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가게 한무릎읽기
이혜린 지음, 시은경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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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이런 가게가 있다면 그 값을 지불하고 한번은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요. 😅 하지만 시간을 멈추고 나의 이기심으로 상대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동들을 한다면 결국에는 나의 행동들이 다시 내게 돌아온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

시간을 팔아요에서 창호는 부모님께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창호가 태어나던 순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나오는데요. 나이든 사람이라면 젊고 예쁜 시절로 돌아가고 싶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건강했던 순간으로 가고 싶다는 꿈을 꿀텐데 아이들의 시각을 어찌나 잘 짚으셨는지😘
아이들이라면 까꿍놀이해주고 항상 예쁨주는 아기 때가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으로 보아야 아가때의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아이가 태어났을 때였따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 일 것 같습니다.
❤️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주어야 겠어요~ ❤️

🏷집으로 돌아간 창호는 부모님에게 시간 약을 건넸다. 시간 약에 대해 설명할 때는 혹여나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만일 부모님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창호가 태어나기 전일 경우, 창호가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과 ‘아주 많은 돈을 지불하고 시간 약을 사왔다’는 점을 비밀로 했다.
P26

🏷“여보, 창호가 그랬잖아! 우리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되돌려 주겠다고. 기억나지?”
“응, 기억나지. 그럼 그게 농담이 아니었단 말이야? 세상에…….”
”그러게 말이야. 정말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왔네. 바로 창호가 태어난 날 말이야.”
P29

🏷”이게 뭐야. 백만장자가 돼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쟎아! 엄마 아빠도 없고, 얼굴도 이상해지고, 축구도 못 하고, 온몸이 아프고! 돈 많으면 뭐 해! 늙고 아파서 제대로 먹지도, 걷지도, 놀지도 못하는데……” 지후는 그 자리에 엎드려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 원장과 젊은 남자, 가사도우미들은 놀라 어쩔 줄 모르고 지후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한참을 엎드려 울던 지후가 갑자기 발딱 일어나더니 눈물로 얼룩진 채 외쳤다.
“안 되겠어. 나 돌아갈래!”
“네? 회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 다시, 돌아간다고오오!”
지후는 무작정 현관문으로 향했다. 시간을 파는 가게에 다시 찾아가서 애원해 볼 셈이었다. 노인 백만장자 따위는 필요 없다고, 내 몸을 다시 되돌려 달라고. P55

🏷지후는 잠에 드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생각했다. 다시는 ‘지금’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며 ‘젊음’을 아주아주 알차게 즐기겠다고. P64

🏷“진짜 여기가 맞는데…… 어쨌든 미안하다. 너희들에게 떳떳하게 못한 행동을 했어.”
하늘이 억울했지만 진심으로 사과했다. 어찌 되었든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 것은 맞으니까. 장난꾸러기 하늘이가 진심을 담아 사과하자 친구들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뭐……, 네가 진짜 시간을 멈췄다는 증거도 없는데 뭐.”
“어쨌든 재미었다, 네 이야기.”
“난 이제 학원 가야 해.”
“지금 몇 시야? 앗, 나도!”
“나도 늦었다!”
P104

🏷’이상하다. 분명 억지로 하는 건데 왜 싫지 않지? 심지어 재미있잖아?’
하늘이는 갑자기 가슴 한가운데에서 무언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밤공기가 시원해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더니 기분이 상쾌했다. 하늘이는 학교 운동장을 더욱 힘차게 뛰었다.
하늘이는 이제 시간을 파는 가게를 찾지 못해도 상관없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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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인형의 저주
김해우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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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지푸라기 인형의 내용을 무척 재미있다고 했는데요. 아마도 자신을 대신해서 복수해주는 지푸라기 인형 제웅의 존재도 한몫했겠지만 주인공 동우가 몸을 빼앗기도고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되찾는 모험적인 이야기를 재미있어 한 것 같아요. 🪄
아이들은 하지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호기심, 장난으로 꼭 해서 일이 발생하지요?😁 일이 발생되는 데에는 원인이 있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해결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동화책 속에서 주인공들이 어떻게 부모님 도움없이 해결하는지도 읽으면서 또래 아이들이 공감대를 함께 느끼면서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

겨울 따뜻한 방에서 귤 까먹으며 지푸라기 인형을 읽는 초3 막내가 언니에게 재밌다고 추천해주는 책입니다 😆


🏷"그럼 어떻해? 싸워 봐야 상대도 안 되는데."
"네가 왜 싸워? 내가 있는데."
그 말에 동우는 귀가 번쩍 뜨였다. 구원 투수라도 만난 기분이었다. 제웅이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말만 해. 원하는 대로 해 줄게. 흠씬 두들겨 팰까?"
동우는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자기들끼리 막 싸우게 할 수 있어?"
"그거야 식은 죽 먹기지."

🏷동우는 딴청을 피우며 제웅을 곁눈질했다. 꺼림칙한건 여전했지만 제웅이 조금은 든든하게 느껴졌다.
'알라딘의 요술 램프'에 나오는 요정 지니는 알라딘의 소원을 뭐든 들어준다. 동우는 자신에게도 지니 같은 요정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그 소원이 좀 특이할 뿐!

🏷"복수를 해 줘도 불만이냐. 진짜 피곤한 녀석이네."
제웅은 툴툴대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녀석은 몸도 없으면서 계속 침대를 독차지했다. 그 바람에 동우는 바닥에서 자야 했다.
'제웅이 계속 제멋대로 굴면 어쩌지?'
동우는 영 불안했다.

🏷"이제 그런 짓 하지 마."
"하,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기껏 도와줬더니 고마운 줄 모르제."
제웅은 투덜대면서 침대에 등을 돌리고 누웠다. 동우는 새삼 나무못을 뽑은 게 후회스러웠다. 제웅은 램프에서 나온 요정, 지니가 아니었다. 누구든 해칠 수 있는 악마 같은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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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
황효진.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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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진X윤이나 작가가 서로의 생각들을 일기처럼 쓴 편지들이예요. 글을 쓸 때마다 영화와 드라마들 참고목록들을 적어둔 것은 글을 읽고 저도 영화를 찾아보며 내용이 어땠길래 이렇게 생각들이 많았을까? 편지를 내가 받는 것도 아닌데 꼭 나에게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글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친구와 함께 읽는 이벤트 당첨이 되어 언니와 함께 읽게 되었는데요. 왜 이런 이벤트를 했는지 단순하게 주면서 기뻤는데 나중에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답니다.💜 책을 주고 읽음으로 함께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좀더 대화가 고급스러워지고 책으로 인해 일상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계속 이런 주고 받음을 책 처럼 이어가도록 해야겠어요😌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은 내용들을 정리해보았어요. 글을 쓴다는게 사실 거창하게 어려운 단어 아니라 담백하게 내가 느낀 생각들을 적어나가고 있는 요즘, 무척이나 재미있어요. 늘상하는 카톡과 문자도 좋지만 종이가 아니더라도 편지를 써서 메일로 한번 보내어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함께 자랐지만 다른 삶을 사는 언니와 어제보다 오늘이, 내일이 더 달라지고 발전되는 관계를 위해 실천해 보아야겠습니다~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모두에게 어서 찾아오기를 바라며,

내가 읽어도 좋지만 친한 언니, 동생, 지인이 있다면 선물하기 좋을 책입니다💜

——-
📖기억에 남았던 내용

모든 인간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그만의 고유한 흔적을 남깁니다. 몇 줄의 문장으로 간편히 요약되지 않을 감정과 기억들을요. 외할머니 방의 서랍에 깨끗이 개어져 있던 옷들과 쓰다 만 화장품처럼, 누군가 살아간 시간은 물건에, 공간에, 주변 사람들에게, 세상에 어떻게든 자국을 냅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살아 있던 누군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결과가 아니라 ‘살았다는 것’ 자체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 사랑하고 싸우고 행복해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좌절하거나 아주 슬퍼하기도 하면서, 햇볕을 쬐고 비를 맞고 얼굴로 바람을 느끼면서…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에요. P33

저는 상대에게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보다 나에게 상대가, 혹은 한 시절이나 추억이나 공간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사람을 자라게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상실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어요. 우리는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고요. P47

아이를 낳든 그러지 않든, 혹은 어떤 또 다른 선택을 하든 그 중심에는 여성 본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 ‘선택’이라는 단어는 그럴 경우에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성들도 있지만 선택의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여성들,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걸 알지 못하는 여성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하지 않는 선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엇이 나의 선택을 가능하게 했는지, 그렇다면 ‘하지 않는 선택’같은 것을 할 수 없는 여성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했어요. P129

서로 다른 속도일 수 있지만, 방향이 같음을 기억하고 걷는 것. 힘이 있다면 뛰어가는 것. 소리치는 것. 손뼉을 치며 방향을 알려주는 것. 지쳐 있는 순간, 쉬어가는 순간에도 어디선가 들려올 방향을 알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이 모든 순간이 시간으로 쌓여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걸 알고 또 믿는, 그런 매일매일. P157

아마도 우리는 꽤 오랫동안 2020년과 그 이후에 대해서 말하게 되겠죠.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은 코로나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는, 바뀐 삶에 대해서,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갔는지, 어떤 감정을 누구와 나누었는지에 대해서 말할 겁니다. 세계가 던진 질문의 답을 누구와 찾고 싶었는지, 그래도 매일 하고 싶었고 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요.
그때마다 저는 우리가 주고받은 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알 수 없었기에 막막했고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을 대체로 믿을 수 없었던 그해 봄과 여름, 나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았다고요. 한 시간을 통화하고서도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라고 말하는 친구들처럼, 매일 수다를 떨고 남은 이야기를 메신저로 주고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수요일마다 아주 긴 편지를 보냈다고.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모두에게 어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이나 P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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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무덤 - 바티칸 비밀 연구
존 오닐 지음, 이미경 옮김 / 혜윰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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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오 12세의 지시로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서 성 베드로의 무덤과 유골을 발견하는 이야기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순탄치 않은 발굴 과정과 비밀리에 진행되어야 하는 발굴을 위하여 미국 텍사스에서 석유를 발견한 석유 재벌가 조지 스트레이크의 지원, 역사적인 2차세계대전 사건들과 발굴팀에서 과르두치가 감독으로 오게되면서 기존 발굴팀의 페루아가 인정받지 못한 시기와 질투로 중요한 진실적 역사가 방치된 것은 읽다보면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놀랍다. 소설처럼 대화체로 풀어주었다면 조금 더 읽는데 수월했을 것 같아요. 분명 흥미도 있고 솔깃한 내용들인데 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

소가 지하수를 먹지 않는 것 하나로 버려진 땅이라 모두가 기피한 땅을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한 조지 스트레이크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었던 일이 아닐까? 신이 베드로가 잠들어 있는 곳을 발견하기 위해 도운 것처럼 말이다.

아쉬운 점은 어떻게 해서 과르두치가 베드로 무덤이라는 것을 증명했는지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인데 베드로가 여기 있다는 것을 발견한 문장이 어떤 암호로 기록되었는지 과거 언어를 어떻게 해독을 하였는지, 조금 더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흥미롭게 비밀을 밝히는데 도움을주었다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성 베드로 대성당은 관광지로 인기가 있는 코스가 되었다 하여 코시국이 끝나면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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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스트레이크는 석유 회사에서는 자신을 그저 고독하고 미친 와일드캐터로 보았지만, 그는 자신을 신의 가호와 함께 "둘이 뛰는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그의 제안은 그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불가능한 농담으로 여겨졌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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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크의 책상에는 또 다른 전설적인 석유 기업가이자 피츠버그 출신의 자선 사업자인 마이클 베네덤의 명언이 놓여 있었다. "신은 당신이 죽는 순간 당신이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는지는 관심 없다. 신은 당신이 살아 있을 때 당신이 번 돈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에 관심 있을 뿐이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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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디자인하는 사람 - 세상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 5
고지인 지음 / 문학수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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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디자인 한다. 음악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TV에서만 들어 책으로 접해보니 신선했어요. 소리를 사랑하면서도 소리를 혐오하고 소리에 집착하고, 오로지 소리에 대해서 다양하게 접근하며 풀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글을 통해 느껴졌어요. 음악 전문가이지만 고급용어만 잔뜩 늘어놓아 책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책들과 달리 일반 청취자인 나에게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주기도하고, 작가님은 이런 과정을 겪으며 음악의 길을 걷고 있다고 독자에게 편안하게 들려주고자 하는 배려의 글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영어도 잘하고 글도 잘 쓰시고 음악도 잘하는 작가님은 다양한 직업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도 많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일은 인공지능이나 바뀌는 미래에 일을 뺏기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글들에서 전문가 이지만 나처럼 삶과 일의 걱정을 한다는 것에 공감도 되었어요~

마치 음악전문가이나 일반인 친구에게 이야기 해주듯 친근감 있게 적어주어 혼자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며 읽는다면 입으로 서로 떠들지 않아도 수다의 시간을 가진 듯한 기분이 들꺼예요^^

카페의 인테리어, 향, 커피 맛까지 훌륭한데 음악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은 오래 머물지 않고 나온 경우도 저도 있었는데요. 작가님은 커피값에는 커피 뿐만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는데 그 환경 중에 위생이나 편안한 좌석 같은 것도 있겠지만 음악이 포함된다는 것을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이제 카페에 가면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여 카페 소리에 집중해 볼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가장 공감되는 대목이 있었는데요. 유투브나 멜론 같은 곳에 추천해주는 음악들을 듣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나도 모르게 귀찮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나만의 음악 리스트를 어느 순간 갖고 있지 않다는 충격을 받았어요. 익숙해져버린 AI 추천, 알고리즘 추천으로 듣는 음악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음악일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오늘부터라도 예전에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했는지 다시 찾아보며 <나만의 음악리스트>를 만들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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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음악을 트는 것도 업무의 연장이다.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하는데 유독 배경음악에서는 이 사실이 간과될 때가 많다. 개인의 취향이자 자유라고 주장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공간에 어울리는 사운드 디자인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공간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나타내 줄 뿐 아니라 방문한 사람들의 기분도 쾌적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는 곧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다.

사운드 디자인이 왜 필요하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모든 것을 바꿔놓으니까.’
소리에 의해 모든 게 바뀌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면 아직 소리에 신경을 그만큼 쓴 적이 없기 때문이고,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찾아왔던 순간을 놓쳤을뿐이다. P54

어지러운 조명과 소음,
좋은 음악으로 모두 차단하고
영화 속의 슬로우 모션처럼 잘게 부서지는 저 장면들
- Jiinko.<Slow City>

소리는 상상, 감정, 분위기, 이야기를 바꾼다. 지금, 잠시 이어폰을 꽂고 매일 듣던 똑같은 음악이 아닌, 독특한 분위기와 색다른 장르의 음악을 재생해 보길 바란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칙칙한 건물들이 한 번도 보인 적 없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고 그 사이로 빼꼼 모습을 드러낸 하늘도 여느 날과는 다른 색을 뽐낼 것이다. 무엇보다 주변을 두르고 있는 공간이 가진 이야기가 바뀌며 짧은 시간이나마 다른 공간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가 왜 중요한지, 사운드 디자인을 왜 하느냔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이 되었으면 한다. 나의 부족한 글 솜씨가 충분한 답을 주지 못했다 한들 관심만 끌어도 성공이다. P58

믹싱도 비슷한 과정이다. 작곡을 끝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작곡과 편곡만 끝내고 나면 음악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믹싱하지 않은 음악은 대접 안에 달걀프라이, 온갖 나물, 참기름, 고추장 등을 모두 떄려 넣고 제대로 비비지 않은 채 그대로 떠 먹는 것과 같다. 밥알과 나물은 흩어지고 고추장은 뭉쳐 있다. 성격이 급한 엄마는 비빔밥을 가끔 이렇게 먹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엄마의 숟가락을 탁! 막는다. 그리고 양념과 재료가 한데 잘 섞이도록 오른손으로 왼손으로 열심히 비빈다. 그래야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다. P70

무엇보다 돈을 따를지 신념을 따를지 늘 고민이다. 돈이 좀 덜 돼도 예술적으로 가치가 큰 작업에 시간을 쏟는 것과 돈은 잘 주는데 기술만 빼 먹히는 것 같은 일 사이에서 어느 쪽에 가까워져야 할지, 어느 쪽에 비중을 더 크게 둬야 할 지 매번 달라진다. 이건 비빔밥 재료를 잘 섞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소리의 세계에서나 인간 세계에서나 균형은 참 어렵다. 음악에서처럼 그렇게 해주는 장비라도 있으면 좀 쉬워질까. P74

인공지능이 내가 한 일을 대신하는 날이 오면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밥줄을 뺏긴 분한 마음을 글로 써내려가고 있을까.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까. 아니면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까. 오지도 않은 일을 걱정부터 하는 게 인간의 고질적인 문제다. P117

유튜브에 아무나 ‘카페 배경음악’이라는 제목으로 재생 목록을 올릴 수 있게 된 후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음악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버거울 정도로 음악은 도시 전체에 가득하고, 가득한 만큼 피로하다. 시간, 장소, 때에 따른 드레스코드가 있듯 음악에도 코드가 있어야 하건만 공간의 소유자들마저 자신의 공간에서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지에 대해 무신경하다. 빠른 비트의 화려한 음악이 결코 장소의 청춘을 보장하지 않고 오케스크라 악기 구성이 결코 그 장소의 품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음악이 주는 휴식과 즐거움은 우리가 그 권리를 외치지 않는 이상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간과 분위기에 맞는 좋은 음악을 들을 권리를 어떻게 주장하냐고?
소리에 집중하면된다. 소리에 집중하면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소리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싸구려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노래를 모를 뿐이니까. 하지만 싸구려 카페의 주인들은 원망스럽다. 그들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것이 나는 싫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P134

소리와 함께한 알록달록하고 청아한 시간들이 흘러간다. 이전의 열정을 되찾지 않는 이상 앞에 썼던 기억들을 다시 경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소리를 발견하려면 소리를 찾아나서야 한다. 늘 곁에 있는 공기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듯 소리도 주의를 기울여 찾지 않으면 공기처럼 흘러간다. 언젠가는 그때의 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많이 오염되고 타락했다. 소리에 미쳐 있었던 시절의 순수함이 가끔 그립다. P145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은 서로를 깨우고 자극하며 공존한다. 재즈 음악을 들으면 자주 가던 와인바의 트러플 감자튀김 맛이 미뢰를 자극하고, 톰 웨이츠의 음악을 들으면 매캐한 향의 인센스 스틱이 혀끝에 닿은 것 같은 씁쓰름한 맛이 맴돈다.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울 시간이다. 청각이 시각보다 하찮다고, 후각이 청각보다 하찮다고 여기지 말자. 어떤 이는 시각에 예민하고 어떤 이는 촉각에 예민하고 난 청각에 더 예민할 뿐, 모든 감각은 동등하다. 이제 소리를 볼 순 없어도 소리가 불러오는 기억은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감각이 거창한 게 아니다. P176

“청각에 휴식이란 없다.”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작품 <음악혐오>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 어디에서도 우리는 고막을 침투하는 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완전한 침묵은 없다. 적어도 자연적인 환경에서는 말이다.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세계는 꿈의 세계다. 꿈속에서 아무리 소리치고 울부짖어도 감각만이 있을 뿐 소리의 실체는 없다.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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