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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Dm양이 글쓰기 모임 때 읽으려고 가져왔기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저자는 본래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생태학자로 이 작품은 첫 소설인데 출판계와 독자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모양이에요. Dm양은 존잘은 무슨 분야든 잘 한다며 무척 분개하던데요(....)
그래서 읽기 시작했으나... 저로선 직업적으로 괴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이야기는 1969년과 1952년이 교차하는 구조입니다. 1969년에는 작품의 무대인 습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1952년은 습지에 사는 가난한 가족의 막내딸 카야가 제2차 세계대전의 상이 군인으로 폭력을 일삼는 부친에게서 모친, 언니, 오빠들이 모두 떠나고 부친마저 사라지자 홀로 습지를 벗삼아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된 소재입니다.
.........안돼요.... 이런 스토리는 제 안의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와 긴급복지 신고 의무자가 용서치 않는다고요.... 미국의 무능한 주 공권력 같으니라고.....
다만 카야는 마음씨 좋은 흑인 잡화상이 그녀가 딴 홍합을 사 주고, 그녀의 딱한 처지를 간파하고 안 입는 옷을 물려줌으로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게 됩니다. 정작 백인 목사는 카야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데 말이죠. 물론 주의 교육공무원이 카야에게 의무교육은 시키려고 하지만 정작 힘들게 간 학교에서는 교사도 카야를 배려하지 않고, 학생들도 그녀를 멸시해 호된 꼴을 당한 탓에 이후 공무원이 찾아와도 카야는 늪지로 도망쳐서 숨어버립니다.
....제 안의 의무교육 담당자가(이하하략)
그렇게 7년을 성장한 카야는 야성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소녀로 자라납니다. 동네 악동들이 습격한다거나 하는 위험 속에서 경계심 많은 동물처럼 지내온 카야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새의 깃털로 유혹하여 테이트가 나타납니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와 지역 사회에 거리감을 느끼는 소년으로, 카야의 바로 손위 오빠인 조디의 친구였습니다. 그녀가 지닌 습지에 대한 애정과 탁월한 관찰력, 그리고 버릴 길 없는 고독감에 공감한 테이트는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줍니다. 교사이자 오빠, 나아가 연인으로 점차 깊은 감정에 빠져드는 두 사람이지만... 테이트가 대학의 생물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인간 사회와 괴리된 야성을 지닌 카야와 함께 하는 미래를 떠올리지 못한 테이트는 그녀를 일방적으로 떠나고 카야는 또 홀로 남겨집니다.
배신감과 고독을 곱씹는 그녀에게 접근한 인물이 체이스 앤드루스... 지역 유지인 집안 출신으로 럭비 선수인, 이른바 마을의 최상위 카스트. 그는 카야를 한 번 농락하려고 접근하지만 카야의 야성미에 진심으로 매료되고 맙니다. 그러나 마을의 미녀들과 놀아나다가 마침내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카야를 성적 농담의 소재로 삼는 등....
......카야의 어머니도 그렇고 카야까지도 쓰레기 수거반인가요?ㅠㅠㅠㅠㅠ
끝내 카야도 체이스의 약혼 소식을 알게 되어 단호하게 결별합니다만.
이후 돌아온 테이트. 그는 대학에서도 카야 없이는 살 수 없음을 깨닫고(여기까지는 남부럽지 않은 쓰레기!) 용서를 구하지만 물론 카야는 사정없이 내칩니다. 그래도 그녀의 습지 조개 수집품과 독학한 연구 결과를 출판할 수 있게 주선한 덕에 카야는 상당한 인세를 벌고(....1960년대 미국에서 습지 조개에 대한 책이 돈이 되려나요? 작가의 희망사항 아니여???) 오빠 조디와도 재회하며 그들을 두고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한 어머니의 사연도 듣습니다.
......비로소 그녀의 인생이 활짝 핀다고 여겨지려던 찰나.... 결국 카야를 잊지 못한 체이스가 접근합니다. 카야가 격렬하게 거부하자 폭력으로 그녀를 제압하려 들고,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지만 카야는 그토록 사랑하던 아이들을 평생 찾으려 들지 못했던 어머니가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얼마나 상처입고 무기력해졌던 것인지 이해하게 되죠. 그리고 그녀는 어떤 결단을 내리는데-
......끝내 체이스 앤드루스 살인범으로 몰린 카야. 그저 묵비권만 행사할 뿐 범행을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마시 걸'이라며 거의 미친 사람 취급 받는 그녀를,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도우러 옵니다. 변호사 톰 밀턴. 테이트와 조디. 흑인 마을 사람들. 카야가 그 지난한 재판 기간 동안 유일하게 위안을 받았던, 법원에 사는 고양이를 카야의 감방에 넣어준 간수까지도.
그리고 재판 결과는-
.......자, 이 작품을 읽어주세요!!!
스포일러 하고 싶어 입이... 아니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