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하성란 지음 / 창비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옆집 여자> 전에도 후에도 하성란은 없는 걸로 치고 싶었던 나에게 이 책은 반가운 마음과 씁쓸한 마음을 동시에 안겨준다.

먼저, 이 책에서 이제 하성란이 보여주는 어떤 완숙함. 그것은 오래된 글쟁이들이 보여주는 안정감인 동시에 오래된 많은 글쟁이들과 같은 냄새를 풍기게 되었다는 씁쓸함.

그러나 역시나 하성란인 것이, <새끼손가락>과 같은 반칙성이다.

해설을 쓴 한기욱이 소극(笑劇)이라고 일소해버린 <새끼손가락>의 후반부는 내가 이 책에서 최고로 꼽는 부분. 난 오히려 <기쁘다 구주 오셨네>의 '내 아가, 난 널 사랑한단다.'따위의 결말이 더 유치한 소극이라고 생각한다.

<옆집 여자> 이후 시시껄렁한 소설들로 나를 매우 실망시켰던 하성란이 조금은 하성란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역시 <옆집 여자>의 섬뜩한 칼날은 많이 둔해져있는. 성란언니, 칼 갈아 드릴까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서방 2005-01-31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팡이 꽃.. 거기다가만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