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온도 37.5 - 사람을 키우고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고품격 리더십
김상임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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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임원 출신 김상임씨가 저술한 자기계발서, 리더의 온도 37.5를 읽었습니다. 김상임 씨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지 않던 1987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 상무까지 승진한 인물이에요.

   

CJ 임원 출신이자 삼성 SERIpro의 인기강사인 김상임 씨가 이야기하는 리더란 어떤 것일까? 기대되는 마음으로 읽어봤습니다. 부제가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주는 리더십의 황금 레시피에요. 뭔가 여성리더십의 특징을 보여줄 것 같은 단어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표현도 그렇고, 레시피라는 표현도 그렇고요.

   

서문에 여대생의 대기업 입사가 거의 불가능했던 1987년이라는 말을 넣을 정도로 80년대 여성의 사회진출은 드문일이었습니다. 김상임씨가 그 후 회사에서 했던 모든 일들은 대부분 최초의 기록이 되었다니, 여성으로서는 먼저 길을 낸 소중한 선배님이시기도 합니다. 그녀가 직장에서 행동하고 실천한 '구체적인 사례'를 담았다니 더욱 기대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전문가는 디테일이 다른 법이니까요.


감성온도/ 소통온도/ 열정온도/ 변화온도라는 소제목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리더의 온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열정이나 변화보다 감성과 소통을 먼저 꼽았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처음 꼽는,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덕목은 바로 피드백입니다. 피드백이라는 건 참 쉬워보이면서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상대방의 조언이 탐탁치 않을 수도 있고, 또 틀렸다고 생각될 때도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피드백을 한다는 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잖아요? 어쩌면 리더이면서도 주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계발서답게 경영 전반에 대한 이론과 데이터가 제시됩니다.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이론을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강점은 데이터와 함께 자신이 겪은 구체적인 사례가 나온다는 데 있습니다. 독자로서는 읽기 더 편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


관련한 내용에 대해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김상임 씨의 의견을 덧붙여 코칭을 하기도 합니다. 원론적인 경영이론이 실제 환경에 접목됐을 때 어떻게 작용했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세상 일은 공식대로 흘러가지 않으니까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똑같은 처방을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좋은 참고가 되어 줄 거에요. :)


책의 마지막에 내 인생의 빅픽처를 그려볼 수 있도록 도표를 수록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보면 내가 가야 할 길을 잊지 않으면서도 숟가락 위의 기름을 흘리지 않는 것이 행복의 비밀이라고 하잖아요? 조직 속에서 나의 역할을 다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내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를 잊지 않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오랫만에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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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 : 자아를 찾은 아이 Body Club Books 13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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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되찾은 아이라는 부제가 있는 놀이치료의 교본과도 같은 책, 딥스를 읽었습니다. 자아를 찾은 것이 아니라 되찾은 것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놀이치료를 통해 자아를 되찾고 세상 밖으로 나온 딥스의 실제 성장이야기를 담은 상담심리에 관한 책입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분의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괜히 전문분야의 책이니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살짝 고민했습니다. 기우였어요. 하하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동화책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꼬마니꼴라나 허클베리핀처럼 아이들의 세계를 엿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자폐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고, 타인과 소통하지 않으려고 했던 아이의 문제가 단순히 대화만으로 해결된다는 것은 놀라웠습니다. 사실 아이의 문제는 정말 가벼웠고, 커다란 문제의 원인은 부모였다는 점은 놀라웠는데, 그 이유는 그 부모가 너무나도 평범한 인텔리였다는 데 있었습니다. 촉망받은 과학자인 아버지와 외과의사인 어머니는 갑작스럽게 생긴 딥스로 인해 커리어에 문제가 생기게 됐고, 이에 대한 불만이 은연중에 딥스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알고보면 딥스는 두 살 때부터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지적으로 발달된 아이였습니다. 다만 아버지에게서 인정받을 수 없었죠. 딥스는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부끄러운 아이였으니 말이에요. 여러모로 아이라는 한 세계를 만난다는 것에 대한 무게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아동범죄가 전국적으로 뉴스가 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제 남편은 저의 임신을 한탄하곤 했는데, 그이 생각엔 제가 피임을 했다면 일은 이렇게 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중략... 임신과 함께 저희들은 예전에 같이 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 정신과 의사는 솔직하게 얘기한다며 하는 말이 딥스는 정신적인 결함이 있는 아이도 아니고, 뇌가 손상된 아이도 아니라고 했어요. ....중략.... 먼저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남편과 저 자신이라는 거예요. 그분은 우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어요. 이 일은 우리 두 사람이 가졌던 경험 중 제일 충격적인 것이 아닐 수 없었어요. 누가 봐도 우린 정상적으로 살아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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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부엉이가 산다
미소짓는 부엉이 지음 / T.W.I.G(티더블유아이지)(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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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모은 책, 이웃집에 부엉이가 산다를 읽었습니다. 부엉이가 원래 지혜의 상징이잖아요? 살면서 진짜 도움이 됐던 조언은 엄마, 혹은 이웃이 해 준 얘기였다는 데에서 착안한 이 책은, 평범한 이웃들의 작은 삶의 지혜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어느 날씨 좋은 가을, 카페에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책 표지가 너무 귀엽죠? 책 표지가 예뻐서 카페에서 꼭 사진을 찍고 싶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요즘책들은 정말 디자인이 감각적인 것 같아요.


살면서 한국보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의병이 그랬고, 최근 탄핵과 장미대선을 이끌어 낸 촛불시위가 그랬죠. 419와 6월 혁명이 있었고, 31운동도 있었구요. 무능한 정부보다 먼저 외세에 맞서고 나라를 개혁하는 이 민족성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하는 마음이 든다면 이 책의 머릿말이 와닿을 것입니다. 평범한 이웃들의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에요. 이 책은 부엉이가 들려주는 첫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등의 목차로 총 5개의 챕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로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드는 내용부터 읽어도 충분한 책입니다.


여느 좋은 말을 담은 책처럼, 가르침이 제목으로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본문에 담겨있는데요. 딱딱한 논리나 설명이 아닌 이웃이 자신의 이야기를 주변에 전하는 방식이라 읽기 부드럽고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론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에세이처럼 소개하기도 하고요. 다들 그렇게 산다는 부제가 사는 데 위안을 주기도 하고 또 힘을 주기도 하네요. 몇가지 인상적인 부엉이의 가르침을 소개해드릴게요.




남에게 맞추면서 삶의 많은 즐거움을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 생각보다 짧잖아요.


하찮은 일을 하찮게 하는 사람이 나중에 중요한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하찮은 일을 대단하게 해내야 진짜 중요한 일을 맡았을 때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예전에는 초등학교 입학식 사진을 보며 '나 참 어렸을 땐 귀여웠는데...'하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그 옆에 낡고 꼬질꼬질한 엄마의 신발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이런 게 철이 드는 건가봐요.



어떤가요? 마음에 와닿나요? :) 물론 많은 이야기가 모두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반대생각을 갖게 될 얘기도 있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 생각을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해요. 책 한권이 팔릴 대마다 소년소녀가장 및 어려운 이웃에게 500원을 후원한다니 제작부터 판매까지 이야기가 너무 훈훈하네요.


7명의 저자가 미소짓는 부엉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엮은 책입니다. 그런데 책 말미에 팟캐스트, 유튜브, 블로그 등이 소개되어 있어요. 이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의 제작과 홍보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책 한글자 한글자가 함부로 보게 되질 않네요.


볕 좋은 날 창가에서 읽는 독서는 그 자체로 힐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따뜻한 내용이 가득 담긴 의미있는 책이었다니 오랫만의 독서가 더더욱 기분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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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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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를 드디어 읽었습니다. 제목만 봤을 땐 굉장히 강한 내용의 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이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서술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제목도 표지도 굉장히 무겁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마치 'how to 호주 시민권 취득'이라는 부제가 있을 것처럼 한 사람이 어떻게 한국을 떠나서 호주에 정착해 시민권을 따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소설로서의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민정보지를 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해야 할 동물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아프리카 초원 다큐멘터리에 만날 나와서 사자에게 잡아 먹히는 동물 있잖아, 톰슨가젤. 걔네들 보면 사자가 올 때 꼭 이상한 데서 뛰다가 잡히는 애 하나씩 있다? 내가 걔 같애. 남들 하는 대로 하지 않고 여기는 그늘이 졌네, 저기는 풀이 질기네 어쩌네 하면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다가 표적이 되는거지.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건 이 문단이었습니다. 한국의 사회는 정말 약육강식의 정글같은 사회라고 느끼고 있을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 전반에서 이 문단 이상의 장면은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책을 덮을 때 쯤엔 어느 유학원에서 상담받은 것보다 호주 이민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W 증권을 다니던 계나가 신분상승의 가능성을 좇아 호주이민권을 획득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입니다. 계나는 호주에서 한국인, 호주인, 인도네시아인과 연애를 하면서 신분적 격차를 체험하기도 하고, 불법으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다가 들켜 무일푼으로 쫓겨나기도 합니다. 이민커뮤니티의 게시판을 총정리한 느낌이랄까요? 아울러 한국이 싫어서 헬조선을 탈출하고 호주에 정착한 이주노동자 계나가 과연 지금도 행복할까? 하는 짓궂은 의문도 들었습니다.


책 말미에 실린 문학평론가 허희 씨도 계나에게 말합니다. 톰슨가젤이 왜 사자랑 싸워야해? 함께 우리를 부셔버리면 안 돼? 신분차이를 벗어나기 위해 호주에 가서는 왜 다른 사람을 신분에 따라 차별하는 거야?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제가 불편했던 시선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책을 보는데 책 속 인물이나 장소가 모두 실명으로 거론됩니다. 그런데 W 증권만 이니셜로 표현되어 있어요. 어차피 다른 건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고, W 증권은 주인공의 회사로 나오니까 허구로 처리했나? 하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출신학교는 홍대로 나옵니다. 왜 회사만 이니셜로 처리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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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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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의 최근작, '호모데우스'를 읽었습니다. 책에 한국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사피엔스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였나? 하는 생각도 살짝! 사피엔스처럼 충격적인 문제제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덮을 때 쯤엔 강한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피엔스가 두괄식이라면 이 책은 미괄식의 구성으로 이뤄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기아와 전염병, 자연재해가 더 이상 지상 최대의 과제가 아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난 백년 간 사회 안전망은 튼튼해졌고, 인류는 생물학적 빈곤선에서 멀어졌습니다. 2010년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은 사람이 총 100만 명 정도였던 반면, 비만으로 죽은 사람은 300만 명이었다고 합니다.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전염병이 전세계를 휩쓸며 대량 사망자를 발생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이 평화의 시대에 인간은 행복과 불멸을 추구하며 스스로 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호모 데우스인 것이기도 하고요.


유발하라리가 전작 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의 종말을 이야기했는데, 사피엔스 종말 후 발생하는 인류가 호모 데우스라면 결국 말장난이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후 흘러가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녹록치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덮을 때 쯤이면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회의뿐만 아니라, 도대체 내가 사는 이유는 뭔가에 대한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말하자면 인간은 오래 전에 신이 되었습니다. 이 세계에 살고 있는 동물은 인간과 인간이 키우는 가축에 불과합니다. 야생 늑대는 모두 20만 마리인데, 가축화된 개는 4억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돼지나 닭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는 인간이 본성에 충실할 때 유리하지 않도록 지구에 존재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통치하던 신과 종교에 대한 허구들도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신을 위해 제사를 지내며 천재지변을 막아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다.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여하지도 않고, 지금 나의 불행이 신의 벌도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즐겁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살아갑니다. 아니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나 신이 사라진 자리엔 또 다른 허구들이 자리잡았습니다. 마치 신이 불멸하는 것처럼 현대의 브랜드도 불멸한다. 파라오가 댐을 만들었다고 믿었던 것처럼  미국이 핵폭탄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우린 보지도 못한 앨비스 프레슬리에 열광하며 아이돌을 위해 돈을 씁니다. 성경의 메시지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 현대사회의 담론으로 치환되었습니다. 인본주의는 시대의 패러다임을 전환했고, 세계는 인간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생각은 알고리즘으로 분석됐으며, 이제 그 알고리즘이 인간을 뛰어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고는 "미래에 자유라는 단어는 마치 영혼이라는 말처럼 비과학적이고 실체가 없는 말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이 과연 정말 순수하게 나의 자유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저자는 앞으로 1분만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자유의자로 자신의 생각을 통제할 수 있는지 말이죠.


인간은 자유롭게 모든 일을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해 짜여진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현대 과학기술만으로도 간단한 전기조작으로 인간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중인 로봇쥐는 쥐의 뇌에 간단한 전기를 흘려보내는 것인데요, 쥐의 이동방향 뿐만 아니라 심지어 쥐가 싫어하는 행동인 뛰어내기리까지 유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쥐에게 인터뷰를 한다면 "자신의 자유의지로 방향을 바꿨고, 원해서 뛰어내렸다"고 답하겠지만 말이죠. 우울증을 의학이나 과학의 도움으로 해결했을 때, 우리는 자유의지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결국 인간의 판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에 좌우될 것입니다. 이는 지금도 그렇잖아요? 페이스북에 나오는 심리테스트로 내 기분을 판단하고, 내 성향이 어떤 성향인지에 대해 MBTI, 애니어그램 등 데이터로 분석된 자료를 신뢰합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더 우리를  잘 알고 있는 인간지능에 결정을 맡기게 될 것이고, 결국 개인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대한 사회시스템을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요소로 전락할 것입니다. 먼 훗날 되돌아보면 인류는 거대한  데이터의 흐름 속에 위치한 잔 물결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 유발 하라리의 의견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즘에서 유발하라리의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과학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교의로 수렴하고 있고, 이 교의에 따르면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며 생명은 데이터 처리 과정이다. 지능이 의식에서 분리되고 있다.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들이 곧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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