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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나의 집
오노 후유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7세의 봄 / 오노 후유미 지음 ; 혜란 옮김 ; 조은세상 2005
[십이국기]로 대단히 좋아하는 작가, 오노 후유미의 공포소설입니다. [악몽이 깃든 집]의 사례도 있고, 이 작가는 공포소설 쪽이 본분인 것 같더군요. [십이국기]의 경우도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지괴소설이랄까 그런 느낌이죠....
본래 공포소설을 읽으면 악몽까지 꿀 정도로 겁이 많은 저이건만...
(남을 시켜서) 호러 게임을 하고, 호러 영화(의 스토리라인만)를 보고, 호러 소설 모음집을 (안 무서웠지만) 읽어 호러 소재에 길을 들인 보람이 있는지... 별로 안 무서웠습니다.
(잠깐 즐기는 방법이 다르다)
오노 후유미는 호러 분위기를 묘사하는데에도 능수능란하지만, 그것보다 더 압도적인 것은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어필하는 데에 강하다는 점입니다. 한 번 접하고 나면 석 달 열흘은 기억이 날 듯한 찝찌구리함이랄까요.
그런데 이번 작품들을 읽어보니
주제에 해피엔딩
랄까 좋은 사람 너무 많이 나와!!!
사토루 군도 착한 아이였고... 마키코 씨는 아주 보살님....
오노 후유미 주제에 이래도 되냐?! 라는 기분도 들었지만... 사실 [십이국기]도 초반에는 작살나게 우울했지만, 그걸 극복하는 과정이 실로 감동적이었죠. 저는 울 뻔 했습니다ㅠㅠ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어필하면서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도 쓴다는 것은, '인간은 추악한 것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데에는 결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실은 오노 후유미라는 작가는 상당히 인간이라는 존재에 애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했는데 말이죠. 저도 삭은 것일까요...
랄까 벌써 푹- 썩었지만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