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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지키기 위한 한 여인의 투쟁
브루스 바콧 지음, 이진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최근 <해프닝>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다. 방금 마지막 책장을 덮은 <주홍 마코 앵무새의 마지막 비상>과 같이 아름다운, 그리고 감동적인 이야기의 영화는 아니다. 첫 시작부터 자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유쾌한 영화는 결코 아님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주목했던 것은 바로 "꿀벌들의 실종"에 대해 언급한 주인공의 말이다. 주인공은 학교의 과학선생님이었는데, 그가 꿀벌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학교에서 언급한다. 그리고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내가 이것에 주목했다고 하는 이유는, 내가 관심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꿀벌들의 시종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가 주목하고 있는 현재.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다. 최근 북미와 유럽 양봉농가에서 잇따라 꿀벌이 사라지고 있으며- 벌집안에서 꿀벌들이 죽은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꿀벌들이 '실종'되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전문가들은 군집붕괴현상이라고 이를 부르고 있으며, 이것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동양봉, GMO 등 다양한 가설을 내놓고 있지만 그 어떠한 것도 확실하게 정답을 내릴 수는 없다고 한다. 이에 관련된 다큐를 한번 본적이 있는데, 그 때 느꼈던 기묘한 느낌과 등줄기를 흐르는 소름은 그 어떤 무서운 영화를 보았을 때와 비견할 수 없었다. 우리 인간이 모르는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연 속의 당연스런 생물체들이 하나하나씩 사라진다는 말이 어찌 무섭지 않을수 있을까.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는 그것들이 어느순간 사라졌을때, 그만큼 공포스러운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시급한 문제가 아님에도.. 아마 이 모든것이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에서 기인하였듯이, 영화속에서 끔찍하게 잔인하게 보여주었던대로 자연이 인간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때.... 난 이상한 슬픔과 공포를 느꼈었다.
이번 주홍 마코 앵무새의 마지막 비상을 읽으면서도 꿀벌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어디에 위치했을지도 몰랐을 벨리즈. 그곳에서 만들어질 "차릴로 댐" 이 댐 건설에 연관된 벨리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들의 정부와 미국, 멕시코 등 외국과의 외교상황, 경제적 이권 문제.... 이 모든것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이 거대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댐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게 되는 샤론 마톨라. 그녀는 벨리즈의 동물원 창립자이며, 주홍 마코 앵무새를 비롯한 벨리즈의 수많은 동물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쉴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어냈다. 복잡한 법정소송, 서로간의 이해관계 대립 등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숨막히는 그들의 갈등 이야기는 이해하고 싶다면 얇다고 하면 얇고, 두껍다고 하면 두꺼울 이 한 권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비록, 난 이 한권을 읽었음에도 무언가 한켠에 답답한 마음이 여전했지만 말이다...
책의 초반부에 써져있던 공감가는 구절이 기억난다.
"때로는 지구의 운명이 너무도 암울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다 잊어버리고 될 대로 되라고 말하고 싶다. 제 6차 대멸종을 주도하는 세력은 너무도 막강한 재력과 권력을 앞세우고 있어서 그들과 싸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너무도 무시무시해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미쳐버릴 지경이다. 그런데 가끔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음을 일깨워주는 희귀한 사람들을 만날때가 있다....(중략) 만약 정부에서 누가 그런 발언권을 주었냐고 물으면 버럭 화를 내면서 나는 이 지구를 걸어다니고 이곳에서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말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 어찌 당당한 권리일까. 나 또한.... 기묘한 무기력증에 빠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당당한 권리가 있다. 말그대로 이 지구를 걸어다니고 숨을 쉬고 있기에 말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중요한 의무는 바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지구의 모든것을 사랑하고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