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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 지음, 남명성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 문신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 미국판 가문의 영광, 메링더마피아 시나리오 작가의 데뷔소설
도서출판 아르테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를 읽었습니다.
문신속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는 제목을 보자마자 피그말리온 효과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아/니/었/습/니/다.
이 책, 도대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한바탕 난장이 펼쳐진다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책의 내용이 정신없이 펼쳐지는 반면 등장인물의 행동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싶고,
영상이 펼쳐지듯 읽힌다 했더니 작가가 워낙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는 미국 TV 드라마 스타트랙,
가문의 영광의 리메이크작인 메링더 마피아 등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창문넘어 도망친 백세 노인을 여러번 떠올렸는데,
비록 이 책이 한국에서는 더 늦게 출간된 작품이지만
실제로 쓰여진 건 2002년도 작품이라는 점에서 2009년도에 창문넘어 도망친 백세노인보다 선배입니다. ㅎㅎ

현재 맨인블랙 3, 마법에 걸린 사랑, 아담스 패밀리를 제작 및 연출한 배리 소넨필드에 의해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주연배우는 누구냐면요, 훗- 놀라지 마세요!

바로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 로버트 패틴슨입니다.

기대돼요!!!
앗, 너무 책 이야기에서 삼천포로 빠졌네요?
다시 책 이야기로 뾰로롱!! ^-^
표지부터 정신없는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에요.
내용은 더 정신이 없습니다.
처음 읽을 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고 참 산만하다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진짜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은 건 마찬가지지만 점점 매력적으로 변해갑니다.
(이 점이 창문넘어 도망친 백세 노인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긴이 황당하고 계속 벌어지는데 갑작스러우면서도 무게감이 있어서
보통 이야기의 끝으로 향해가면 내용을 짐작하게 되기 마련인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도무지 이야기의 끝을 예측할 수가 없어요!!!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그냥 사건이 벌어졌고, 사건현장에서 증거물로 팔이 나왔는데요,
그 팔에 기가 막힌 문신이 새겨져있었던 거죠.
복잡한 무늬와 함께 그려진 여자의 풍만한 젖가슴은 가슴 전체에서 약간 겨드랑이 방향 아래쪽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수북하고 긴 검은색 머리칼이 몸 위로 흘러내렸다. 다리와 팔, 엉덩이가 완벽한 비율을 이루었고 마르거나 여위어보이지 않았다. 소녀티는 나지 않았고 여자다운 무게감이 느껴졌다. 관능적인 몸이었다.
정말 눈으로 그려질 것 같은 묘사입니다.
어쨌든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이렇게 멋진 문신을 발견한 밥의 하루는 멋지게 시작할 것 같더니
매력적인 여자친구 모라에게서 이별통보를 받는 하루로 마무리됩니다.(실제로 하루에 일어난 일은 아니에요^^)

좌절한 밥은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문신 속 여인, 실제로 존재하는 여인이 아닐까?

그리고 찾아나섭니다.
그 것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죠.

용기가 없으면 영광도 없어.
책 속에 등장하는 말이면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용기있는 등장인물들이 영광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든 캐릭터들이 용기있게 뭔가 행동하긴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생명력을 가지고 발랄하게 통통 튀는 소설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이 책은 사방으로 튀어나갑니다.
등장인물들이 정말 주춤하지 않고 끝까지 전력질주하는 느낌이랄까요?
심지어 각자의 캐릭터들도 얼마나 황당한지 몰라요.

밥을 처참하게 차버린 모라는 자위교사입니다.
남자들이 보다 자위행위를 잘 할 수 있도록 코치해주는 역할이에요.
그 외에도 비싼 와인을 좋아하는 마피아의 보스 에스테반, 석사출신 부하직원 마틴,
요리책 저자이나 너무 어렵고 디테일한 설명으로 판매부수 실적은 그닥 좋지 않은 라르가 등
참 어디서 이런 캐릭터를 생각해냈을까 싶은 참신한 발상의 주인공들이 나오는데요,
어쨌든 밥이 발견한 팔은 이 마피아의 핵심 인물의 팔로 자칫 마피아가 발견될 위기에 처했고,
마피아들은 그 팔을 바꿔치기할 계획을 세우는데, 하필 밥의 위치에 가까운 여자친구 모라의 병원(?)의 고객이자
체형이 비슷한 '라르가'가 그 대상이 되고 맙니다.
오호라 통재여!!

사실 모라는 밥이 싫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좀 인생이 루즈해졌달까요?
그렇다고 밥이 정말 사라질 줄은 몰랐죠.
그러나 이 사건을 취재하는 형사 '돈'을 만나고 나서 밥이 정말 자신을 떠난 걸 깨닫죠.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연인이었는데 모라는 돈의 질문에 하나도 대답할 수가 없어요.
자신이 알던 샌님같은 밥이 하지 않았을 일같은 걸 물어보니 더더욱이나 그렇죠.
그리고 모라는 생각합니다.
사람을 매우 잘 안다고, 정말 친밀한 수준으로 잘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닥쳐보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이 문장이 참 와닿더라고요.
몰랐던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모라는 정말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것이고,
형사 돈은 그 모라에게 그만 첫눈에 반해버린 것이죠.
모라 역시 너무나도 심심한 밥 대신 나타난 야성의 돈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매일 바뀌었다. 자기가 원하는 걸 진짜로 아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할까? 손이라도 들어보라고 할까?
잠깐 다른 얘기지만 왠지 위의 문장은 남성 독자들이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것 같아요.

멍청한 부하들이 하는 실수에 대해 화를 내는 에스테반이 해결책을 묻자
마틴은 의사소통을 더 잘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하는데요,
이 책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은 의사소통이 정말 안 되는 듯한 기분이에요,.
어쨌든 팔을 바꿔치기 하려는 마피아의 계획은 너무나도 잘 들어맞아서
아무 문제 없이 끝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필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돈이란 말이죠.
돈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냉철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누가 알았나요, 모라라는 변수가 생길지.
돈이 사건을 끼워맞추면서 퍼즐을 맞춰나가다가도 밥을 생각하면 그의 전 여친인 모라가 생각나면서
머릿속이 엉켜버립니다. 아!! 그녀는 너무 매력적이고!! 밥은 그녀의 전 남친이니까요!!!
도대체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책 말미에 역자 후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 보면서 엄청 공감했어요.
우리나라 조폭 영화에서도 뭔가 뉘앙스를 전달하는 비속어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걸 번역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역자 역시 원작에서 나오는 무수한 스페인어를 번역하면서 머리가 빠질뻔 했다는 고충을 토로합니다.

이게 미국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스페인어가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마피아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비록 엄청 짧은 문장이지만) 거의 스페인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에요.
다만 원작을 못 봐서 그런지 너무 모범적으로 번역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분명 등장인물들은 단순무식의 끝을 달리는 막가파같은데 문장은 정제된 느낌이랄까요?

처음에 아마도가 별명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 아마도가 당연히 사람 이름이겠구나 하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말과 혼동될 수 있는 이름은 조금 바꿔주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예를 들면 외국어 표기법과 다르거나 철자가 비록 다르더라도 '아르마도' 이런 식으로 말이죠.

B급 정서의 코미디가 난무합니다.
하나만 스포일링하자면, 멋진 자신의 차를 도둑맞지 않기 위해
그 방지법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 시동을 걸면 의자에서 창살이 튀어나오는 장치를 만들어서
이걸 발명품으로 만들려고 하는 마피아가 나오는데요,
하필 팔을 대신 잘릴 제물로 뽑혀 잡혀온 라르가가 탈출에 성공해 그 차를 훔쳐탑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모든 용기있는 행동이 영광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한국인 독자를 위한 한국어판 서문을 따로 썼더라고요.
한국식으로 구운 갈비와 김치를 곁들인 타코로 한국을 설명하는데요,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흥행했던 가문의 영광을 리메이크 한 메링더마피아 시나리오 작가 그런지,
한국에 애정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미국판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을 했나요?
아무리 검색을 해도 안 나오네요?
판권이 팔렸고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로 유명한 매튜페리가 주인공이라는 기사까진 나오는데
포스터도 안나오고.... 관련 기사도 없고...
너무 오래전 영화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