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산책 - 성(城)에 살던 중세인들의 꿈과 일상
만프레트 라이츠 지음, 이현정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고전 판타지에 매료된지 어언 몇 년이나 지났을까요.... 관련글을 쓰다보니 중세에 대한 책을 꽤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중세의 밤]이라든가 [중세에 살기]라든가 [중세의 소외집단]이며 [중세의 가을] 등등... 그 외에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 관련 책이라면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라거나 [치즈와 구더기] 등등.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까지 찾아보면 제법 질린다 싶을 정도로 읽어제꼈군요.

제가 읽은 책들의 공통점을 굳이 들자면 '중세'라는 테마 외에도 '로맨틱한 중세에 대한 사실 고발'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서양 유럽 중세에 대한 로망스가 그리 뿌리깊게 자리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더럽고 추하며 난폭한 서양 중세 유럽 기사들의 악명은 크게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겠지요. 더군다나 지금 당장은 중세라는 테마를 배경으로 글을 쓸 것도 아니고 하니 이제 굳이 중세라는 테마를 찾아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출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취향도 뭣도 아닌, 병이네요 병...ㅇ<-<

....그래도 재미있었다는 겁니다, 요는.

이 책의 특징은 중세 사람들의 생활을 묘사하는 중에도 '성'과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성에 대한 용어가 꽤 자세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또한 중세 독일이라는 점도 있어 황제가 언급된다거나... 프랑스나 영국과는 미묘하게 다른 점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흥미롭네요. 라고 해도 결국 중세 오덕들이나 캐치할 수 있는 세계이겠지만.

그리고 드물게도 이 책에서는 중세 기사 모험담과 로맨스를 긍정하는 투의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있었던 기사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보니 다음과 같은 장렬한 크리가 터집니다.


기사는 뛰어난 전사였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사회 도덕적 통념을 나타내는 기사 정신을 내면화해야 했다.

(중략. 다음 페이지)

하지만 이처럼 기사에게 요구되는 덕목과 현실 사이에는 항상 괴리가 있었다.(중략)영국에서는 어느 귀족 부인이 남편의 그릇된 행동을 비난하며 하녀들과 셀 수 없이 많은 애정 행각을 벌이는 행동을 끝내줄 것을 남편에게 요구했다. 이런 비난을 들은 고결한 신분의 남편은 일어나서 아내에게 주먹질을 하여 이빨 세 개가 빠지게 만들었다.

...결국 말하고 싶은 게 뭔가요 저자님...?

게다가 이런 가쉽스러운 인용이 제법 나오기 때문에... 중세 기사의 막장담이 고프신 분들이 읽으셔도 좋겠습니다. 하하하=ㅁ=

서양 중세 서가에 가면 여전히 눈이 빛나는 걸로 봐선 이 병은 안 고쳐질 모양입니다...(/먼산)

아니 뭐,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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