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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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을 달리는 한국 근대(대충 1930년대) 경성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소설식으로 구성한 책입니다.

워낙에 센세이셔널한 사건들 뿐이라 일반화는 시키기 뭣하지마는, 근대 식민지 조선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일본인 순사가 살해당한 사건에서 용의자들이 얼마나 들볶이는지, 용의자가 일본인 주부일 때 얼마나 재판이 날림으로 진행되는지 등등. 그밖에 근대의 물을 먹었다고 하는 모던 인사들이 벌이는 추태도 참..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ㅅ=)>

하지만 저는 조선 귀족이 언급된 사건이 가장 흥미롭더군요. 조선 시대 귀족이란 개념은 없었죠? 즉 조선 귀족이란 것은 한일합방 이후 일본에게 공로(무슨 공로인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ㅁ=)를 인정받아 작위를 수여받은 인사들을 말합니다. 요샛말로 하면 매국노들이려나.

제일 쇼킹했던 사건은 채무왕 윤택영. 무려... 순종의 장인입니다=ㅅ= 합방 전에는 딸과 사위한테 돈 달라고 사정하고, 합방 후에는 총독부에 가서 돈 달라고 애걸했던, 실로 세기초 인간말종이랄까.... 결국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순종 장례식에 귀국, 빚쟁이들에게 쫓겨서 졸곡도 못 치르고 또다시 달아났다고 합니다. 이역땅에서 비참하게 죽은 것은 말할 것도 없죠. 빚을 그렇게나 졌습니다만 다 자신의 유흥과 향락을 위해 탕진했다는 점에서 인간말종 크리티컬.

이런 인간을 황제의 장인으로 삼을 만큼 대한 제국 황실이 망조가 든 건지, 망조가 들어서 저런 인간을 황제의 장인으로 삼은 건지. 이건 완전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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