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히 돌아보고 나지막히 읊조리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겨울 에디션)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로 유명한 조유미 작가의 신간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를 읽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필요한 마음 주문이라는 글이 표지에 있는데요, 취업난, 주택난 등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질 때,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로 SNS 120만 독자들을 뜨겁게 위로해주었다는데, 저는 이 책으로 처음 보았습니다.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무엇보다 반짝반짝 아름다운 표지에 눈길이 갑니다.

마음주문이라는 부제가 있는데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나에게, 사랑이 서툴고 힘겨운 나에게,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나에게, 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에 읽으면 좋을 마음주문들로 채워진 책입니다.

이 책이 내 마음을 달래주는 또 다른 이유, 바로 화가율 작가님의 일러스트입니다. 아시아현대미술청년작가전 대상을 수상한 적 있는 화가율 작가님은 하늘과 숲, 동물의 순수함을 그리는 작가님이라고 해요. 이 책에서는 아름다운 색감으로 지친 영혼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그림을 모두 소개해드릴 수는 없지만, 마치 도록집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멋진 그림들이 실려 있어요.

그토록 부러워하던 삶인데, 왜 즐겁지 않을까.

네가 좋아하던 음악이 내 귓가에 우연히 스쳐 한동안 잊고 살았던 네가 떠올라 미련 섞인 글을 끄적였다. 

연습장에 멋대로 쓴 이 글이 너에게 닿을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작은 별 하나를 띄운다.

시 같기도 하고, 산문 같기도 한 다양한 글들로 채워져있습니다. 위로가 되는 글이라고는 하지만 힘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담담히 돌아보고 나지막히 읊조릴 뿐입니다. 그런데 그게 힘이 됩니다.

책에 작은 부록이 있는데요, 바로 투명책갈피입니다. 마음에 드는 문구에 꽂아 놓으면 그 자체로 인스타그램 속 사진 한 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센치함이 몰려오는 가을, 눈에 띌 때 마다 한 장씩 읽으면 바닥을 보이던 감성이 조금씩 충전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책입니다. 문득, 가을 하늘이 더 아름다워 보일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