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독 후기

  표지도 어둡고 작가님의 담배 태우는 모습도 어두워보였는데 책의 내용까지 저는 어둡게 느껴졌어요. 
  
  1970년대의 억눌린 시인의 강박감으로 지금도 글을 쓰며 자체적 검열을 하는 것에 놀란다는 부분과 꿈을꾸는 것 마저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보여 삶이 쓸쓸해보였어요. 
  
  단어들의 반대적 표현들을 유독 많이 쓰셨는데 어떤 생각의 반대되는 것을 떠올림으로 무게있는, 힘있는 시를 쓰고자 한 것 같아요.  읽는 재미만 있는 시보다 느낌있는 서정성있는 시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저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되었어요. 
  지금 시들은 시대를 대표하여 울림있기 보다 일상의 가볍게.  일회성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생각하지 않고 읽는 시들이 많아 오히려 70년대 80년대 시들을 다 찾아 읽게 되는 것 같아요. 

  200편정도 3권을 쓰셨다는데 마지막까지 힘있는. 서정성 있는 시들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어둡고 죽음을 많이 생각한 책. 오랜만에 저도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책 속 밑줄긋기

그들이 그 배고픔의 이야기를 할 때, 물론 나는 그들의 배고픔을 이해했고 그래서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가진 그 탐욕적일 정도의 꿈과 그 배고픔이 혹시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꿈의 배고픔, 혹은 배고픔의 꿈 같은 것을 느꼈다. 진정으로 훌륭한 예술이란 어쩌면 어떤 배고픔, 아니면 그것의 다른 얼굴인 어떤 꿈을 가장 절실하게 표현해놓은 것이 아닐까. P19

가치는 선험적으로 혹은 만고불변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평가 작업에 의해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는 우리의 평가 활동의 방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인간, 어떤 일에 기존 도덕률의 이름으로 성급하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결국 무엇이 도덕적인가, 무엇이 비도덕적인가 하는 물음의 ‘무엇이’는 삶이 정당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P32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가족과 이웃과 사회 일반으로부터 많은 것을 무조건적으로 받게 되고, 그 받은 것을 밑받침으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하여 결국 어느 때엔가는 자신이 받은 만큼 주어야만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인간이 해야 할 도리로서. P81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죽음을 보고 겪게 되고, 그리고 그때마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점검하게 된다. 나 역시 앞으로 더 많은 죽음을 보면서 나 자신의 삶을 수시로 되돌아보게 되리라. 마침내 내가 나 자신의 죽음을 보게 될 때까지. P96

이 두 세대는 서로 이질적이지만, 동시에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고, 그것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에서 해체라는 용어로써 설명될 수 있는데, 이들은 바로 그 해체를 통해서 서로 비슷한 방식으로 아니면 상이한 방식으로 나름대로의 기여를 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것의 부정적인 측면들 또한 주목할 만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P132

아마 우리 인간들의 삶도 그럴지 몰라. 언젠가는 그렇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오는 인생이 겉으로는 무시 무시하고 불행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일단 그 과정을 거친 뒤에는 그것이 오히려 축복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 P171


#한게으른시인의이야기 #최승자 #난다 #문학동네 #북클럽문학동네 #독파 #여성 #산문 #시인 #시 #1970 #산문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