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시간 공부하고 30년 써먹는 부동산 시장 분석 기법 - 구만수 박사
구만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7년 10월
평점 :
이사를 다니면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막힐 때마다 답답해서 공인중개사 공부까지 했지만... 어렵더라고요 ㅎㅎㅎㅎ 부동산에 관련된 정보는 평소 틈틈히 접하면서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집을 사거나 임대하는 건 거의 전재산을 들이는 쇼핑인데 너무 모르고 거래하고 있진 않나요?
구만수 박사의 3시간 공부하고 30년 써먹는 부동산 시장 분석 기법을 읽었습니다. 구만수 박사는 부동산학 박사이면서 도시계획기술사인데요, 3시간 공부하고 30년 써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변치않은 원론을 담은 부동산도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해서 이 정도 지식도 없이 부동산을 함부로 거래해서도 안 될 일이구요.
탱크옥션 1개월 무료이용권이 들어있습니다. 무료사용기간 중 연회원 가입시에는 2개월 기간이 연장된대요. 책 말미에 한국경제신문의 베스트셀러 소개가 있는데요, 제주도 경매왕이라니!!!! 솔깃합니다.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이런 말은 어렵지만, 공인중개사 공부하다보면 속터지는 용어이기도 하죠. 도대체 이게 어떻게 말이 되는거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챕터! 아는 사람은 찾는 내용이라 베스트셀러까지 됐나봐요.
총 4개의 파트로 되어 있는데요, 부동산 책 답지 않게 편집이 감성적입니다. 심지어 주제어도 시적입니다. 파도는 바다를 삼킬 수 없다. 바람이 파도를 만든다, 파도를 타고 노를 젓는다라니!! 결국 시장과 정책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초보자들이 접하기 어렵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입니다.
- 투자는 자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구매력 휘발을 막기 위한 능동적이고 처절한 경제활동이다
- 이 책의 내용은 필자가 특별하게 창조해내거나 개발한 부분은 없으며 정부나 공공기관 및 언론에서 발표된 각종 자료를 기반으로 해서 작성했음을 밝힌다. 이미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는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파노라마처럼 정리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이 책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프롤로그의 요약이 이 책의 요약이기도 해요. 한마디로 부동산 투자는 자신이 가진 자산의 가치를 지키는 행동이며, 이 책은 그에 따른 자료를 모아 증명한다는 것이죠.
1. 투자는 자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구매력 휘발을 막기 위한 능동적이고 처절한 경제활동이다
-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현재 사용하는 종이화폐는 종이에 잉크를 묻힌 색종이에 불과하다
필자는 책에서 지난 57년간 우상향한 지수를 설명합니다. 물가, 인구, 경제성장률, 국내총생산, 부동산 가격 등이 떠오를텐데요. 결국 물가가 오를 수록 부동산의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고, 만약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다면 실제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현재 사용하는 종이화폐는 종이에 잉크를 묻힌 색종이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말은 섬짓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사실이죠.
가치와 가격은 다르죠.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가격은 계속 변화하니까요.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현재 1천만원의 가치는 시간이 흐를 수록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가가 3%만 올라도 현재의 1천만원은 20년 후 554만원에 불과하죠. 그러나 현재 1천만원의 가치를 가진 부동산이라면 20년 후 554만원으로 떨어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투자가 자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구매력 휘발을 막기 위한 능동적이고 처절한 경제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2. 이 책의 내용은 정부나 공공기관 및 언론에서 발표된 각종 자료를 기반으로 해서 작성했음을 밝힌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엄청난 양의 자료입니다. 각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부터 부동산의 연도별 혹은 월간 종합지수, 백서 및 국토교통부의 보도자료까지! 부동산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를 들어 설명합니다. 다시말해 부동산 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사회전반적 현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죠.
- 정부 정책을 만만하게 보고 해오던 관성대로 욕심을 부려 투자에 열을 올리는 행동은 곤란하다
- 정부 정책을 무시한 투자행동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부동산 전략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과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실제 정부 정책은 구들장과 같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에요. 달구기는 어렵지만 한번 달궈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배운 것이 '부동산 안정화'라는 말의 해석이었어요. 부동산 안정화라고 하면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식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올리는 것도 '부동산 안정화'더라고요.
이 책의 묘미는 설명과 비유가 많아서 초보자도 진짜 이해하기 쉽다는 데 있는데요, 물론 중간중간 전문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처음 이해가 안 되면 넘어갔다가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에요. 물론 천천히 읽어보면 어려울 내용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지만 말이죠. :)
책 말미에는 월간 주민등록증인구민 세대현황과 함께 서울부터 전국의 부동산 상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적정수요량을 넘어선 공급이 없었다고 진단하네요. 사실 지방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제주특별자치도는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특별하다는 첫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 공부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있는 한 월세살이 하는 억만장자 여배우를 욕할 수 없다
에필로그에 나온 이 문장이 너무 인상적이더라고요. 정부가 임대료규제법을 만들면서 억만장자 여배우가 저렴한 임대의 혜택을 얻게 되었고, 부자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것을 이유로 월세를 살게 되자 실제로 임대가 필요한 서민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 힘들었다는 내용이에요.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다각적이고 총체적으로 진행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요즘 국감 때문에 영상들이 많이 돌아다니던데, 보면 공부 안하는 국회의원 참 많아보이던데 말이죠. ㅎㅎ
에필로그 칼럼에 들어있는 이야기 중 감자의 역설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흉년이라 감자값이 비쌀 때에는 사람들이 감자를 모아놓기 위해 많이 사는데, 풍년이라 감자값이 쌀 때에는 차라리 다른 걸 먹으려고 해서 감자를 덜 소비한대요. 저자는 이를 우리나라의 아파트시장 같다고 표현하는데요, 아파트 값이 오를 때에는 너도나도 아파트를 사려고 하다가, 또 아파트값이 주춤해지면 구매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감자나 아파트나 사람 마음은 비슷한 것 같아요.
결국 앞서 말씀드렸듯, 이 책은 3시간만 할애해도 30년을 써먹을 수 있을만큼 원론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책입니다. 부동산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관심을 갖고 싶은 초심자 여러분이 가져야 할 기초상식을 모아둔 책이죠. 부동산 공부의 시작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