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의 일본견문록 - 대마도에서 도쿄까지
신유한 지음, 강혜선 옮김 / 이마고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문화는 그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겪은 모습과, 테두리 바깥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이 보는 모습이 모두 다른 것이 재미있지요. 저는 어느 쪽이든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 사람이 막부 일본의 문화를 볼 수 있었던 조선통신사는 대단히 흥미로운 소재일 터입니다만... 그런 마음으로 [조선통신사의 일본견문록]을 봤더니 정말 별 거 없는 게ㅇ<-< 조선통신사에 대한 것을 학문적으로 쓰고 있어서 정작 제가 보고 싶어하던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것을 아쉬워하던 차에 [암흑관의 살인]을 찾아 헤매이다 도착한 용산 도서관. 남산 언저리의 도서관에는 찾아가기가 번거로우니 책을 빌려올 생각은 아니었는데... 제목에 낚인 겁니다ㅇ<-< 결과적으로 낚인 보람은 있었지만...

이 책은 서얼 출신인 신유한이 통신사의 제술관으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기록한 일기인 '해유록'을 읽기 쉽고 알기 쉽게 펴낸 것입니다. 그래서 해설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설이 많으면 이해는 쉬운 반면 자유로운 감상을 제한한다고 보는지라.... 저로선 아쉬운 점이지만 남에게 추천하기에는 좋은 점이겠지요=ㅁ=

전해듣기에 조선의 사대부는 일본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여간 아니었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신유한은 서얼 출신이라선지 일본의 사람과 문물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감상을 쓰고 있습니다. 편견이야 없을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정을 보이고 있달까요.

국사 교사용 지도서에 이름이 실려 있는 아베노모리 호슈가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도요토미 히데요리가 부친 히데요시를 위해 중건한 대불사에 통신사를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긴 했지만요=ㅁ= 통신사들은 히데요시가 불구대천의 원수라 하여 안 가려고 뻗대었는데, 대마도주가 대불사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중건했다고 쓰여있는 역사책을 보여주자 낚여서 결국 보러 가게 되지요. 나중에 귀국해서 조정에서 개털리지만요.

신유한은 일본의 유녀, 남창 풍습도 대단히 신기해하더군요. 특히 남창에 대해 시까지 짓고 있었습니다(....) 놀라워하는 신유한에게 아베노모리 호슈가 웃으면서 "학사께서는 그 즐거움을 모르시는군요"라고 하는 장면도 웃겼습니다(........)

신유한이 만난 관백은 도쿠가와 요시무네. 넵.... [오오쿠] 1권에 나오는 그 쇼군입니다(...) 묘사가 퍽 비슷한 점이 있는 것도 유쾌하더군요.

18세기 초 에도까지 조선 선비의 기분으로 여행하고 싶은 분들께 대추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