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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77
정준영 지음 / 책세상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산 지는 거의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어제 겨우 첫 부분을 읽게 되었다. 국내의 저자가 쓴 스포츠에 관한 책치고 그다지 훌륭한 것이 없기에 이 책도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조금씩 읽어갈수록 어디선가 많이 본 내용이다 싶었다. 작년에 골머리를 썩혀가며 썼던 졸업논문의 내용과 겹치는 내용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저자가 번역한 책을 내가 많이 참고했던 것이다. 그래도 내가 먼저 쓰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반년 먼저 출간된 책이다. 이거 오히려 내가 표절을 한 셈이 되어버렸다.
원래 스포츠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고 밝히는 저자가 스포츠를 연구하면서 제법 본질을 꿰뚫어보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 도대체 스포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보통은 쉽게 답할 수 없다. 우리가 스포츠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은 바로 '제도'에 있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스포츠에 대한 궁금증을 대부분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책을 다 안 읽기는 했지만 대강의 이야기는 추측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저자가 이전에 참고한 책과 내가 참고한 책들이 많이 겹치기에 저자만의 특이한 주장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사회과학을 연구한 학자가 스포츠라는 우리 시대의 핵심적인 제도를 한글로 세상에 널리 알리려고 하는 시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를 학문으로 연구해보고 싶다거나 아니면 스포츠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