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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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후기

  표지도 어둡고 작가님의 담배 태우는 모습도 어두워보였는데 책의 내용까지 저는 어둡게 느껴졌어요. 
  
  1970년대의 억눌린 시인의 강박감으로 지금도 글을 쓰며 자체적 검열을 하는 것에 놀란다는 부분과 꿈을꾸는 것 마저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보여 삶이 쓸쓸해보였어요. 
  
  단어들의 반대적 표현들을 유독 많이 쓰셨는데 어떤 생각의 반대되는 것을 떠올림으로 무게있는, 힘있는 시를 쓰고자 한 것 같아요.  읽는 재미만 있는 시보다 느낌있는 서정성있는 시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저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되었어요. 
  지금 시들은 시대를 대표하여 울림있기 보다 일상의 가볍게.  일회성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생각하지 않고 읽는 시들이 많아 오히려 70년대 80년대 시들을 다 찾아 읽게 되는 것 같아요. 

  200편정도 3권을 쓰셨다는데 마지막까지 힘있는. 서정성 있는 시들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어둡고 죽음을 많이 생각한 책. 오랜만에 저도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책 속 밑줄긋기

그들이 그 배고픔의 이야기를 할 때, 물론 나는 그들의 배고픔을 이해했고 그래서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가진 그 탐욕적일 정도의 꿈과 그 배고픔이 혹시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꿈의 배고픔, 혹은 배고픔의 꿈 같은 것을 느꼈다. 진정으로 훌륭한 예술이란 어쩌면 어떤 배고픔, 아니면 그것의 다른 얼굴인 어떤 꿈을 가장 절실하게 표현해놓은 것이 아닐까. P19

가치는 선험적으로 혹은 만고불변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평가 작업에 의해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는 우리의 평가 활동의 방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인간, 어떤 일에 기존 도덕률의 이름으로 성급하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결국 무엇이 도덕적인가, 무엇이 비도덕적인가 하는 물음의 ‘무엇이’는 삶이 정당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P32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가족과 이웃과 사회 일반으로부터 많은 것을 무조건적으로 받게 되고, 그 받은 것을 밑받침으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하여 결국 어느 때엔가는 자신이 받은 만큼 주어야만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인간이 해야 할 도리로서. P81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죽음을 보고 겪게 되고, 그리고 그때마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점검하게 된다. 나 역시 앞으로 더 많은 죽음을 보면서 나 자신의 삶을 수시로 되돌아보게 되리라. 마침내 내가 나 자신의 죽음을 보게 될 때까지. P96

이 두 세대는 서로 이질적이지만, 동시에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고, 그것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에서 해체라는 용어로써 설명될 수 있는데, 이들은 바로 그 해체를 통해서 서로 비슷한 방식으로 아니면 상이한 방식으로 나름대로의 기여를 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것의 부정적인 측면들 또한 주목할 만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P132

아마 우리 인간들의 삶도 그럴지 몰라. 언젠가는 그렇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오는 인생이 겉으로는 무시 무시하고 불행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일단 그 과정을 거친 뒤에는 그것이 오히려 축복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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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성공의 인사이트, 유대인 탈무드 명언 - 5천 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부와 성공을 얻었나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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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김태현 작가님의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책을 읽으면서 영화 속의 ost도 다시 들어보고 영화를 다시 찾아보면서 추억 속으로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유대인 탈무드 명언을 모아 놓은 이 책이 참 반가웠어요😍

  사람들과의 관계, 유대인들의 생활 철학, 교육의 지혜, 유대인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명언으로 한글과 영어가 함께 적혀 있어 문장을 필사하기도 좋고 편지를 선물해주거나 카톡 프사 문구 등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그냥 좋은 문장들도 있지만 탈무드 명언과 같이 철학적 깊이가 담긴 말들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면 나로 인하여 긍정적 에너지를 받아 서로의 관계가 품격있게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서 5개 part로 나누어 탈무드 명언을 적어두었어요.

part1 모든 것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part2 부를 만드는 유대인들의 생활 철학
part3 불완전함에서 지혜를 길러 내는 탈무드 교육
part4 5천 년간 지켜온 그들만의 지혜
part5 세상을 움직이는 상위 1% 유전자들

  탈무드 전체 내용처럼 스토리가 있거나 하진 않지만 틈새 독서, 자기 암시를 위한 임팩트 있는 문장들이 필요할 때 유용할 것 같아요. 파트 마지막 장에는 ‘나만의 탈무드 명언 필사 노트’라는 곳에 내가 기억에 남는 문장들만 모아서 기록을 할 수 있고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필사 노트는 sns, 카페, 블로그 등 업로드로 활용할 수 있고 친구들 모임에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적고 다음 친구가 적으면서 릴레이 형식으로 함께 좋았던 명언을 모아보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 하면 서로 말하지 못했던 것을 명언을 통해 대신 전달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탈무드』는 ‘위대한 연구’라는 뜻으로 5,000년간에 걸쳐 유대인을 지탱해 온 생활 규범으로 법률, 전통적 관습, 축제, 민간전승 등 유대인의 삶과 철학과 지혜가 담겨있어요.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1901년부터 2021년까지 22%를 차지한다고 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인사중 다수가 유대인인데요.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 아인슈타인,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마르쿠스 골드만, 조지 소로스, 조지프 퓰리처, 벤 버냉키,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언도 있습니다. 

  빌게이츠의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라.’
Keep in mind that life is not fair.
는 명언처럼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지적을 우울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은퇴를 한 지금은 자녀들에게 본인 재산의 0.1% 미만으로 물려주겠다는 것과 압도적인 기부 단체를 만들고 캠페인을 열며 세계적 부호들의 기부에 참여시키는 모습들을 보면 유대인의 철학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하는 것을 실천으로 행하여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사업으로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분들도 있지만 과학자, 언론인, 영화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삶의 철학적인 메세지들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각자 방법은 다르지만 사람들에게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유대인들을 보면 명언집도 좋지만 탈무드를 꼭 읽어 보아야겠다고 다짐도 하게 만들어요😊

📚책 속 기억하고 싶은 명언

part 1.

🏷남을 헐뜯는 것은 세 사람을 죽인다. 자기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그것을 듣고 있는 사람이다.
It kills three people to speak ill of others. One who is himself, the other, and the one who is listening to it.

🏷자기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바라보는 사람,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 그들은 불행하다. 
Those who look vaguely without knowing what they see, those who stand tall without knowing where they stand, are unhappy.

🏷신은 아내의 눈물을 세신다. 
God counts his wife's tears.


part 2.

🏷돈의 가치를 알고 싶으면 돈을 빌리러 가 보라.
If you want to know the value of money, go borrow it.

🏷젊은이들이 나타나서 갑자기 일터를 차지하고 자신의 습관과는 전혀 다르게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When young people appear and suddenly take up a job and see them work completely different from their habits, they realize that they are old.

🏷가난을 견딜 미모는 없다.
There is no beauty to bear poverty.

🏷지혜의 시작은 지혜를 바라는 것이다.
The beginning of wisdom is to hope for wisdom.

part 3.

🏷행동을 수반하지 않는 말, 그것은 말이 아니라 차라리 공상이다.
Words that do not involve action, it is rather a fantasy, not words.

🏷자기 결점을 쉽게 고치치 못하더라도 자기 향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여야 한다.
Even if self-defects are not easily corrected, efforts for self-improvenment should continue.

🏷 답을 가르치지 말고 질문하게 하라.
Don’t teach me the answer and let me ask you a question. 

Part 4.

🏷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길 수 있다. 승리에는 신념이 필요하다.
You can win if you think you can. Victory requires faith.

🏷마음에서 나온 말은 마음으로 들어간다.
Words from the heart go into the heart.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꽃을 모을 수 없다.
You can’t collect roses without being stabbed b a thorn.

Part 5.

▢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Everyone has similar ideas, which means no one’s thinking.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라.
Keep in mind that life is not fair.
-빌 게이츠

▢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라.
Challenge yourself to something that everyone wants but nobody does.
-마크 저커버그

▢ 손해를 좀 보더라도 신의라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We must adhere to the principle of good faith, even if we take a little loss.
-마르쿠스 골드만

▢ 신념은 실천하면서 얻어지는 것이지 말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Faith is obtained by practice, not by words.
-조지 소로스

▢ 객관적이지 못한 언론은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전달을 안 하는 언론은 존재 의미가 없다.
Unobjective media can be criticized, but non-deliverable media have no meaning in existence.
-조지프 퓰리처

▢ 포기하는 것 또한 용기가 필요한 훌륭한 결단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If should be noted that giving up  is also a good decision that requires courage.
-벤 버냉키

▢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할 일은 내일 당신이 이루어야 할 큰일을 위하여 좋은 습관을 미리 들여 두는 것이다.
What you have to do at this moment is to set up a good habit in advance for the big thing you have to accomplish tomorrow.
-스티븐 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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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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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 -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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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아주-아주 오래하자
The ART of LIVING

시간의 흐름이 계속되 듯, 일상에서 반복되는 것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통해 삶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만화 에세이예요. 

그림뿐 아니라 글들이 유쾌함이 많아요. 
읽고나면 자기 반성이나 화이팅 넘치게 무얼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많아지지 않아 좋았어요. 
무엇보다 글과 그림이 너무 힐링되요 ❤️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은 일상 속 한 부분을 이렇게 행복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감사했어요.
읽으면서도 좋은 내용들은 아이들을 불러다가 함께 보여주며 같이 “이건 우리가 해봤지.”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 말하며 좋은시간도 가졌답니다. 

하루도 아침. 점심. 저녁
계절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있듯이
같은 사물과 배경이라도 모두 다르게 봄으로 
나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특히, 행복해지는 방법 중
‘마당에 무성한 잡초 방치하기’ 🤭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자신에게 쉼을 주라는 말을 저리도 유쾌하게 표현하는 작가님은 분명 장난기 가득함을 갖고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일상에 지쳐있는 사람
☑️자신을 돌보지 않는 너무 바쁜 사람
☑️우울함이 몰려올 것 같은 사람 이 읽으면 
행복으로 전환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많은 자기계발 책들보다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시선을 바꿔줄 수 있을테니까요 😌


▫️이 책은 <깨어있는 삶을 위한 선언>9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1 눈 앞의 사물을 관심있게 보자
2 매일 빈 공간을 만들자
3 한 번에 한 가지만 하자
4 생각을 종이에 적자
5 날씨가 어떻든 밖에 나가자
6 지루함을 겁내지 말자
7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겪어보자
8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자
9 늘 경이로움에 눈을 뜨자

▫️책에서 인상 깊었던 것과 나에게 힘을 준 것

🔸행복해지는 방법
-다 돌아간 식기세척기에 얼굴 집어넣기
-나무 밑에서 쉬기
-새 쫓아다니기
-피아노 배우기
-맨발로 걷기
-책 냄새 맡기
-그림 만져보기
-마당에 무성한 잡초 방치하기
-별 아래서 잠자기
-행복은 순간임을 받아들이기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에 내 이름 쓰기

🔸지루함을 해결할 방법
-비행기에서 우리 집 찾기
-나무와 친구하기
-버섯 흉내내기
-꿈 내용 재현하기
-안개 속 달리기
-빗속에서 발라드 부르기
-낯선 음식 먹어보기
-열차 안에서 모르는 사람 그리기
-출근 방법 바꿔보기 
-평범한 사물 자세히 보기
-세상에 지루한 건 없어

🔹하루하루
하루에 하루씩 살자
울타리를 한 코 한 코 엮듯이
벽돌을 한 장씩 깔듯이
파도처럼 물결치고
물방울처럼 흘러내리다
기억 속으로 흩어지도록
차곡차곡 쌓이고
새록새록 돋다 보면
삶이 은은하게 내비치겠지


#샤워를아주아주오래하자 #그랜트스나이더 #홍한결 #윌북 #일상발견 #행복 #햄볶 #신간도서 #카툰 #에세이 #소소한일상 #서평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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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하는 자세 - ‘첫 책 지원 공모’ 선정작
이태승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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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하는 자세

이태승 소설
은행나무 출판



사실같이 생생하게 느껴진 이유가 작가님의 직업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
소설에 시청공무원, 환경부사무관, 고용센터과장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들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세종시 행정사무관이라는 직업이라 더 잘 표현하실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직장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공무원 특유의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과 조직 내에서 나뉘어지는 격차들은 실제 근무를 하면서 미묘한 감정들이 있는데 그 감정들을 기똥차게 표현해주어 읽으면서도 통쾌하기도 했고,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말하지 못하고 그 다수 속에 어울리고 있는 내가 떠오르기도 해서 뜨끔하기도 했어요. 

8개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로 에세이처럼 일상만 죽~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신있게 글로 표현하는 것도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제가 작가라면 계속 글로 남는 책 속에 나의 의견을 쓰는 것은 이름을 걸고는 절대로 쓸 용기가 없는데 말이지요 😅 

📚각 단편을 읽은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나는 사실 황과장같이 일이 주어지면 목표달성을 위해 달리는 스타일이었는데 나도 어쩌면 누군가에겐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설문조사에서 한두 표 차이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 나뉘는게 회사라는 곳이고 그 속에서 나도 함께 일하고 싶은 인기있는 사람이고 싶은 마음인데요. 인기라는 것이 업무능력과는 또 다른 것이라... “적당히”에 맞춰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 

나를 보고 전보를 축하한다며 몇몇이 다가왔다. 그들은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이었나,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직원이었나, 그 중 한 명이 내게 어깨동무를 하며 언제 점심 한 번 먹자고 말했다. 나는 “좋지”라고 답하며 슬그머니 손을 뿌리쳤다. 옥상에 서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가 그런데 아까 누구였지, 하고 뒤돌았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P36

2. 근로하는 자세
업무도 많은데 밥맛 상사로 스트레스 받아 죽겠는데 결국 나도 죽음으로 끝이 납니다. 소설 중간에 ‘내가 죽어야 이 일이 끝나는 건가.’ 하는데 정말 죽음으로 결말을 낸 것은 어쩌면 그렇게 죽음으로라도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끝내주고 싶게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답없는 상사와 한팀으로 만나면 세상 좋다는 심리책을 읽어도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죠. 겪어본 사람은 알껍니다ㅎㅎ)

예고없이 닳아버린 건전지처럼. 곳곳에 송진가루가 쌓여 있어 그나마 깨끗한 바닥을 찾으러 두리번대다 결국 아무 곳에나 앉아버렸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가방에서 서류뭉치와 휴대폰을 꺼내 주위의 시선을 피했습니다. P44

한동안 차관은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태연히 직무를 봤습니다. 출근하는 관용차 안에서 피를 쏟으며 졸도하고서야 그 사실이 가족들에게 알려졌죠. 공직생활, 삼십 년을 근무해온 결과가 이거라니. 고작 이것이라니. P72

3. 아침이 있는 삶
40이 넘은 아들의 발톱을 깍아주다 드라마보며 눈물 훔치는 엄마와 수술하는 것을 알리지 않으려 평일에 몰래하려고 하는 엄마는 우리엄마들이 그러했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들 앞에선 울지 않고 아픈 것도 참는 내가 떠올라 나도 그렇게 늙어가는 구나 싶어 잠시 눈을 감기도 했어요. 엄마에 대해 표현이 너무 애틋해서 좋았어요. 

나는 버스 요금을 백 원 부족하게 내고 탄 승객처럼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P97

엄마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주인공 행동을 따라 하는 건 아닌지 속이 상했다. P99

하룻밤을 자고 일찍 집을 나서는데 엄마는 두 사람 몫에 해당하는 명절 음식과 각종 밑반찬, 지난해 담근 김장김치까지 바리바리 싸서 내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엄마의 마지막 반찬이 되었다. 텃밭에 심은 고추가 유독 매운 종자였는지 매일 아침 김치를 꺼내 먹을 때마다 아찔하게 눈물이 났다. 희한하게 웃음이 날 때도 있었다. 엄마가 내게 평생 들려준 한 편의 이야기 같아서. P107

4. 문 앞에서 이만
소신있는 사람들이 있죠. 순박하게 도리에 맞게 자신의 방법대로 일을 처리했을 뿐인데.. 사장의 비위 한번 맞추면 될 일을, 적당히 눈치껏 넘어가주어도 될 일을 묵묵하게 할 뿐인데. 되려 직장에서는 사회생활을 못하는 직원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같아 더 슬펐어요.

회사라는 곳은 그렇게 웃지 않고서는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처음부터 사장 의도에 적당히 맞춰주는 편이 현명했을 것이다. 판단이 느린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그 놈의 고집, 융통성 없는 성격이 문제였다. P123

5. 우리 중에 누군가를
무리에서 한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등장하는 모두가 모두를 욕하고 헐뜯습니다. 칭찬은 찾아볼 수 없고. 결국 한 사람이 결정되었지만 이름은 작가님이 밝히지 않았어요. 아이들의 밀고와 아이들의 의견을 묻고는 결국 선생님이 독단적 결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도 모두가 진짜 동아리의 발전과 유지가 아니라 본인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6. 오종, 료, 유주
여행을 떠난 주인공 남자 ‘나’는 낯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동성애자 여행자들과의 동행을 하게 되고 술과 담배연기 자욱한 곳에서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잠시 충동적으로 일탈을 하지만 다시 여행지에 도착한 유주를 만나면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충동이후에 남들을 의식하며 지내온 나의 감정들을 알게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연인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주변 시선들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는데요. 이런 억눌린 감정들이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원래의 자신의 모습일 수도...있겠죠.

그녀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같은 일정으로 여행을 했다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우리가 더 오래 만날 수 있었을까, 분명히 답할 수는 없다. 단지 나는 그 후로 어디론가 불쑥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그것에 대해서라면 굳이 변명하지 않겠다. 결국에는 떠나지 못하리란 걸 알았다. 진눈깨비가 쏟아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작고 흰 눈이 내게 수없이 부딪치며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 나는 지구 반대편의 여름을 떠올렸다. P192 
  
7. 일과 이분의 일
정말 회사에서 이런 일이 많아요. 
내가 일을 이분의 일. 아니 절반 이상을 더 많이 하는데 정작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지는 것. 부당하고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회사죠. 알면서도 나는 주인공 노팀장처럼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되는게 인간인 거구나 싶습니다.

과장인 내가 어리고 만만해서 그런 건지, 지나치게 호의를 베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P205

이제 조만간 제대로 된 업무 조정이 필요할 거 같았다.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분의 일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따지고 보면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P224

8. 구덩이
명예, 돈, 가족 없이 어쩌면 하무하게 살다 죽었을 수 있는 태평을 
영혼이 우주로 가는 모습을 보며 지구 반대편의 한 아이가 “와, 별똥별이다.” 라고 외칠 때 “별똥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줌으로 그 동안의 고된 삶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반짝이는 삶이었다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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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창비시선 446
안희연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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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은 올라가기 힘들지만 오르고 나면 살랑 불어오는 바람으로 기분이 좋아지듯 시집의 내용들도 삶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유 없는 것들에 대하여 흘러가듯 두기도 해요. 

그 중 추리극 이라는 시가 유독 생각에 많이 남고 단어와 문장으로 이렇게 많은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게 한다는 것에서 시의 매력에 빠졌어요. (사실 저는 시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더 좋아합니다.)

선과 악의 나뉨은 내 안의 미로 속에 헤메다 결국은 밖으로 나오지 못한 자신일테고, 그 미로의 어려움은 누구나 있을 거예요. 그런 미로를 없애는 방법도 몰라서 그 속에 갇힌 것이겠지만요🙃
이렇게 시로 마음을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다니..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그 문장을 읽을 때 마다 머리에서 여러 단어, 문장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시인의 말 중
“많은 말들이 떠올랐다 가라앉는 동안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것 같고 억겁의 시간이 흐른 것도 같다. 울지 않았는데도 언덕을 내려왔을 땐 충분히 운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 대목이 딱 시집을 읽고 내가 느낀 느낌과 너무 같았어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제목처럼 
지금! ‘여름’에 읽어야 여름의 푸르름과 무거운 느낌의 시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

눈부시게 푸른 계절이었다 식물들은 맹렬히 자라났다
누런 잎을 절반이 넘게 매달고도 포기를 몰랐다

치닫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듯



🌲추리극

천사, 영혼, 진심, 비밀……
더는 믿지 않는 단어들을 쌓아놓고

생각한다, 이 미로를 빠져나가는 방법을

나는 아흔아홉마리 양과 한마리 늑대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이유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매일 한마리씩, 양은 늑대로 변한다
내가 아흔여덟마리 양과 두마리 늑대였던 날
뜻밖의 출구를 발견했다
그곳은 누가 봐도 명백한 출구였기 때문에
나가는 순간 다시 안이 되었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을 더는 믿지 않기로 했다
미로는 헤멜 줄 아는 마음에게만 열리는 시간이다

다 알 것 같은 순간의 나를 경계하는 일
하루하루 늑대로 변해가는 양을

불운의 징조라고 여기는 건
너무 쉬운 일

만년설을 녹이기 위해 필요한 건 온기가 아니라 추위 아닐까
안에서부터 스스로 더 얼어붙지 않으면

불 꺼진 창이 어두울 거라는 생각은 밖의 오해일 것이다
이제 내겐 아흔아홉마리 늑대와 한마리 양이 남아 있지만
한마리 양은 백마리 늑대가 되려 하지 않는다

내 삶을 영원한 미스터리로 만들려고
한마리 양은 언제고 늑대의 맞은편에 있다 



🌳열과

이제는 여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흘러간 것과 보낸 것은 다르지만

지킬 것이 많은 자만이 문지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지기는 잘 잃어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 다 훔쳐가도 좋아
문을 조금 열어두고 살피는 습관
왜 어떤 시간은 돌이 되어 가라앉고 어떤 시간은
폭풍우가 되어 휘몰아치는지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솔직해져야 했다
한쪽 주머니엔 작열하은 태양을, 한쪽 주머니엔 장마를담고 걸었다

뜨거워서 머뭇거리는 걸음과
차가워서 멈춰 서는 걸음을 구분하는 일

자고 일어나면 어김없이
열매들은 터지고 갈라져 있다
여름이 내 머리 위에 깨뜨린 계란 같았다

더럽혀진 바닥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여름은 다시 쓰일 수 있다
그래, 더 망가져도 좋다고

나의 과수원
슬픔을 세는 단위를 그루라 부르기로 한다
눈앞에 너무 많은 나무가 있으니 영원에 가까운 헤아림이 가능하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4000만 팔로우 🎉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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