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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출간된지 40년이 넘은 책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은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책이다.
화학살충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던 1960년대 미국, 한 과학자가 이렇게 계속 살충제를 쓰다간
봄이 되도 새도 안 오고 꽃도 안 피고 풀도 나지 않을 거라고 해서 제목이 침묵의 봄이다.
당시 화학 잔유랑에 대한 부분이나, 살충제를 쓴 후 파괴된 지역의 사례는 실제면서 현재진행형이
지하수, 토양, 하늘, 바다, 강, 들판 등으로 이어지는 피해에 대한 챕터를 마치고
자연의 복수라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부분등은 너무나도 구체적이어서 섬짓하다.
사실 화학약품이 해롭다는 건 알지만, 뭐 이거 한 번이 어떻다고 하는 마음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정말 그 극미한 양이 일으킨 결과(철새의 70%가 죽고 남은 새의 90% 알이 부화되지 않는 등)를 보니
이거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 보통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 아니구나.
이 책은 자본론, 국부론,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함께 역사를 바꾼 4대 책으로 손꼽히기도 한다는데,
이렇게 쉬운 말로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내다니 저자의 역량이 보통이 아니다.
다만, 이 책을 낸 후, 온갖 화학회사의 공격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저자는 출간 후 얼마 안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정말 대기업의 감언이설에서 정신 똑바로 차릴 일이다.
안전하다는 게 안전한 게 아닐 수 있으니 말이다.(당시에도 화학회사는 안전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소돼지가 땅속으로 가고, 강물은 콘크리트로 막혀가는 세상에
저자가 쓴 구절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 파란 지붕 누군가는 꼭 읽었으면 좋겠다.
오리나무, 비이버넘, 소귀나무, 노간주나무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보석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던 아름다운 풍경이 기억에 선하다.
… 하지만 제초제를 뿌리는 사람들이 밀어닥치면서
몇 마일이나 되는 이 길에 대한 재빠른 검토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화학기사 멋대로 만들어낸 불모의 무서운 세계가 등장했다.
… 하지만 화학약품을 팔거나 살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식물이 그저 '잡초'일 뿐이다.
… (개발자는) 의심의 여지 없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성격이상자로 생각할 것이다.
… (환경운동가들은) 야생완두와 클로버, 산나리가 보여주는
미묘하고 덧없는 아름다움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잡초'의 모습을 참아낼 수 있고, 잡초 제거 장면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인간이 사악한 자연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발자들은) 우리(환경운동가)를 유악한 사람이라고 판정한다.
… 잡초가 없는 농지를 만들기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해 관목과 잡초를 제거하다 보니
꽃가루를 날라주는 곤충의 마지막 성역이 파괴되고
생명과 생명을 연결해주는 결함도 깨지고 말았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