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여성 - 매체로 본 근대 여성 풍속사
연구공간 수유+너머 근대매체연구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꼿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를 읽은 뒤 근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읽게 된 책. 1923년 창간된 여성잡지 신여성을 통해 근대 여성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근대 여성...이라고는 해도 여성이라설까요. 요즘 처자들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 싶은 느낌이 확확 들지 뭡니까=ㅁ=/ 특히 신여성, 모던- 걸의 별난 행태를 빗대어 개탄하거나 웃음거리로 삼거나 하는 모습은 어쩐지 기시감이... 그래! 이건 마치 된장녀?!

게다가 당시에도 빠순희가 건재하질 않나... 기사의 표현도 요즘 잡지 기사와 대동소이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배우 소개 기사. 'K가 가진 식크하고 에로틱한 동작에 마음이 이끌리고' .....시크라는 말이 생각했던 것보다 쓰인 역사가 깊군요. 하지만 전 여전히 뭘 어떻게 하면 시크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점은 책의 저자들이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서술하기 때문에 주제가 양극단으로 딱딱 나뉘는 점이었습니다. 근대의 물결 속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여성과 지배를 관철하려는 남성, 뭐 이런 식이지요. 하지만 보편보다 특수를 중요시하는(역사교육론 용어) 업계 인간인 저로서는 영 마뜩치가 않더군요....

예를 들어 잡지에 게재되었던 풍자소설 [은파리]의 일부. 부모가 빚을 지고 고생하고 있는데 진고개(지금의 명동)에서 애인과 쇼핑하겠다는 여교사 이야기는 참.... 물론 근대 직업 여성에 대해 다분히 악의를 품은 풍자소설의 묘사라곤 하지만, 그것을 두고 '여성의 아이덴티티 찾기'라면서 정당성을 부여해주려는 논조도 뭔가 아니지 않을까요...

....죄송함다 여중 여고 여대 10년 여자 학교를 다닌 순종 여학생 주제에 여태 자기 손으로 화장 한 번 안해 본 돌연변이인 제가 할 말이 아니예요=ㅁ=/

뭐 그런 논조를 열심히 머릿속에서 뭉개면서 읽을 수 있다면, 당시의 여학생의 생활이라든가, 모던 걸에 대한 배꼽빠지는 풍자라든가, 이래저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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