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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인가? - 근대 축구 탄생의 사회사
나카무라 도시오 지음, 이정환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우연찮게 수업시간에 영국과 축구에 대한 발표를 하게되어 이런저런 책을 찾아다닐 때(2003년) 축구에 대한 참고서적이 지극히 부족하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02월드컵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음에도 쓸만한 책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번역본 중에 가장 괜찮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사실 내 느낌을 말하자면 '그나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훌륭한 책이다. 고등학교 체육을 가르치던 분이 이런 책을 쓴다는 것은 뭐랄까 우리나라 교련 선생님이 전쟁사에 대한 특별한 책을 써냈다라는 놀라움에 비견될 일이 아닐까 싶다.
일본 학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책에 대해서 괜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터라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리 탐탁치 않았다. 어릴 적 '업'사이드인줄 알았던 오프사이드. 이름도 생소했던 오프사이드는 도대체 왜 반칙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본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냥 보통의 제도, 규칙과 마찬가지로 원래 그렇게 있었던 것이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온갖 스포츠의 외우기도 어려운 규칙들과 제각각인 경기장 규격, 공의 크기 등 이유를 따지고 들면 처음에 왜 생겼고, 무슨 이유로 변했는지에 대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오프사이드의 기원은 매우 복잡한 편이다.
이 책의 온갖 미덕을 쓰고도 싶지만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다만 영국의 역사, 축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읽는 동안 괴로움이나 지루함을 느낄 위험도 크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의문, 기원을 파헤치기 위한 모든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이 제국주의, 근대화, 축구, 영국에 대한 지식을 넓혀줄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