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 죽어라 결심과 후회만 반복하는 그럼에도 한 발 한 발 내딛어 보려는 소심하고 서툰 청춘들에게
김선경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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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부터인가 머릿속에 콕 박혀서 떠나지 않는 가정.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의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을때, 어떤 결과가 후회스러울 때,

항상 되뇌이곤 했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 때 분명 주변 어른들은 말했었는데,

많은 충고를 했었는데, 그 땐 그 말이 참 귓속을 어찌나 빠르게 통과하던지.

지나고나니 '어른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라고 무릎을 탁 치곤 하게 되지만,

어쩌랴 그 시절은 지나고 난 뒤인 것을.

게다가 이제 좀 컸다고(내 생각엔 여전히 어린 것 같은데)  

더 이상 어른들은 충고를 잘 해주질 않고,

또 나는 나대로 어린 친구들에게 괜한 충고를 하게 되는데,

역시 그네들도 귓등으로 흘려듣는 것 같다.

 

내 나이에 어떻게 살면 좋을까? 누가 콕 집어서 족집개 강의라도 해주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을 종종하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이라는 책이 나왔다.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첫 몇 페이지를 읽을 때에는 너무 뻔하고 원론적인 얘기라서 이거 잘못 골랐구나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의 생활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얼마나 마음에 와닿는지

몇몇 구절은 그 자리에서 친구에게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사실 삶이라는 것이 정답은 없고,

또 그렇기 때문에 60억 인구가 60억 가지 방법으로 살아가는 여정일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라는 말보다는 내가 선택한 삶에 대해

너무 주눅들고 겁먹지 말라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조언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담백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뭔가 깨우치는 기분이 들었던 것도 물론 좋았지만

나보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써 부모님과도

이야기해 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더욱 좋았다.

 

저자가 좋은 생각의 본부장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다고 한다.

능력있는 편집자라는 사실을 책의 편집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보기 좋은 구성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있는 그림들이 읽는 내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아울러 책장이 그렇게 쉽게 넘어가다니.

읽기 쉽게 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 믿는 나로써는 저자의 내공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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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인간
아베 고보 지음, 송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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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의 파격이 여전히 뇌리에 있다.

아베 고보를 처음 접한 만큼 더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책을 집어 들었다.

상자인간.

 

어느 사람이 자발적으로 상자에 들어가 살면서 세상을 관찰하는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이 책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진짜 파격적이다. 도대체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쨌든, 상자에 들어가기로 한 사람은 전직 카메라맨. 무언가 끊임없이 엿봐야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엿보게 되는 사람은, 전직 모델 출신 간호사. 오- 세상에. 노출증과 관음증이라.

 

시작은 너무 어수선하고 분주해서 도대체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 나오는 소재는 충격적이다. 물론 '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지만.

어느 날 일어나보니 벌레가 돼 있던 카프카의 변신 보다, 어느 날 세상에 회의를 품고

상자에 들어가 살기로 하는 아베고보의 '상자인간'이 더 현실적이지 않은가!

 

사실, 더 이상 놀이터에서 놀지 않고 방에서 pc로 사람을 만나고,

관계보다 책으로 사회를 배우는 현 세대에 상자 인간이 아닌 사람이 어디있는가.

그런데 어쨌든 그 사고를 70년대에 한 아베 고보 이후 일본은 히키코모리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고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끝없이 높은 이 마당에 관음과 익명이 벌이는 이 책은

내용을 떠나 그 소재에 있어 끊임없이 곱씹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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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의 감성산책
이외수 지음, 박경진 그림 / 해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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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우화, 혹은 메시지들을 묶은 책.

가슴에 남는 내용도 있고, 다소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있고,

동감하기 힘든 내용도 있고, 정리한 글이 아쉬운 내용도 있다.

 

외뿔, 아불류 시불류, 하악하악, 사부님 사부님 이후로 이외수의 책은 한결같게 느껴진다.

하이쿠 식의 짧은 글귀. 잔소리를 동반한 교훈과 조언의 향연.

풍부한 감성을 놀라워하기엔 다소 익숙한 기존 이야기의 재구성.

스스로를 상처내어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가라는 그의 말에 갸웃하게 만드는 행로다.

 

신이 아무리 모든 능력을 주고 싶어도 자신이 가진 그릇만큼만 받을 수 있다는데,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해야 한다는데,

트위터에서 꽃노털이자 소통의 달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데,

 

이외수 선생님은 도대체 누구에게.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은 것일까?

 

 

십년을 살아도

현재 자기가 있는 자리와 앞으로 자기가 돌아갈 자리가 어딘지를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평생을 살아도

겨우 자기 나이밖에는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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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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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지 40년이 넘은 책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은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책이다.

 

화학살충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던 1960년대 미국, 한 과학자가 이렇게 계속 살충제를 쓰다간

봄이 되도 새도 안 오고 꽃도 안 피고 풀도 나지 않을 거라고 해서 제목이 침묵의 봄이다.

 

당시 화학 잔유랑에 대한 부분이나, 살충제를 쓴 후 파괴된 지역의 사례는 실제면서 현재진행형이

지하수, 토양, 하늘, 바다, 강, 들판 등으로 이어지는 피해에 대한 챕터를 마치고

자연의 복수라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부분등은 너무나도 구체적이어서 섬짓하다.

 

사실 화학약품이 해롭다는 건 알지만, 뭐 이거 한 번이 어떻다고 하는 마음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정말 그 극미한 양이 일으킨 결과(철새의 70%가 죽고 남은 새의 90% 알이 부화되지 않는 등)를 보니

이거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 보통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 아니구나.

 

이 책은 자본론, 국부론,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함께 역사를 바꾼 4대 책으로 손꼽히기도 한다는데,

이렇게 쉬운 말로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내다니 저자의 역량이 보통이 아니다.

다만, 이 책을 낸 후, 온갖 화학회사의 공격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저자는 출간 후 얼마 안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정말 대기업의 감언이설에서 정신 똑바로 차릴 일이다.

안전하다는 게 안전한 게 아닐 수 있으니 말이다.(당시에도 화학회사는 안전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소돼지가 땅속으로 가고, 강물은 콘크리트로 막혀가는 세상에

저자가 쓴 구절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 파란 지붕 누군가는 꼭 읽었으면 좋겠다.

 

 

오리나무, 비이버넘, 소귀나무, 노간주나무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보석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던 아름다운 풍경이 기억에 선하다.

 

… 하지만 제초제를 뿌리는 사람들이 밀어닥치면서

몇 마일이나 되는 이 길에 대한 재빠른 검토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화학기사 멋대로 만들어낸 불모의 무서운 세계가 등장했다.

 

… 하지만 화학약품을 팔거나 살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식물이 그저 '잡초'일 뿐이다.

 

… (개발자는) 의심의 여지 없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성격이상자로 생각할 것이다.

 

… (환경운동가들은) 야생완두와 클로버, 산나리가 보여주는

미묘하고 덧없는 아름다움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잡초'의 모습을 참아낼 수 있고, 잡초 제거 장면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인간이 사악한 자연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발자들은) 우리(환경운동가)를 유악한 사람이라고 판정한다.

 

… 잡초가 없는 농지를 만들기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해 관목과 잡초를 제거하다 보니

꽃가루를 날라주는 곤충의  마지막 성역이 파괴되고

생명과 생명을 연결해주는 결함도 깨지고 말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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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신 - 그와 그녀를 끌어당기는 사랑의 기술
송창민 지음 / 해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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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연애의 비법이란, 관심과 배려, 진심어린 말과 행동 아니겠는가.

이건 비단 연애의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하긴 화성인과 금성인이 소통이 되는데, 그 누구와 소통을 하지 못하겠는가.

 

하지만 워낙 연애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많은 경우에 손발이 오글거리고,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연애 실전이라는 tip들은…. 그런 남자 주변에 있으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연애보다는 사랑하고 싶은 나로써는, 유치한 실전tip보다는

어쨌든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 원칙만 잊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이 저자가 남자와 여자의 입장을 고루고루 설명했는데,

한쪽 입장만 썼으면 더 실질적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남자들에게만 how to를 제시했으면, 더 구체적이지 않았을까?

 

남녀의 공략을 모두 다루다 보니 마치 창과 방패와 같아서,

남자가 여자를 공략하기 위해 활용한 전략을

간파하고 막아내기 위해 방어한 여자의 전략을

다시 공략할 수 있는 전략과

또한 이를 막아내기 위한 방어전략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대하되, 진심이 아닌 사람들을 골라내기 위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마치 독이 든 성배처럼,

몰라서 겪을 수치와 분노를 예방하기 위해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모를 때의 순수한 설렘과 그로 인한 고통을 즐기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아울러 나는 읽어도 상대는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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