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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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orea) 출판




블랙 쇼맨 시리즈는 전문 형사나 탐정이 아닌 괴짜 페르소나 가미오 다케시가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해결사로 눈길을 끄는 코지 미스터리다. 마스터로 불리는 다케시는 트립핸드 바를 운영하며 건축사인 조카 마요와 함께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해결사 역을 맡아 한다. 

<천사의 선물>소설은 두 주인공이 해결사 역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었는데 고객의 사연을 이렇게 까지 깊게 관여하는 마요와 다케시가 심한 오지라퍼이거나 리모델링 공사 수주를 받아 사장에게 인센티브를 받으려고 하는 건지 이상했다. 블랙 쇼맨 시리즈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나니 소설 전체가 달리보였다;;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에서는 <천사의 선물>, <피지 않는 나팔꽃>, <마지막 행운> 소설이 실려있고, 범죄 스릴러보다는 뒤통수치는 인물들의 등장부터 수수께끼같은 결말로 “이렇게 끝난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가벼운 단편들이다. 

다케시와 마요가 사연의 해결보다는 본업을 두고 잠시 그들의 운명을 바꾸는 역할을 하기 위해 등장한 부분들이 단편소설이라고 이해하면 소설은 결말은 열어두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듯 보이기도 한다.
(집 수리를 의뢰한 고객은 마요와 다케시의 주요 고객이 된다는 점;;)




📕 <천사의 선물>

마요는 노부부의 맨션에 리모델링을 위해 방문했다가 아들 소유였던 맨션이 소유주인 아들이 죽으며 유산문제로 골치가 아파지며 상속문제에 깊게 관여하게 된다. 

동생 후미카는 친구 모치즈키 사치를 오빠 도미나가 하루토에게 소개를 시켜주었다. 둘은 결혼했지만 하루토가 죽고 전부인 사치는 이혼한 지 여덟 달이나 지나 임신을 했다며 유산 상속을 요구한다. 둘은 결혼 생활 중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고 사치는 남자친구 스가누마 히루유키를 만나고 있었기에 아이는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치와 후미카의 비밀스런 행동들. 

사치는 무엇을 위해 선물을 주려는 것이었을까. 결국은 자신들이 유산을 차지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기억조차 추억조차 못할 아이가 천사의 선물이었던건지. 결말과 내용이 아리송했던 소설. 

“베개예요.” 사치가 일어나 그 물건을 집었다. “천사의 무릎베개.”
“천사의?”
“이러고 있으면 천사의 무릎을 벤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져요.”
사치는 베개를 제 뺨에 대고 눈을 감았다. “갖가지 고민이 사라지죠.” P51


📗 <피지 않는 나팔꽃>

입주자의 안전확보가 우선시 되는 실버타운에서 경고 알람이 울리자 스에나가 히사코 씨의 방에 직원 이시자키 나오타카가 확인한다. 그녀는 치매로 오락가락 하는 것인지 죽은 딸 나나에는 죽지 않았다며 찾아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딸이 죽은 집이 매매가 되지 않자 히사코 씨는 집 리노베이션을 의뢰하고 마요와 다케시는 병원 직원이 준 편지를 추적하다 딸의 소식을 알게 된다. 

스에나가 나나에는 죽은 우이마쓰 가즈미의 신분으로 살고 있다. 다케시가 마술사였던 능력으로 딸을 변장시켜 엄마와 만나게 돕는다. 숨어 살아야 했던 이유. 숨고 싶었던 이유들이 나오는가 싶었는데 딸의 재회와 엄마의 과거는 나오지 않고,, 그렇게 숨고 싶었으면서 재산은 왜 엄마에게 준 것일까. 마지막 사촌은 갑자기 왜? 이 소설도 수수께기 같다.


아마 병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사람의 본래 성격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어머니의 마음을 삐뚤어지게 한 ‘뭔가’에 대한 강렬한 증오를 느꼈다. 그 ‘뭔가’가 없었으면 모녀의 인생은 지금과는 훨씬 달라졌으리라. P189


🍀 <마지막 행운>

 분코 건축사무소 리폼 부서의 마요가 수주를 받아 고객 ‘구리쓰카 마사아키’가 원하는 이탈리아 고급 가구를 보러 함께 간다. 가구점 직원인 ‘진나이 미나’는 미모와 영어실력을 겸비했지만 배우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능력있는 남자들을 찾고 있다.

 전직 마술사인 다케시는 사람을 속이는 데 선수이기도 하지만 남의 거짓을 간파하는 능력도 좋아서 미나는 다케시가 운영하는 트립핸드 바 단골손님으로 새로운 남자를 만날 때 항상 데리고 와서 확인을 받을만큼 그에게 의지한다. 
 이 소설은 ‘구리쓰카 마사아키’ 고객과 미나와 반전의 반전이 재미있었다.

 다케시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길을 걷도록 도와주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만족을 했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진행된 비밀 오디션은 기회라 볼 수 있을까. 만약 내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행운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 행운은 내가 진짜 원했던 꿈이었는지 고민에 사로잡힐 것 같다. 어쨌든 그녀는 미래의 자신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위한 결정을 했다.


어린 마음에도 확신했다. 내 약속의 장소는 이곳이다.  언젠가 이곳으로 돌아오겠다. 그것이 운명이라 생각했다. P272


#도서협찬 #블랙쇼맨과운명의바퀴 #히가시노게이고 #일본소설 #미스터리소설 #추리소설 #소설 #소설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rhkorea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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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 - 트라우마를 넘어 내적 자기소외를 극복하는 통합적 심리치료
재니너 피셔 지음, 조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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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

재니너 피셔(Janina Fisher, Ph. D) 지음
더퀘스트 출판

ㅡ내면의 안전감을 키우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여정


🏷<작가소개>

“나는 오래전부터 믿어왔다. 
트라우마 치료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과거의 트라우마가 주는 영향을 다뤄야 한다고.”

세계적인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인 ‘재니너 피셔 Janina Fisher, Ph. D’는 수많은 치료자와 내담자의 자문을 맡던 중 내담자의 내면이 파편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극단적 위험 앞에 정체성은 ‘자기’와 ‘부분들’로 분리되고 내면은 전쟁터가 되는데 ‘해리성 분리’가 트라우마에 적응하는 ‘구조적 해리 모델’로 접근하면 내잠자들은 안도감을 느끼는 것을 주목하였고, 40년 넘게 트라우마 생존자들과 함께하며 치유의 여정을 돕고 있다.

📝<읽고>


사실 괜찮다고 생각하려 노력했고 일상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비슷하게 평온하다 느끼는 듯 했다.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상처받았던 기억들은 모른척 할 수 없을만큼 쓰리다는 느낌으로 찾아왔고 그때마다 분하고 억울하고 화가나서 멍때리는 시간마저도 집중되지 못하 흐트러놓았다. 

꾸준하게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책도 읽고 취미도 하며 다른 것을 해보아도 조각났던 마음은 그냥 깨진채로 내 마음 한구석에 방치되고 있었다. 몰랐던 게 아니라 모른척 했던 그 마음은 병원을 찾기에도, 누군가에게 말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조금 들여다보고 치유가 되지 않더라도 이제는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 이 책은 거절, 공격, 위협, 버려짐, 학대 등 경험의 정서적, 신체적 흔적을 안고 사는 사람들, 트라우마 생존자들, 고통받는 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체인 내가 기준이 되어 흔들림이 없다면 부분들도 최악의 상황마다 함께 있어주는 의지를 알기에 삶의 단계마다 안정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것.  나는 ‘나’와 ‘부분들(조각난 파편들)’이 서로 돕도록 하는 과정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책은 어떻게 보다 왜 에 조금 더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다. 


📖<책 속에서>

➖내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쉽거나 어려울지 결정하는 내적 애착의 질이 떨어진다. 

➖저자는 내 안에도 다수의 하위인격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부분들(parts)로 표현했다. 부분들을 무시하고 내버려두면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고 다시 그것들을 반길 수 없다. 내적 분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 엇갈리는 자기들(selves) 들은 목표와 본능이 서로 엇걸리면서 성격 장애. 해리성 분리가 트라우마에 적응하는 것이다. 
  파편화는 결함의 증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했다는 것. 

➖자기 자신과 이 부분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애정 어린 존재가 되어 주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상처가 치료되고 희망이 생기는데, 상처받고 버려지고 외로운 부분을 ‘받아들이거나’ 사랑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어린아이 부분을 ‘바라보고’ 친절과 보살핌을 베풀면 자신의 어린 부분들과의 내적 애착관계가 자라나다 그들도 치유되기 시작한다.

 🔖 자신을 해친 사람을 미워하는 위험을 감당할 수 없어서 스스로를 증오하는 채로 계속되는 소멸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이해하도록 이끌어주었다. P11 들어가며

➖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부분이 일상생활을 계속해 나가려 애쓰는 동안, 생존하기 위해 동물방어 기능을 돕는 다른 부분들도 활성화된다. ㅡ 과경계와 불신, 감당하기 힘든 감정, 무력감을 부르는 우울증이나 불안, 자기파괴적 행동,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절망 등 문제들이 발생한다. 

🔖 “지금 발의 감각을 느껴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 단지 한순간이야. 곧 지나갈 거야.” 과거를 부정하거나 회피할 필요는 없다.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다. P78



#조각난마음을치유합니다 #재니너피셔 #트라우마 #신간도서 #추천도서 #임상심리 #상담심리 #치유 #회복 #심리치료 #서평 #더퀘스트 @thequest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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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위픽
최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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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위픽시리즈 -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 사랑을 감출 수 없어요

최진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당시 두 사람에게 그토록 중요했던 그 문제는, 두 사람을 충돌시키고 분노를 불러오며 감정의 밑바닥까지 내보이기를 요구했던 그것은, 이렇게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P11

상대는 별생각 없이 한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평소에도 너는 타인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곱씹는 편이고, 그런 이유로 사람과의 만남을 되도록 피했다. 너는 너무나도 네 편에서 생각했기에 진정한 네 편이 되지 못했다. P19

깊은 외로움이 발끝에서부터 올라온다. 너는 지긋지긋하다고 중얼거린다. 너는 이번 여행에서 시험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과연 숨을 수 있는 사람인가' '얼마나 철저하게 숨을 수 있을까' 너는 그것을 알아보려고 이곳에 왔다. 그러므로 이 여행은 억지가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자고 생각한다. P21-22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너를 지치게 한 복잡한 감정, 피해의식, 타인에 대한 의구심, 이별의 두려움 등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 속에서 순식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P22-23


ㅡ 자연의 풍경은 나를 자연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쫓기듯이 이어졌던 감정들과 답이 없는 꼬리물기 생각들은 푸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잊게 해준다. 제주 여행은 철저하게 자연에게서 자신을 은둔시켜보기 위함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 수많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진짜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보려고.


당신이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은 오직 나를 위한 마음.
당신을 끝까지 믿는다는 말은 나를 절대 배반하지 말라는 요구.
그러므로 믿는 마음에는 이기심보다 큰 외로움이 숨어 있다.
먼저 떠나지 못한 사람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홀로 되삼키는 울음이 있다.
너는 남겨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이곳까지 왔다.
믿지 않으려고 훌쩍 떠났다. P23


ㅡ 결국, 나를 위해 돌아오리라는 기약없는 그 믿음을 믿고 싶은 마음은 왜 버릴 수 없을까. 잊지 못하는 마음을 스스로 달래주려 떠나는 그 마음도 쓸쓸하다.

연극은 끝났다.
객석은 텅 비었다.
배우의 잘못을 아무도 모른다. P50



그는 거짓말한 적 없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 뿐. 그러나 어떤 침묵은 거짓에 포함된다. 아주 많은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한다.
너는 가벼워지고 싶어 중얼거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로라입니다.
  바람이 너의 목소리를 지운다. 너는 더욱 크게 말한다.
  함부로 다정하게 굴지 마세요. 외로운 사람을 오해하게 두지 말아요. 내 눈을 빤히 바라보지 마. 사냥하듯 사랑하지 마. 잘못을 실수라고 말하지 마. P63


ㅡ 너무 슬프다. 상대를 몰랐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한 죄는 내가 짊어져야 하는 걸까. 추억을 비참하게 만들고 사랑인데 죄 지은 것도 아닌데 비밀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는 있는 건지…


배신감이 느껴질 텐데 ‘너’는 묵묵히 그 쓸쓸함을 외로움을 상실감을 상처를 부정을 질투를 견딘다. 그를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소설 속 ‘너’는 기다림 또한 사랑이라 믿는 듯하다.

제주에서 만큼은 '오로라' 로 부르며 다른 이름으로 그동안 연극과도 같은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원하는 듯도 했다. 오로라의 삶은 연극이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을 버티듯 돌을 쌓는 것. 돌이 쌓이는 것을 보며 본인도 잘 버티고 있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본다.

작가님은 제주의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조커 카드로 아껴두고 싶었는데 꺼냈다며 아쉬움(?)을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 한 덱에는 두 장의 조커가 있기에 한 장 더 남은 조커 카드도 사랑이야기로 더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양한 사랑 중에 또 이런 쓸쓸함 가득 담은 사랑도 있다는 것을 막 봄이 오는 계절에 읽었다. 다음 번 사랑은 부디 영원한 사랑을 기대하며.



#오로라 #최진영 #위픽 #들키면어떻게되나요? #사랑을감출수없어요 #위픽시리즈 #위즈덤하우스 #신간도서 #책추천 #쓸쓸함 #단숨에읽음 #읽을만한책 #독파 #독파챌린지 #북클럽문학동네 #내돈내산 #서평

당신이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은 오직 나를 위한 마음.
당신을 끝까지 믿는다는 말은 나를 절대 배반하지 말라는 요구.
그러므로 믿는 마음에는 이기심보다 큰 외로움이 숨어 있다.
먼저 떠나지 못한 사람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홀로 되삼키는 울음이 있다.
너는 남겨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이곳까지 왔다.
믿지 않으려고 훌쩍 떠났다. - P23

연극은 끝났다.
객석은 텅 비었다.
배우의 잘못을 아무도 모른다. - P50

그는 거짓말한 적 없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 뿐. 그러나 어떤 침묵은 거짓에 포함된다. 아주 많은 사랑은 거짓에서 시작한다.
너는 가벼워지고 싶어 중얼거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로라입니다.
바람이 너의 목소리를 지운다. 너는 더욱 크게 말한다.
함부로 다정하게 굴지 마세요. 외로운 사람을 오해하게 두지 말아요. 내 눈을 빤히 바라보지 마. 사냥하듯 사랑하지 마. 잘못을 실수라고 말하지 마.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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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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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장편소설

쓰다. 출판




내 이름은 안진진. 

내 가족 아빠, 엄마, 동생과 이모네 가족, 안진진의 남자인 김장우와 나영규의 이야기로 안진진의 삶을 하루일과를 쓰듯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안진진은 K장녀에 아비소식모르는 홀어미 아래 나름 잘 자란 주인공이다. 


쌍둥이 이모와 엄마이지만 둘은 상반된 삶을 산다. 건축가 이모부로 경제적으로 편한 이모와 달리 백수에 술주정도 모자라 행방불명인 아빠로 십년은 더 늙어버린 엄마. 한량에 아무 능력없지만 마치 건달 대장이 된 것처럼 행동하는 남동생 진모. 그런 동생이지만 편애하는 엄마이다. 실크 잠옷을 입는 이모, 늘어진 내복을 입는 엄마. 한 사람의 인생으로 바라보면 불쌍했지만 정작 내 학교 참여수업에는 잘사는 이모를 부른다. (마음과 달리 행동했다고 하지만 사실 이것도 모순.)


아빠도 자식들에겐 감상적이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듯도 하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백수에 엄마가 시장에서 양말 팔아서 번 돈을 훔쳐가는 아버지로는 최악이다. 마음이 미워하고 싶지만 또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다가도 내 입장에서 부모이지만 밖에서는 알은체하고 싶지 않으니. 꼭 내 마음을 훔쳐본 듯 닮아있던 안진진. 어느새 친근해져버렸다.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으로 그 사람이 어떤 독서에 취미가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글을 읽고 내가 읽는 책들의 장르가 내 삶과 닮아있을 거라 생각에 다시금 읽어왔던, 앞으로 읽고 싶던 책들의 목록을 훑어보게 했다. 내 삶은 도대체 어떤 삶이었나.


안진진이 결국 결혼할 상대를 계획적인 삶을 사는 나영우로 결정했다. 아버지가 술 마실 때 정신줄 놓은 모습을 자신이 김장우에게 보였기 때문은 아니었을지. 자신만은 ‘나’를 장악해 한 생애를 살아야 하는 사람이지만 술에 잠식당해 가족을 고통받게 하고 타인에게 ‘나’를 놓아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잠시였지만 아버지처럼 살면 안되는 자신은 해내야하니까.


내 가족에 대한, 가난에 대해 숨기고 만난 사람은 사랑이 아니라 환상이었고 결국 결혼이 감옥과도 같다면 이모도, 엄마도 아닌 자신의 삶으로 어떠한지 경험해보겠다 했지만 그 역시 계산된 안정적인 삶을 택했다는 것도 모순아닌가. 어차피 인생은 모순투성이이지만 그 모순 속에서 ‘나’를 찾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



🔖 책 속 밑줄 긋기


그리고 뒤에 더 이상 이을 말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 인생의 볼륨이 이토록이나 빈약하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절망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 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量感)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P15



전혀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어머니는 끊임없이 자신의 활력을 재생산해서 삶에 투자한다.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의 재생산 기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젊어서는 그렇게도 넘치던 한숨과 탄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삶에의 모진 집착뿐이다. 내 어머니는 날마다 쓰러지고 날마다 새로 태어난다. P64


나는 생각했다. 누구나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는 아버지의 말은 인정하지만, 그렇지만 하필 아버지처럼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고. 저토록 극심한 고통을 겪어가면서까지 남하고 다르게 살아야 하는 일일랑 나는 못 할 것 같다고. P92


내가 누군가에게 정색을 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지 그것조차 나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내겐 사랑에 꼭 필요한 맹목(盲目)이란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막 맹목적이지 못한 사랑이 하나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탐색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며, 선택은 마지막 순간까지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맹목적이지 못한 사랑의 대가일 것이므로. P100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P173


내가 남들보다 술에 대해 월등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대학시절 초반 몇 년을 제외하곤 가능한 한 술을 마시지 않은 것도 어쩌면 그런 두려움 때문일지도 몰랐다. 나는 타인들 앞에서 '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나를 장악할 수 없어 스스로를 방치해버리는 순간을 맛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결단코 '나'를 장악하며 한 생애를 살아야 할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못 했지만, 나는 해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P 184


그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미래에 내 어머니가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또 어떤 난해한 분야의 책들을 골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어머니는 결코 이모가 읽어왔던 그 많은 소설책이나 시집을 선택해 책값을 치르지 않을 것이란 점만은 분명했다. 이 쌍둥이 자매들은 똑같이 책에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선택하는 책은 이토록이나 정반대였던 것이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P187


회색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았고, 서서히 세상 전체를 결빙시키려고 작정한 듯 시시각각 수은주가 내려가던 삭막한 2월의 어느 날이었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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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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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리텍콘텐츠 출판



무리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 잠시 내려놓고 다른 공기로 전환이 필요할 때 별것 아니지만 아침에 자기전에 한 페이지만 읽어도 무거웠던 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정신과 의사 토미의 상담실. 만화로 보는 토미는 잠언들 사이에 있다. 답답했던 마음을, 고민을 실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라 한다. 괜찮다며 힘들었던 나에게 오늘은 쉬어라고 정신 안정제를 잠언으로 해결해주는 마음 처방전이다. 

Chapter1. 다른 사람을 실망시켜도 괜찮아요

Chapter2. 인간관계는 사실 개선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Chapter3. 사실 진짜 고민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Chapter4. 강해지는 방법은 집착을 줄이는 거예요


짧아서 짬짬이 독서가 가능하다. 어떤 철학적 질문을 요하거나 심리적 어려운 단어도 없어서 머리가 지끈 거릴 때 멍 한 기분일 때 가볍게 읽기 좋았다. 


요즘 불안으로 나에게 스트레스를 너무 준 것 같았는데 되는 대로 지금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갈 거라고 괜찮다는 말을 해주어서 책을 읽는 동안은 그래도 될 것 같았다. 또 다시 불안으로 신경쓰고 스스로 지치는 것을 자초하겠지만. 


내 편을 들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책 📚

길다고 유명한 철학자가 썼다고 해도 내가 공감 안되고 무슨 말인지 모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인데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은 짧은 문장 몇마디이지만 조용한 저녁시간에 읽으니 잠들기 전까지 내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아서 더 좋았다. 😌



🔖 006 지침


정신적으로 지치면 지금까지 신경 쓰이지 않던 것들이 거슬리게 됩니다. 


 뇌에는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차단하는 “방파제”와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는 작동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타인의 시선이나 부정적이 뉴스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흘려 버리지 못하면 지쳐있다는 증거예요. 


🔖 010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은

가고 싶을 때

가는 게 좋습니다. 


‘여유가 되면 가야지.’라고 생각하면, 그때는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원할 때 가면 큰 깨달음이 있을 거예요. 장소뿐만 아니라 만남도 같은 논리니까요. 


🔖 106 실체


어떤 때는 불안해하고,

어떤 때는 괴로워하고,

어떤 때는 사랑스러워해도,

그것들은 모두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것들에 휘둘리지 않아도 돼요. 


어떤 때는 맑고, 어떤 때는 흐리고, 어떤 때는 눈이 내리고, 어떤 때는 번개가 치듯, 마음도 자연의 변화와 같아요. 


🔖 144 인생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먹고,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더 재미있게 놀고, 더 많이 여행해 보세요. 


인생은 정말 멋진 것입니다. 기쁨과 분노, 슬픔, 고민하는 모습조차 아름답죠. 결국, 모든 것은 다 흘러 지나가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쌓이기 마련이에요. 


🔖 167 스스로 챙기기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은

누구에게도 불편을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기분 내는 일도

누구에게 피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마음껏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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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텍콘텐츠❜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006 지침



정신적으로 지치면 지금까지 신경 쓰이지 않던 것들이 거슬리게 됩니다.



뇌에는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차단하는 "방파제"와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는 작동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타인의 시선이나 부정적이 뉴스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흘려 버리지 못하면 지쳐있다는 증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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