(200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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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0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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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
김석철 지음 / 창비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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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공간...떼오띠우아깐

 멕시코의 유적지로써 얼핏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정확한 명칭과 관련 내용은 본 책을 통해서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고대도시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가난으로 인해 아직까지 도시의 대부분이 발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위대한 유적지가 1910년 멕시코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떼오띠우아깐 계획'에 의해서 돌이킬 수 없는 유적지 손상을 남겼다는 점이다. 이는 학문적, 역사적인 가치는 무시한 채 전시효과를 위하여 복원하려 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당사위 훼손으로 태양피라미드의 원형을 알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떼오띠우아깐은 면적이 12㎢였고 5만여명이 1000개의 공동주택에 살았으며 600개의 보조적 성격을 지닌 피라미드와 신전이 있었다. 또한 도기, 보석, 돌 등을 세공하는 공방이 500여개가 있었다. 죽음의 거리가 중심대로로서 폭 45m, 길이가 4km이고 거리를 따라 옆으로 낮은 건축물이 줄지어 있다. 죽음의 거리 북쪽에는 '달의 광장', '달의 피라미드', 동쪽에는 '태양의 피라미드', 남쪽에는 '께짤꼬아뜰 신전'이 위치하고 있다. 죽음의 거리가 남북으로 향하고 좁은 길들이 동서로 나있어 거의 직각을 이루며 교차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엄청나게 떨어진 이곳에 이집트나 서아시아의 피라미드와 유사한 형태의 피라미드가 있어 그 상관성에 대한 무수한 가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단 그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뒤로하고, 건축학적으로 주목할 것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기하학적인 질서 형식을 통해 형이상학적 질서를 표상하며, 떼오띠우아깐은 기하학적 질서 형식 속에 도시적 질서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한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는 내부공간을 볼 수 있었따면, 떼오띠우아깐에서는 고대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떼오띠우아깐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바로 '도시계획'이라는 것이었다. 공간구조, 공간계획, 도시계획이라 함은 인간의 주거와 활동기능을 능률적이고도 효과적으로 공간에 배치하는 계획을 말한다. 그 기본계획에는 각종 지표·목표·실현을 위한 정책수단 등이 포함되어 그 도시가 지향할 기본방향의 성격을 띤다. 이것이 바로 떼오띠우아깐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엄청난 규모의 떼오띠우아깐은 완벽한 도시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대단한 문명지라는 생각이 든다. 개개의 건축물이 모여 하나의 집단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기본 계획단계에서부터 하나의 도시를 완성시킨 것이다. 우리의 도시들은 과거부터 무계획적인 도시확산으로 지금의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체계적인 도시계획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주거·활동공간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죽음의 공간...싼 까딸도 묘지

 금세기 최고의 건축가 중 하나인 알도 로씨가 단순한 공동묘지를 죽은 자들의 도시로 승화시킨 묘지이다. 묘지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벽은 조적식 구조의 기존 묘지 벽을 연장시키며 회랑은 도시적 요소를 지닌 지붕이 있는 가로 역할을 한다. 삼각형 배치를 이루고 있는 중앙의 납골당을 통과하는 중앙축의 시작과 끝에는 원뿔과 육면체의 기하학적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원형 건물의 하부에는 공동묘지가 있고 육면체의 건물 안에는 2차대전 전사자들을 위한 사당과 기존 묘지의 납골 단지가 위치한다. 이 두 건물을 척추와 같은 형태의 배치를 통하여 연결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징성은 삶과 죽음의 대립적 중요성을 묘사하고 있다. 바닥과 지붕, 유리가 없는 창을 가진 육면체의 건물은 버려진 집, 즉 죽음을 상징한다. 또한 중앙 납골당의 무의미한 격자의 반복과 빈 공간은 죽음의 공간을 상징한다. 기존 묘역과 새 묘역 사이의 회랑은 죽음에 이르는 삶의 길을 벽과 벽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그림자로 형상화하였다.

  종교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것을 가시적인 건축물로써 완벽하게 승화해내는 과정이 놀라웠다. 어느 것 하나 의미없이 지어진 것이 없다. 나름의 종교적인 해석을 가미한 그야말로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싼 까딸도 묘지를 보면서 '납골건축물'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유럽에서는 도처에서 공원묘지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납골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 전통적인 장례문화가 뿌리깊게 박혀 있어, 납골문화가 보급, 전파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납골문화의 여러 장점을 인식하고, 또 전통적인 장례문화와는 다른 납골문화의 종교적인 의미를 이해하여 이를 받아들이는 움직임도 예년에 비해서 크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납골건축을 예술건축의 하나로써 인식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유럽에서는 공원묘지로서 이를 당여한게 예술건축의 한 분야로 여기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아직까지는 발전 초기단계인지라 초반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무리이겠지만, 지금의 납골 건축물을 보면 개인적으로 못마땅한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납골문화가 가지는 종교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다하더라도 지금의 현대식 납골건축물을 보면 거부감이 생긴다. 매장문화와 다름없이 외지인 곳에 건축물이 들어서기 일쑤고 그 외형을 보면 납골건축물로서의 특징이라고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평범한 현대식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내부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한 콘크리트 건물에 의미없는 공간 배분과 오직 산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들. 종교적인 해석이라곤 한 군데도 찾아보기 힘들다. 형식적인 공간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에 맞게 건축물을 디자인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싼 까딸도 묘 건축의 위대함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정말이지 죽은 자들의 작은 도시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필자는 화장과 매장의 양자택일을 말할 것이 아니라 죽음의 형식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납골문화를 이해하려는 한 시도로써 죽음의 형식을 제대로 설명해내는 납골건축물이 설계·건축되어야 할 것이다.

 

#신의 공간....천단

 베이징의 도시계획은 자금성과 천단이라는 두 상징공간에서 시작한다. 자금성은 중국의 권력구조가 상형화된 공간이며 천단은 중국인의 의식구조가 상형화된 공간이다. 자금성이 중국 권력구조의 원형공간이라면 천단은 중국인의 형이상학적 원형공간인 것이다. 자금성은 일상의질서를, 천단은 영원의 질서를 말한다.

 천단은 황제의 제단을 뜻하며 역대 황제들의 하늘에 오곡이 풍작되기를 기도한 곳이다. 고궁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일단, 월단, 천단, 지단이 대칭 위치에 있고 각 단에 각각의 신이 모셔져 있고 천단에는 하늘의 신이 모셔져 있다. 북에서 남으로 기년전, 원구단, 황궁우, 재궁 등의 주요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보통 천단을 보여주는 사진이 바로 기년전이다. 3층의 지붕이 있는 원형의 목조건축으로 그 어마어마한 규모의 목조건물에 못하나 박지 않고 지어졌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랍다. 기년전의 중앙기둥은 4개로 하여 계절을 표현하고, 외부기둥은 12절기로 나눈다. 원구단은 황제가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곳으로 상층 중앙 원심석에 올라 이랴기를 하면 메아리가 쳐 크게 들린다. 황제가 제문을 읽는 소리가 하들에 전달되게 고안해 낸 장치라고 한다. 원구단위 뒤쪽으로 내려오면 회음벽으로 둘러싸인 황궁우가 나온다. 벽의 좌우로 나누어 서서 각각 작은 소리로 벽을 향해 속삭이면 180도 반대 장소에서 소리가 전해지므로 회음벽이라고 한다고 한다.

 천단의 위대함은 그 상징에 있는 듯 하다. 흰 대리석으로 깔린 의식의 길과 원구, 하늘을 상징하는 새파란 기와, 천원지방의 형태, 성스러운 홀수의 사용. 그중에서 9를 기준수로 하여 9의 배수를 기둥, 난간, 계단, 제단에 활용한 것. 4계절과 12절기의 상징 등 그 추상성, 상징성은 단순한 건축물의 의미를 넘어선 어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천단의 건축적 위대함은 개개의 건축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공간 구성에 있다고 말한다. 천단을 건축으로 보아야 할 지 아니면 조경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때문에 천단을 표현함에 있어 '조경건축'이라 칭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어느 한 건축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을 둘러싼 조경과의 완벽한 조화와 그와 함께 이루어낸 상징성. 여기서 천단을 다시 한번 위대해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중국의 여느 것들보다 실제적인 규모면에서 작음 당여한 것이겠지만, 건축을 바라보는 관점의 협소함은 반성해야 할 부분인 듯 하다. 전체공간에서, 그와 어우러진 건축물을 완성해내는 그러한 드넓은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http://blog.naver.com/20keropi/8000162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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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0da 2005-05-0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신문]국토의 균형 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 친환경 도시 건설…. 국가 발전을 위한 거시적 방안이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들이다. 그래서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고, 각종 특구와 신도시도 끊임 없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래지향적 공간설계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바로 그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 땅은 서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대부분 도시가 세계경쟁력을 상실하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하드웨어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30여년간 한반도 하드웨어를 연구해 왔다는 그는 지금까지 거론돼온 설계안보다 진전된, 어찌 보면 도발적으로 보일 만한 제안을 한다.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창비 펴냄)는 이같은 그의 혁신적 제안들을 정리한 것이다. 전면적 개혁 없이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현실진단에 기초하여, 한반도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도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총체적 기획서다.

기획서의 첫번째 키워드는 ‘황해도시 공동체’또는 ‘황해연합’이다. 이는 북미경제공동체나 유럽연합에 대응하는 경제공동체 결성의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중국 동부해안 도시군, 동북3성, 한반도, 일본열도 서남해안 도시군을 아우르는 블록, 즉 국가와 도시를 초월한 연합체가 구성되면 엄청난 경제기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번째는 한반도 구조개혁의 핵심인 수도권 전략이다. 지은이는 우선 현재 진행중인 행정 중심도시 건설은 한반도만을 생각한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황해연합과 남북통일, 한반도 공간전략은 하나의 범주 속에서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를 수도권과 세 지방권, 즉 전체적으로 4개의 경제권역으로 재구축하는 한반도 구조개혁을 구상한다. 수도권은 서해 해안링크, 개성, 춘천, 평택으로 확대 재편하고,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된 인천공항과 수도권의 경제력을 집합한 해안도시구역을 송도 앞바다에 세워 황해연합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전략으로는 지방의 몇 개 도시와 농촌이 결합한 도시연합과, 산업공단을 재조직한 산업클러스터가 모여 대도시권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이루는 ‘어반 클러스터’(urban cluster)를 제시한다. 그중 ‘금강·새만금 어반클러스터’는 행정수도 논란과 새만금 딜레마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안임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금강에 선박 운항이 가능한 운하를 만들어 군산·부여·공주·대전을 금강유역 도시연합으로 만들고, 금강과 만경강을 신수로로 연결하여 금강유역과 새만금을 어반클러스터하는 방안이다. 총 16개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6년 전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서울대 마스터플랜’, 예술의 전당 및 중국 취푸신도시 설계를 거친 대가의 원숙함과 세밀함 때문인지 그리 허황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저작권자 (c) 서울신문사]
 

정적 속에 찾아보는 우리의 미의식

소나무가 있는 고궁 담, 이것은 이 작가가 한 때에 즐겨 그리던 주제 중의 하나다. 1986년 워싱턴 주재 신축 한국 대사관저에 새로 설치하게 된 대형(200 x 500 cm)인 그의 신작도 역시 그런(담)의 작품이다. 고 김수근씨가 설계한 목조 건축 내 대형 응접실에 알맞게, 마치 우리의 미감이 되살아나듯 작품은 그 곳에 안치되고 있었다.



▲담, 50×65.1cm, 1970, 나상기 소장

60년대이래 그는 일반 서양 유채화가 보여주는 그림 내용과는 달리 애써 우리네의 미감이 깃든 60년대 이래 그는 일반 서양 유채화가 보여주는 그림 내용과는 달리 애써 우리네의 미감이 깃든 건축 구조물이나 소재에 집착하게 되고 또 그런한 내용에 맞는 표현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열중하였다. 소나무가 있는 고궁담과 같은 소재에 집착하게 되고 또 그런 내용에 맞는 표현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열중하였다. 소나무가 있는 고궁담과 같은 화제도 그런 맥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조용한 가운데에 고귀한 품격이 우러나오는, 그러나 화면에 옮기기에 어려움이 많은 그런 주제에 그는 정신을 집중하였던 것이다. 그런 고귀한 품격에 대한 미의식의 발동은 더 나아가서 인간이 아닌 자연에 대한 우리의 미감을 되찾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자연 그림이 아무리 격렬한 색감과 역동적인 필치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그 저변에 깔린 고귀한 품격을 전제로 한 미의식은 그에게 결국 여유의 미로 나타나게 하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에게는 결국 그같은 미의식이 인간이 아닌 자연에 근거를 두게 되었고 우리가 그 사이 자칫 잊어버리기 쉬었던 그러한 미감을 따라서 그는 되찾도록 자극을 준 격이 된 셈이다.

이러한 각성을 그는 물론 그냥 하게 된 것은 아니다. 1956~57 미국과 유럽을 여러 달 여행 하는 과정에서 그가 그 곳의 당대 미술을 직접 접하게 되었을 때 불현 듯 깨우치게 된 각성이었다.

그같은 귀한 경험을 귀국 직후 그간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던 우리나라 미술의 높은 조형감각과 예술성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높여 주었고 그같은 좋은 미술문화 전통을 자기 나름대로 어떻게 현대라는 시점에서 이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와같은 이 작가의 그림에서 그동안 잊어버린 고유한 미감을 되찾으며 또한 그러한 미감을 통해 그의 그림을 통해 그의 그림을 다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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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이 유끼요에를 보고 자신의 barrier를 느끼고 또 느껴보는 계기를 삼듯, 이대원 화백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부조의 입체감을 느끼듯, 그렇게 우리의 아름다움과 독특함~고유함을 타향에서 느끼고 다시금 그들의 눈으로 우리의 미를 재평가하는 기회를 가진 것 같다....

전과 달리, 옛 풍광과 서정을 표현한 작품에 눈길이 간다. 특히 위의 작가의 경우, 한국의 인상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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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8 14: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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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는 눈
다카시나 슈지 지음, 신미원 옮김 / 눌와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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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도 어찌어찌 계기가 되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직접 명화를 감상할 기회가 되는 경우, 오히려 더 조심스러운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물며 비전공자인 일반인에게는 어떨까?

현대에서 액자에 갇힌 작품이나, 끊임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매체들과 엮인 작품을 접할 때, 든든한 배경지식이 될 옛시대의 명화들을 이 책에서는 선별하여 브리핑해 주고 있다.

이 한국판에서는 <명화를 보는 눈, 1969>과 <속:명화를 보는 눈, 1971>이 한권으로 묶여, 컬러판 명화를 더 첨가하고 있어서, 미술사를 전공한 작가에 의한,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감상을 시원하게 읽어 낼 수 있다.

명화+작품설명 및 감상포인트+작가와 그 시대 역사적 배경 순으로 되어 있으며, 지금껏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과 그 시대의 것으로만 편식하고 있었다면, 이 기회에 다양한 양식의 대표작을 마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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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열화당 미술책방 5
모리스 세륄라즈 지음, 최민 옮김 / 열화당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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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마술사, 인상파

 

자신의 주관을 지켜가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기존의 인습을 비판적으로 용기 있게 검토하며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을 시도한 미술가들에 의해 이끌려 온 19세기 미술사는, 15세기의 피렌체, 17세기의 로마를 거쳐, 파리에 그 주요 무대를 두고 있다. 즉, 이 시기의 전세계의 미술가들이 몽마르트르의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토론에 함께 하기 위해, 또한 당대의 내노라 하는 화가들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파리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19세기 후반기 프랑스에서 펼쳐진 회화의 한 유파인 인상주의는 그 주제와 기법, 그리고 속해있는 화가들의 발전방향에 따라서 여타의 다른 유파들과 차이점을 가진다. 또한 그 영향력은 회화에서 시작하여 음악․ 문학 분야에까지 이른다.

다시 말하면, 인상주의란, 감각적으로 느낀 인상을 순수하고 단순하게 묘사하려는 회화적 체계이며, 인상파 화가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규칙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에 따라 대상을 재현하는 화가라 정의된다.

 

’인상파’ 명칭의 유래

출품된 모네의 작품 《인상일출(日出)》이라는 풍경화의 제목을 보고 한 미술기자가 '인상파 전시회'라고 하는 다분히 조롱 섞인 기사를 《샤리바리》에 실은 것이 '인상파'라는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인상파의 그룹전은 세상의 몰이해와 싸우면서 1886년까지 전후 8회에 걸쳐 열렸는데, 1877년의 제3회전부터는 그들 자신도 '인상파'라는 명칭을 사용할 만큼 이 명칭은 일반화되었다.

 

ㅁ인상주의의 주제

인상주의는 대상의 정확성을 강조하는 종래의 전통 미술의 주장을 거부하고 회화에 있어서, 색채나 상상력을 강조한 외젠느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와 아름다운 효과에 안주하는 것을 거부하고 좀더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는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에 이어,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와 그의 친구들이, 인습에 구애 받지 않고, 눈에 보이는 세계의 탐구에 몰두하려는 시도로 채색에 있어서 과감하게 도전함으로써 시작되었다. 1세기 전의 사실주의 화가들처럼, 종교나 신화, 역사에서 등을 돌리고, 특히 당 시대의 풍속과 초상·정물 등의 시민적 장르, 주변의 흔한 풍경 등을 주제로 채택하였다.

그들은 옥외에서 자연을 볼 때 각 대상들이 그들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개체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눈에서 혹은, 우리들의 마음에서 뒤섞여 훨씬 더 밝은 색조의 혼합물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눈이 적절한 암시를 받으면, 거기 있을 거라고 믿어지는 대상들을 엮어 가면서 저절로 전체 형태들을 인지시켜 내는 것을 알고 색채와 형태의 흥미로운 구성과 양지와 음지의 즐거운 대조 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햇볕을 받는 부분은 사물의 원래의 색채보다 훨씬 더 밝게 보이며 그 그림자도 검은색이나 회색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색조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ㅁ인상파의 기법

회화에 있어 전통적으로 인정되어 왔던 종래의 원칙들을 버리고 있다. 즉,‘품위 있는 주제’며, ‘균형 잡힌 구도’, ‘정확한 소묘’보다는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그려내는가 하는 화가 자신의 감각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다.

-         색의 분할과 시각혼합작용: 검정색, 회색, 갈색 계통을 배제하고 청색, 녹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보라색 계통을 시각적 혼합방식에 따라서 사용하려 했다. 즉 팔레트 위에 물감을 섞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색을 각각 캔버스 위에 병치 시킴으로써 보는 사람들의 눈에서 색이 배합되어 보이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예를 들어,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색의 작은 터치를 나란히 포개 놓음으로써 보라색으로 보이게 했다. 이러한 방법은 태양광선의 색의 혼합이 실제 물감의 색의 혼합과는 다른 결과물을 나타내준다는 과학적 사실과 각 색깔은 그 주위의 공간을 그 색의 보색으로 물들이며 그림자를 형성한다는 물리학자들의 원칙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이러한 원칙들을 딱딱하게 방법론적 이론으로 삼아 적용하는 것을 피했다.

-         구도: 사진의 영향을 받아 시야를 네모난 틀로 잘라내는 식의 대담한 구도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스냅샷과 같이 진행중의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이뤄졌다. 일본의 목판화 유끼요에의 영향으로 평면적이지만, 선명한 색채감과 함께 유동적인 구도를 주는 방법 역시 유행하였다.

 

ㅁ인상파 화가

인상파화가들은 재능과 기질면이 서로 다르듯이, 화풍에 있어서도 결코 한결같지는 않았다. 모네, 피사로, 시슬리 등이 그 중에서도 인상파의 작풍을 가장 잘 나타낸 작가들로 알려져 있으나, 그들도 역시 시기에 따라 화풍이 변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상파화가들이 유형적인 아카데미즘에 반항하고 어떤 관례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관찰과 기법으로 밝고 미묘한 대기(大氣)의 인상을 묘사하는 데 전념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었다.

화가들로는 대장격인 에두아르 마네와 까미유 피사로, 에드가 드가, 베르뜨 모리조, 아르망 기요맹, 끌로드 모네, 폴 고갱, 알프레드 시슬리, 오귀스뜨 르누아르, 폴 세잔, 조르쥬 쇠라,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드 뚤루즈 로트렉 등이 있다.

 

ㅁ인상파의 음악과 문학으로의 영향

“나는 감각을 통해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지드의 말을 문학가와 음악가 역시 받아들여 인상파 화가들의 뒤를 따랐다. 끌로드 드뷔시의 <봄(1887)>에 대해 <형식의 경시와 색채성의 과대평가>를 비난하기 위해 언급되었지만, 곧 이러한 부정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음과 음향을 모든 형태로 분할하고 해체시키며 감각적으로 특색있게 재현한 이러한 양식이 인정 받기 시작했다. 문학에 있어서도 프랑스의 앙드레 지드나 마르셀 프루스트에 이어, 독일에서도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독일의 인상주의 작가들은 극도로 정교한 언어와 세밀한 표현을 강조하는 개성적인 문체를 특징으로 하였다. 또한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이면서도 독특한 인상을 위주로 하였기 때문에 서정시에 보다 적합하였다. 이러한 인상주의의 대표적 작가로는 R.M. 릴케·R. 데멜·H.V. 호프만스탈 등이 있다.

 

ㅁ인상주의의 의의

미술이나 사상에 있어서 근대적 감성의 해방운동이자 객관주의에서 주관주의로 옮아가는 중요한 교량이며, 서유럽의 사실주의 미술의 마지막 단계로, 20세기 예술을 향한 중요한 거점이다.

인상주의적 관점이 기존의 화풍에 정면으로 대립함으로써 당시 많은 비판을 불러 일으켰으나, 소수 화가들 중, 모네와 르누아르와 같이 충분히 오래 산 작가들의 경우, 12년동안의 악전고투 후에, 전 유럽에서 유명하여지고 존경 받게 되어, 새로운 미술 운동을 일으키려는 혁신자들에게, 일반 대중나 비평가들이 새로운 방법을 인식하고 인정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후에 그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용기를 주고 있다.

 

 

 

이상, 나름대로 정리해 본 인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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