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2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배터리라고 하면 전자기기를 떠올릴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야구에 있어 배터리란 투수와 포수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는 야구는 투수가 주도하는 것이고 포수는 조연에 대수롭지 않은 포지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크게 휘두르며]를 보고 인식이 싹 바뀌었지요.... 투수가 다른 데에 신경쓰지 않고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지도록 타자와의 상성, 게임의 판도를 빈틈없이 살피며 리드(포수가 투수에게 던질 공에 대해 사인을 보내는 것)를 해야 하는 극히 중요한 포지션. 해서 투수와 포수의 관계를 부부라고 한다든가, 포수를 두고 안방마님이라고 부른다든가 하는 습관이 프로 야구계에도 당연시..

...물론 어깨도 떡 벌어지고 덩치도 만만치 않은 포수횽아들을 안방마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야구 팬에 정식으로 입문한지는 오래되지 않은 저로서는 눈이 =ㅅ=이렇게 됩니다만...

[배터리]는 이 투수와 포수의 관계로 맺어진 중학교 1학년 소년 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까다롭고 냉정한 천재 투수 하라다 타쿠미와, 사려깊고 듬직한 나카쿠라 고우의 만남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지요.

저는 우선 만화를 접했는데, 이런 방면의 만화에 조예가 깊은 후배 K양이 추천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헌데 이 만화가.... 그림이 수려해선지, 대사가 대단해선지-

이거 뭐 BL도 아니고

...그러니까 '네가 아니면 안돼!'라거나 "난 네가 좋아, 타쿠미"같은 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만화라 이겁니다.

요즘 야구만화의 대세는 이건가여...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적에 알게 된 사실이 있으니, 이 작품 무려 소설 원작이라는 것. 심지어 학교 도서관에 들어와 있다?!

하여, 소설도 이런 전개인가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더 심하더군요

한 가지, 소설 쪽에서는 타쿠미의 주관에서 이야기가 그려지니 어른 독자로서는 읽기가 껄끄러운 면도 있습니다. 타쿠미가 천재인 탓인지 이 녀석 중증의 중2병(※일본 2ch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어. 세상을 깔보는 질풍노도 시기의 중딩을 가리키는 듯) 환자예요.... 야구를 하는 데에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는 고우를 보고, '우리는 어른들이 허락해서 야구를 하는 게 아냐! 우리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하고 생각하는 식입니다. 짜샤, 네 공이랑 글러브랑 야구 유니폼이랑 생활비랑 사부담 공교육비는 누가 대준다고 생각하냐?!

.....세상에 찌든 어른 독자라 미안해...ㅇ<-<

어쨌든 중학교에 접어든 야구하는 소년들의 내면세계를 만끽하고 싶으시다면 추천.

중2병 환자, 궁극의 초딩을 싫어하시면 비추천.

마운드에서 피어나는 풋풋한 소년들의 사랑(?!)을 좋아하신다면.. 추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