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리커버)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예쁜 책 💜BTS 노래와 나태주 시인의 해석으로 이루어진 산문집이예요. 
그냥 읽는 것보다 꼭 노래를 듣고 읽어야 글이 마음에 닿아요. 읽어보니 BTS 노래는 마냥 밝음만 있은 것이 아니라 혼자 만의 외로움, 공허함, 희망, 사랑, 지금 시대 청년들의 힘듦같은 내용들로 다양하게 있어 읽는 재미도 있었어요. 

노래들을 듣는 것과 이렇게 글로 적은 것을 읽는 것은 정말 달라요. 이건 노래가 아니라 ’시‘예요. 운율만 맞추어 쓴게 아니라 깊은 의미와 정서적이 많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보아도 이해하기 쉬워 나태주 시인은 시는 이렇게 친근하고 속내 깊은 내용으로 써야한다며 쉽고 읽기 좋은 문장을 보며 반성한다고 했어요. 
유명한 가수의 노랫말이라 선택했다가 가사와 나태주 시인의 글을 읽으면 머리 속에서 잠자고 있던 다양한 세포들이 깨어나는 느낌이 들꺼예요. 
전체적으로 보면 나태주 시인이 예원이라는 어린 친구에게 BTS노래를 듣고 가사를 읽으며 느낀 점과 고전 내용을 인용하여 행복한 삶의 다양한 이야기 해주는 책이예요. 
이 책은 가을 🍂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BTS가사와 나태주 시인과 나의 생각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그래서 꽃의 이름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었던가봐. 
그러나 그것은 꽃의 일이고 우리 사람의 일은 그렇게 확연히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구분되지 않는다고 봐. 나는 말하곤 해. 오직 우리에게 유의미하고 중요한 건 오늘뿐이고 어제는 흘러간 오늘이고 내일은 오지 않은 오늘이라고. P35-36

🎵Tomorrow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마
지금 니가 어디 서 있든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포기하지 마 알잖아

📝청년들의 미생. 취준생 고통스러워하는 심정과 형편을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과거의 노력과 앞으로의 밝은 미래가 있을테니 중요한 오늘을 살아라는 뜻 같았어요. 희망적인 메시지는 언제 들어도 덤덤하게 소주한잔 따라주는 버팀목 같은 존재라 좋아요. 👍

ㅡㅡㅡㅡ
🏷️꽃처럼 아름답던 날들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을 거야. 우리말로는 ‘좋은 시절’ ‘호시절’ ‘꽃시절’이지. 그런디 정작 사람들은 자기에게 좋은 시절이 왔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 시절을 보내버린다는 거야. 어리석음이지.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가 나에게 좋은 시절이었구나, 후회하게 돼. P49

🎵Intro: 화양연화
이 순간은 언제든 다시 찾아오지 않아
다시 나에게 되물어봐 지금 행복한가
그 답은 이미 정해졌어 난 행복하다 

📝일찍 절망하거나 포기할 필요없다는 응원을 이렇게 꽃에 비유해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다니. 이런 응원을 받는다면 자신감이 절로 생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꽃처럼 아름답다고 느낄 것 같아요 ❤️

ㅡㅡㅡ
🏷️노마드

언뜻 인간은 한자리에 붙박이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아. 끊임없이 움직이며 어딘가로 옮겨 다니며 살고 있어. 움직이는 것과 옮겨 다니는 것 자체가 생명의 본성이라 할 거야. P59

오늘날 우리들 삶도 유목민의 삶, 노마드야.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그렇지. 한군데 정처가 없고 여기저기 떠돌며 사는 삶. 때로는 부초처럼 흐르는 삶. 우리말에 동가식서가숙이란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또 그 말이지. P60

🎵이사
텅 빈 방에서 마지막 짐을 들고 나가려다가
잠시 돌아본다
울고 웃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

📝 어차피 인생은 떠돌며 사니 정들었던 추억과도 안녕이라 말할 수 있다고 노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힘들었던 과거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닐까. 지금의 내가 어떤가에 따라 미련이라 부를 수도 추억이라 부를 수도 있을테니까. 
ㅡㅡㅡ
🏷️치명적인 사랑

봐, 숨도 쉴 수 없을만큼 각박한 사랑이야. 자기 안에 갇혀서 자기가 죽어가는 사랑이야. 몽롱한 꿈속을 헤매는 사랑이야. P98

🎵Save Me
난 숨 쉬고 샆어 이 밤이 싫어
이젠 깨고 싶어 꿈속이 싫어
내 안에 갇혀서 난 죽어 있어
Don’t wanna be lonely
Just wanna be yours

왜 이리 깜깜한 건지 니가 없는 이곳은
위험하잖아 망가진 내 모습
구해줘 날 나도 날 잡을 수 없어

📝사랑을 하다보면 내 속에 내가 갇혀 절망에 갇힌 적이 있는데요. 절망이 꿈에서 깨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기도 하고, 한참을 깨지않고 헤메기도 하고, 더 깊은 절망으로 나를 끌어내리기도 해요. 그런 치명적인 사랑을 꿈이라 표현한 것은 그 절망에서 탈출한 사람만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망 속에서 아직도 헤메고 있다면 사랑이아니라 그건 절망이거든요. 

ㅡㅡㅡ
🏷️저,눈부신 애상
노래 속 소년의 마음의 손은 길어. 지구를 싸안고 지구 반대편으로 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싶어 해. 그래서 스스로 겨울을 끝내고 싶어 해. 그 상상이 아프지만 너무나도 눈부시고 아름다워. 마치 햇빛 비쳐 반짝이는 눈의 걸정, 그 보석 같아. P138

🎵봄날
8월에도 겨울이 와
마음은 시간을 달려가네
홀로 남은 설국열차
니 손 잡고 지구 반대편까디 가
겨울을 끝내고파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Friend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 8월 한 여름이 설국열차를 탄둣 마음이 춥다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가사인데요. 봄날을 그렇게 불렀는데 시로 읽고 보니 너무 짠하네요. 마음이 너무 추워 눈꽃이 떨어진다는 가사는 정말. 다시 읽어도 최고네요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은것들을위한시 #BTS #나태주 #산문집 #방탄소년단 #열림원 #신간도서 #책추천 #독서 #이건꼭사야해 #아미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고

항상 행복한 삶은 없고 불행한 삶은 없듯이 굴곡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 불행하면 한없이 불행한 것처럼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다. 김성곤은 잘 살아왔지만 끈기가 부족했다. 그 자리를 지키려면 행운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그 포기하지 않는 노력만큼은 배워야할 것 같다.

꼭 내 주변에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이고 쉬운 내용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김성곤을 보면서 나는 어떤 지푸라기를 잡았었나? 지금은 튜브를 탔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박실영처럼 나이가 든 분들 중 항상 평온해 보이는 분이 계셨다. 바닥을 치고도 평온한 눈빛을 줄 수 있는 깊이와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등을 토닥여 위로할 수 있는 연륜이라 불리울 수 있는 분이셨다.

나는 삶의 지혜룰 얻었다고 수많은 일들을 얼마나 더 겪어야 깨달을 수 있을까? 이렇게 고민하는 나는 김성곤 안드레아와 다를게 무엇인지 생각을 거듭하며 허리를 곧게 펴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따라해본다. 😊

 

 

● 책 속에서

​--------------------

1부. Back to the Basic

 

​그 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김성곤은 다시 답없는 현실로 돌아왔다. 짜증이 났다. 죽음 직전 추위 때문에 삶을 연장시켰더니 기껏 느껴지는 게 허기라니. 어쩔 수 없이 물에서 끌어냈더니 밥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거지가 떠올랐다. 뻔뻔스러운 몸뚱이가 저주스러웠다. 계속 생각에 절여지면서도 연료를 달라고 아우성치는 몹쓸 유기체 신세에서 한시바삐 벗어나 철저히 무화되고 싶었다. P28

그땐 그저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고 생각했었다. 완벽한 순간은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걸 몰랐으니까. P58

남들의 조언은 그에게 맞는 퍼즐조각이 아니었다. 자신만의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했다. P70

몸으로 일하는 건 확실히 정신을 증발시켰고 성곤에겐 그런 자발적인 혹사가 필요했다. P74


2부. 영혼의 서랍

진석은 켜지지 않은 성냥 같았다. 작은 불씨만 한번 탁 켜주면 밝게 빛을 뿜어낼 텐데 그 한방이 없는 아이였다. 그렇지. 성곤은 포기하듯 뇌까렸다. 우리 모두 그 한방이 없기에 다들 이렇게 평범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P102

착하면 당하고 당하면 패배하고 패배하면 도태된다. P115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더니 가슴 한구석에서 미세한 기쁨이 느껴졌다. 확실하고 순수한 기쁨이었다. 투자한 주식의 가치가 올라갔을 때 느끼는 미칠 듯한 흥분 같은 게 아니라, 작은 사탕 꾸러미를 받은 어린아이가 온몸과 마음으로 느낄 것 같은 충만한 기쁨이었다. 그 기분은 그날 오전 내내 성곤의 입가에 웃음을 불어넣었다. P125

좋은 건 쉬워도 하기 싫고 나쁜 건 결과가 뻔히 보여도 일단 저지르게 되는 게 삶의 불가사의였다. P139

정말 보이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느껴야 해요. 그러면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온 세상이 신기한 것 투성이이고 예쁜 것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P146


3부. 지푸라기 프로젝트

사람은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거든요. 돌보다 더 단단하고 완고한 게 사람이죠. 바뀌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왜? 그게 편하니까. 그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은 정말 드물죠. 그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비로소 원래의 자기 자신에서 한발자국쯤 나아간 사람이 되는 겁니다. P192

제가 제안하는 건, 함께하자는 겁니다. 어떤 인생이든 그 안엔 절망과 희망이 함께 깃들어 있고 작든 크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게 도와줄 지푸라기를 잡고 싶어하는 건 모두가 똑같아요. 하지만 어떤 지푸라기를 쥘 건지는 스스로 정해야 하죠.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내미는 지푸라기는 잡아봤자 금세 가라앉을 테니까요. P200

모든 불운의 원인은 함량 미달의 미숙한 운전자에게 전가됐다. P239


4부. 악수

때로 삶을 지탱하는 기둥은 이토록 작은 단서에서부터 출발한다. P261

 


 

#튜브 #손원평 #창비 #스위치 #북클럽 #독서 #작은습관 #한걸음 #변화 #아몬드 #지푸라기프로젝트 #9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두 소설Q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책 띠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해받고 싶었지만 끝내 실패했던 어느 여름의 이야기”의 문장을 읽고

어떤 여름의 이야기이길래 ‘자두’를 제목으로 했을까 궁금했다.

“영옥씨,“

”아침에 잘 일어나고 있나요?”

나와 영옥씨는 옥상에서 담배를 피다 서로 웃는 장면에서 이미 공유라는 것을 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상황에서 ‘죽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상황에서 영옥씨는 피고용인이지만 어떻게 견뎌냈냐는 말을 묻고 싶고 자신의 속마음도 털어놓고 싶은 것 아니었을까?

‘시’ 자가 붙는 가족은 정말 가족이 아닌 것처럼. 자신의 아들을 훔쳐간 ‘도둑년’ 이라는 대접이라니.

끝내 장례식장에서도 시댁 가족의 ‘우리’ 속에는 포함될 수 없는 존재로 며느리, 여성의 존재는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지까지 생각하게 됐다. 그 간병노동이 끝이 났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상처와 외로움이다. 간병 중 만난 영옥씨와 여성으로 감당해 내야하는 수고로움에 대한 둘만의 연대를 형성하고 함께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고 이겨내려고 했다는 점은 앞으로 시대가 조금 더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아닐까 생각들었다.


 


 

 

 

📖책 속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

쩍 금이 간 풍경은 이제 산산이 깨져버렸고 우리는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을 치울 새도 없이 걸음마다 발을 베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무서웠습니다. P38

금방이라도 터져나갈 것처럼 과열되었던 우리의 일상이 다시 기름칠한 기계처럼 순조롭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자주 안도하는 눈빛을 주고받았습니다. 저는 하루에 8만원씩 꼬박꼬박 쌓여가는 간병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P59

타인이 불쑥 내비친 날것의 감정을 마주쳤을 때만큼 당혹스러운 순간이 또 있을까요? 그렇지만 왜 울었냐고 한번쯤은 물어볼걸 그랬습니다. 살다보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가 하면, 모든 말을 다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지 않던가요. P71

아직 자두도 한알 못 땄는데. 기순에 어미가 보기 전에 얼른 저 자두를 한알 훔쳐내 베어 물어야 하는데. 침이 고인다. 새콤하고 달큼한 자두. 한알만 먹어도 배가 부른 큼직한 자두. 겉도 붉고 속도 붉은 피자두. 한입 베어 물면 입가로 주르륵 붉은 물이 흐르는 기순네 자두. P82

고모는 원 밖으로 떠밀려난 가엾은 타인에게 최대치의 동정심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원심력과 함께 영원히 우주 밖으로 날아가버린 존재를 향한 반사적인 연민. 죄도 없이 용서받는 기분이 더럽다고 말했던 지난날의 제가 얼마나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었는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날 죄도 없이 가혹한 형벌을 받고 있었으니까요. P101

장례식장이란 원래 말이 되지 않는 말들이 향 연기처럼 제멋대로 피어올라 허공을 떠다니는 곳임을 이때 배웠습니다. 그중 어떤 말들은 옷과 머리칼에 깊이 배어 쉽게 빠지지 않는 향냄새처럼 뇌리에 진득하게 들러붙어버린다는 것도요. P116

불행했던 지난여름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저곳에서 우리는 삶을 희망했고 죽음을 두려워했습니다. 용서를 받았고 용서를 했고 용서로 위장했습니다. P118

<창비 스위치 북클럽 작가탐구생활: 이주혜> 중 『자두』를 읽고..

 


 


 

#창비 #스위치 #북클럽 #작가탐구생활 #이주혜 #자두 #여성 #소설 #9월 #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었다.

단편소설들인데 첫 번째 쇼코의 미소에서 할아버지가 비를 맞고 그냥 가려고 하고 우산이 잘 안펴져서 속상해하는데 울컥 눈물이 났다.

왜 나는 여기서 눈물이 났을까. 할아버지와 추억도 딱히 없고 공감도 안되었지만 아빠가 생각났던 것 같다. 우리 아빠도 절대 찾아오지 않을 사람인데 죽기 전 저렇게 찾아와서 이야기를 해준다면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을지도.

현실과 소설의 서사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내가 원하는 생각하는 어떤 특징적인 부분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여튼 그렇게 심쿵! 하는 부분을 잘 찾아내는 것이 모든 소설마다 있어서 너무 좋았고, 집에 있는 밝은 밤까지 얼른 읽어보고 싶어졌다 😊

미션을 하면서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질문에 나는 책에 나온 순애 언니 남편처럼 나라에 의해 저런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그냥 참고 살지 않고 모든 정황, 증거들을 모아 죽을 힘으로 맞서 싸울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아이를 위해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지만 당장 밥 한그릇 먹을 돈조차 없는 지경이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일 것 같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연대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단체들이 많으니 함께 싸울 수 있을테니까.

독파를 하면서 줌 토크를 통해 독서기록과 미션, 책과 작가님의 이야기를 하는(저는 듣는 쪽에 가깝습니다. ^^) 것이 처음엔 신기하다 이제는 중독이 되었어요. 책을 읽는 습관과 책을 그냥 후루룩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완독을 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아 계속 하게 될 것 같아요. ❤️


 

📖책 속 밑줄긋기

🏷쇼코의 미소

쇼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쇼코에게 내가 어떤 의미이기를 바랐다. 쇼코가 내게 편지를 하지 않을 무렵부터 느꼈던 이상한 공허감. 쇼코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신적인 허영심. P25

어디로 떠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그렇게 박혀버린 삶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의 맨얼굴을 들여다보는 일은 유쾌하지 않았다. P28

직장에 나간 엄마 대신 나를 업어 키운 그였다. 그의 돌봄으로 뼈와 살이 여물었고 피가 돌았다. 효도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할아버지에 대한 부채감를 느꼈었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는 그에게 해준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더 등을 돌리러고 했는지도 몰랐다. P36

대부분의 시간은 무기력했고 가끔씩 정신이 맑아질 때는 내가 내 정신을 연료로 타오르는 불처럼 느껴졌어.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들에 화가 났어. 그렇게 화를 내고 보면 몸이든 정신이든 재처럼 부서져버리는 거야. 그런 과정들을 반복했어. 사람들은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를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말하더라. 나는 하루하루 죽고 싶었던 기억밖에 없었는데도. P41

🏷씬짜오, 씬짜오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P90

그저, 가끔 말을 들어주는 친구라도 될 일이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곁을 줄 일이었다. 그녀가 내 엄마여서가 아니라 오래 외로웠던 사람이었기에. 이제 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생의 행복과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행복하지 못했던 건 생에 대한 무책임도. 자기 자신에 대한 방임도 아니었다는 것을. P92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그래. 나도 살려고 그랬다. 걔를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러니 너도 이제부터 그렇게 해. 그게 너도 나도 사는 길이야.”

할머니는 일생 동안 인색하고 무정한 사람이었고, 그런 태도로 답답한 인생을 버텨냈다. 엄마는 그런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태도를 경멸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 무정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 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그게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P105

세상은 사람에 대한 사람의 사랑을, 제 목숨을 몇 번이고 팔아서라도 사람을 살려내고 싶다는 그 간절한 마음을 도리어 비웃었다. 사람에 대한 사랑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니 너희 힘없는 인간들은 언제나 조심하고 사는 것이 좋을 거라고, 그 평범한 인간 여덟 명의 목숨 따위가 뭐가 대수냐고, 우리가 법이라고 하면 법이고 빨갱이라고 하면 빨갱이인 거라고, 꿇으라면 꿇으라고, 사람 같은 거 명분만 달아놓으면 쉽게 죽일 수도 있는 거라고, 그러니 입다물고 말이나 잘 들으라고.

그들은 나라에 의해 살해되었다. P109

“해옥아, 기억해.”

몸이 작아질수록 이모의 목소리는 점점 더 깊게 울렸다.

“아무도 우리를 죽일 수 없어.”

엄마는 병실 파티션 위에 올라앉은 이모의 입 모양을 따라 했다. 아무도 우리를 죽일 수 없어. 그러자 이모는 그 가느다란 목과 작은 머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잊음 안 돼. 해옥아.”

P121

🏷한지와 영주

“넌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 언니가 말했다. “넌 낭비를 하고 있는 거야. 그것도 가장 멍청한 낭비를. 이십대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면, 결국 우리 엄마 아빠처럼 평생 집도 없이 살게 될 거야. 평생 남의 밑에서 손이 발이 되도록 시키는 일만 해도 자식 결혼하는 데 단 한푼도 보태줄 수 없는 사람이 될 거라고. 네가 대학원 간다고 했을 땐 교수가 되려는 목표라도 있는 줄 알았어. 그것도 아니었다면 왜 네 시간과 돈을 그런 곳에다 투자한 거야? 교수와 동료들이 널 어떻게 보겠네? 너,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모아둔 돈이 없으면 학위라도 있어야 하잖아. 그런 식으로 어정쩡하게 세상 살아봐. 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거야. 네 속에서 나온 자식 한번 네 품에 품어보지 못하는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나는 언니의 말에 동의했다. 언니의 목소리에 실린 분노에 가까운 두려움은 나의 오래된 주인이었으니까. 그 두려움은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나를 추동했고 겉보기에는 그다지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 어른으로 키워냈다. 두려움은 내게 생긴 대로 살아서는 안 되며 보다 나은 인간으로 변모하기를 멈취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었다. 달라지지 않는다면, 더나아지지 않는다면 나는 이 세계에서 소거되어버릴 것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곳에 머물기를 택했다.

P129

우리는 그전처럼 많은 말들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짧으면 몇 초, 길면 몇 분 정도 말없이 가만히 걷기만 했고, 길가로 기어나온 민달팽이를 주워서 풀숲에 던졌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내가 얼마나 그 시간에 집착하고 있는지 알았다. 그 시간은 영원해야 했다. 다른 시간들처럼 함부로 흘러가버려서 과거 속에 폐기되어서는 안 됐다. P150

되갚아주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저 누군가를 자극해서 그 반응을 보고 싶은 건가. 나는 그런 식으로밖에 자신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는 그들이 진심으로 가엾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공허한가. P152

나는 아직도 왜 한지가 내게 등을 돌렸는지 모른다.

그 단절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그렇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작은 기억 하나도 제대로 잊지 못한다. P162

 

🏷먼 곳에서 온 노래

선배가 떠난 텅 빈 방에 앉아 남은 잡채를 꾸역꾸역 먹으면서도 나는 울지 않았다. 슬픔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고기도 못 먹는 사람이 러시아에 가서 뭘 먹고 다닐지 막막하게 걱정했을 뿐이다. 그런 그럴듯한 걱정으로 나의 깊은 상심과 슬픔을 덮고 속이는 일에 나는 익숙했다. P195

🏷️미카엘라

다수의 선한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무관심이 세상을 망친다고 아빠는 말했었다. 아빠의 말은 맞았지만 그녀는 이런 세상과 맞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 승패가 뻔한 링 위에 올라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 세상이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수그리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고, 자신을 소외시키고 변형시켜서라도 맞춰 살아가야 하는 곳이었다. 부딪쳐 싸우기보다는 편입되고 싶었다. 세상으로부터 초대받고 싶었다. P235-236

🏷️비밀

무슨 말을 더 하려 했는데 눈물이 나서 말이 콱 막혀버렸던 것이 기억난다. 시야가 흐려져 지민의 그 예쁜 손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약해진 말자를 보면서 지민도 울었다. 슬픈 기억이지만 되돌아보면 행복한 추억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매일같이 말자는 지민을 그리워했다. 자다가도 그애의 이름을 불렀고,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또래 애들 사이에서 지민을 찾아보기도 했다. 어쩌다 그애을 만나기로 하면 그 전날부터 잠이 오지 않았다. P248


 

#쇼코의미소 #최은영 #문학동네 #독파 #단편소설 #챌린지 #줌토크 #책추천 #추천도서 #도서 #소설 #9월 #씬짜오씬짜오 #언니나의작은순애언니 #한지와영주 #먼곳에서온노래 #미카엘라 #비밀 #완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 동성애자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전 삶이 행복하다면 그분들의 선택을 응원해줄 수 있지만 아직까지 동성애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은 도전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도 다 읽고서도 그냥 소설일뿐인데도 적극적으로 주인공들의 감정에 빠질 수 없고 자꾸 거리감을 두려고 해서 완전 집중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독파를 하면서 미션의 내용도 적고, 독서기록도 하면서 억지로 억지로 내용을 끌고 갈 수 있었어요. 독파 아니었다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 지도 모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우리는 동양적인 사고와 음양오행, 유교적 사상의 교육으로 인해 동성애자들에 대해 편견적인 시선을 행했었어요. 하지만 그들도 같은 동성에 마음이 이끌리는 것에 대해 많은 혼란과 주변의 시선으로 힘들겠구나 하는 연민도 가지게 되었어요. 비난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것이 아니라 축하해주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인정해주는 것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 책 속 밑줄긋기

 

“그래서? 그다음부터 날 뭐라고 불렀어?”

나는 몇 번이나 들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또 물었다. 그 말이 듣고 싶어 엄마의 무릎을 베고 꿈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링고, 일본어로 사과.”

엄마가 내 머리카락을 이마 뒤로 넘기며 말했다. 국제전화로 친구에게서 꿈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내 태명을 ‘링고’라고 지었다. 엄마 친구의 일본 이름도 링고라고 했다. 링고가 꾼 링고 꿈. 엄마는 나를 내려다보며 손가락으로 링을 만들었다.

P23 링고링

 

쓰고 싸한 향에 알굴이 찌푸려졌지만 그땐 그 향마저 특별하게 느껴졌다. 나는 들떠 있었고 엄마와 링고 이모도 그런 것 같았다. 누군가의 기분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 알아차리는 것은 어린 나에게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 거리를 두고 걸으면서도 자꾸 엄마를 돌아보는 이모와 틈만 나면 내 손을 놓고 이모의 팔을 잡으려는 엄마를 보며 나는 두 사람이 이 비밀 약속을 기다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P33 링고링

 

영주가 손을 크게 흔들었다. 그 모습이 물위에 어른거리는 빛처럼 두 겹, 세 겹으로 번져 보였다. 혀로 더듬으면 떨어져나간 어금니의 빈 공간이 혀끝에 닿았다. 영주와는 절대 그런 사이가 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다짐했다. 옷소매로 뺨을 닦고 나는 영주를 향해 걸어갔다.

P53 링고링

-----------------

▶ 영주는 엄마가 동성을 사랑하는 행동에 어릴때부터 보고자러 거부감이 없었던 것일까?

영주가 영주를 만나 영주를 간다. 재미있는 설정에 반해 나는 아직 동성간의 만남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냥 소설의 내용뿐인데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찌푸리는 나를 발견했다. 그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응원해주지 못하는 나는 동성애자들에 대해 편견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정말 그들의 행복을 바란다면 가볍게 외향적으로만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깊게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행복하도록 응원해주어야 할 것 같다.

------------------------

시든 풀 무더기 같은 얼굴로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는 사람. 체는 모든 것을 다해 말했고 모든 것을 다해 웃었다. 그녀가 내뱉는 소리 하나, 음절 하나에 그녀라는 존재가 온전히 녹아 있었다. 한때 앙헬은 세상의 모든 시람들이 그녀처럼 말하고 그녀처럼 웃기를 바랐다.

P64 나뭇잎이 마르고

 

그것이 어느 시절을 통과할 때 겪게 되는 변화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앙헬은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떤 베풂은 인과적인 타당성을 설명할 수 없듯 어떤 거부도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을 뿐이었다.

P90 나뭇잎이 마르고

 

낮이고 밤이고 나는 읽었다. 두 여자의 미니멀 라이프 덕분에 나는 새로 태어날 수 있었다. 버려지리라는 조바심과 생의 위기 속에서 나는 책을 읽고 사색에 빠져들었다. 플라톤을 읽은 날은 동굴에 비친 그림자의 실재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었다. 니체를 읽은 날은 망치를 든 여자들에게 쫓기는 악몽을 꾸었다. 그들의 책에는 모두 내가 상징처럼 숨겨져 있었다. 나는 인류 지성사에 깃든 나의 위대함을 확인하며 두 여자가 내린 쓸모없다는 판단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반지성적인지 깨달았다. 쓸모없음이야말로 인류가 지켜가야 할 빛나는 보석이었다.

P126 저녁놀

 

-----------------

▶사람이 아니라 사물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점은 신선하다. 편혜영 소설가는 발칙하다는 표현을 써주셨는데 왜 그러한지 알 것 같았다. 대놓고 노골적인듯 하면서도 현실때문에 선을 확 넘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경계선 속의 두 여자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비싼 물가로 인해 파테크가 유행하며 대파를 키우면서 파파야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나중엔 먹기 미안해 하는 장면은 유머러스함이 가득하다.

------------------

누군가 내 메일에 울었다는 것에 마음을 짓누르던 울화가 조금 가시는 듯했다. 그 대상이 여자이고, 희래라는 사실에 취한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이제껏 모난 돌처럼 발에 차이기만 했던 내가 아주 감미로운 슬픈 음악이 된 것 같았다. 희래가 울고 싶을 때 틀어놓고 펑펑 울 수 있는 음악.

P148 설탕, 더블 더블

 

네가 누구를 사랑하는진 몰라도 그 사랑이 내겐 위로가 돼.

P148 설탕, 더블 더블

 

그런 평범한 데이트는 우리의 농도 짙은 감정들을 퇴색시킬 것 같았다. 무엇보다 우리는 현실에서 마주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말을 숨김없이 했다. 빛이 강한 여름에 오히려 태양광 에너지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너무 많은 비밀을 나누었기에 연인이 될 수 없었다. P150 설탕, 더블 더블

 

-----------------

▶할머니가 찾던 설탕이 윤도윤과 희래까지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내용은 분명 다른 내용인데 매끄럽게 진행된다. 농도 짙은 감정들이라면서 한명이라도 연인이 되었음 했는데 커피 속 설탕 더블 더블이 아니라 에스프레소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 예쁜 사랑인데 혼자만 하는 사랑이라 마음이 찢어져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살아 있을 때 뭐가 중요한지, 삶과 죽음, 우리가 단절되어 있다고 믿는 그 사이에 어떤 힘이 있어 우리를 서로에게 연결해주는지. 어떤 논리도 너에게서 기적을 빼앗아가지 못하게 할 거야.

P204 논리

-----------------

▶엄마는 딸이 동성애자의 길을 간다면 행복을 위해 사람들에게 어떤 논리도 딸의 행복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고 한다. 엄마의 사랑은 논리로 설명될 수 없다.

------------------

그러고 보니 나는 죽어서도 쉬지 못했다. 이유를 찾느라, 인과관계의 인에 매달리느라 죽음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 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나와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가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P295 제 꿈 꾸세요

 


 


 

 

#제꿈꾸세요 #김멜라 #문학동네 #독파 #링고링 #나뭇잎이마르고 #저녁놀 #설탕더블더블 #논리 #물오리 #코끼리코 #제꿈꾸세요 #단편소설 #소설 #신간도서 #몽환적 #상상 #완독

네가 누구를 사랑하는진 몰라도 그 사랑이 내겐 위로가 돼. - P148

그런 평범한 데이트는 우리의 농도 짙은 감정들을 퇴색시킬 것 같았다. 무엇보다 우리는 현실에서 마주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말을 숨김없이 했다. 빛이 강한 여름에 오히려 태양광 에너지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너무 많은 비밀을 나누었기에 연인이 될 수 없었다 - P1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