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집 1 - 큰 숲 속의 작은 집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 ABE 동화 전집에 [큰 숲 작은 집],[초원의 집],[우리 읍내]의 세 권을 통해서 접하게 된 연작입니다. 이 세 권은 천신만고로 입수하여 닳아버릴 정도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읽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된 차에, 중학교 때 반 친구의 집에 있는 걸 빌려 읽었습니다. 진초록색에 금박 글씨의 근사한 하드커버 표지는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네요.

그 후로 오랫동안 헌책방을 전전하며 전집을 입수하려고 고군분투했지만 모두 헛고생. 어떻게든 구해서 손에 넣어야지 하고 벼르고 있던 찰나(여차하면 도서관에서 절도까지 감행할까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넵, 그정도...) 다행히 비룡소에서 새롭게 출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습지요...

왜 만감이냐 하면 기쁘기도 하고 (절도죄를 모면했다는 생각에(....)) 안도하기도 했지만, 동서문화사 판 번역의 고풍스러운 문체에 익숙해져 있던 터에 새로 번역된 현대적인 문체로 읽으면 어색하게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해서였지요.

이번에 새로 나온 것도 도서관에 들어와서 읽어보니 확실히 어색한 점이 없진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자연스러워지는 데다 [우리 읍내] 편에 이르면 동서문화사 판에서 흔적도 없이 삭제된 부분까지 실려있어서 오히려 이득이었습니다. 미국 역사 부분이랑 단어 알아맞추기 게임. 동서문화사에서는 이걸 읽을 어린 소녀들에게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을까요?=ㅁ=

[초원의 집] 시리즈는 소위 말하는 프론티어 시대의 미국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이미지가 나빠진 지금에선 프론티어 정신의 빛나는 이상따위 농담거리에 불과하지만요. 그러나 이 작품에서 로러가 보고 듣고 겪었던 것과 같이, 가혹한 자연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불굴의 정신, 자유의 의미는 언제 어느 시대이든간에 마음에 새길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작품의 주인공 로러 잉걸스는 열 다섯 살에 교사가 됩니다. 게다가 전공은 역사(....) 교생실습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2년 무렵까지 교직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었던 무렵, '그래도 교사가 되어야겠다'하는 마음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로러 덕분이었습니다. 저나 로러나 성격 면에서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거든요(....)

물론 그 후 샘 와인버그 씨가 하얀책을 안고 강림하여 계시를 내려주셨지만요(....)

어쨌든 여건이 된다면 언제라도 단박에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에요. 그리고 이 책은 반드시 손에 넣을 가치가 있는 전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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