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 비프 샌드위치를 먹는 밤 - 탐정소설 속 음식이야기
한상진 지음, 황은영 그림 / CABOOKS(CA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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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래드]처럼 문학 속 맛있는 음식을 탐구하는 책. 종종 엮어서 언급되기에 읽기로 했습니다. 덧붙여 저자분은 이글루스에서 무척 오래 활동하신 추리소설 전문 블로거셨습니다. .....이글루스가 없어진 지금도 건강하시기를.....ㅠㅠ

제가 아는 바, 추리(탐정) 소설 속 미식가라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네로 울프...!!! 렉스 스타우트가 탄생시킨 독특한 탐정으로 언젠가 포스트를 복구하면 아시게 되겠지만(게슴츠레) 100kg가 넘는 거한에 자기 소유 건물 밖으로 나가는 걸 지독스레 싫어합니다. 엄청난 미식가에 난초 애호가로 자신의 생활과 취미를 지탱하기 위해서라면 법과 윤리에 어긋나는 일도 태연스레 해버리는.... 그리고 그런 네로 울프를 갈구면서도 돕는 조수 아치 굿윈과의 캐미스트리가 유쾌하지요.

그 중에서도 [요리사가 너무 많다]라는 작품의 키포인트 요리 '소시스 미뉴이'!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에는 그냥 소시지 아님?ㅇㅅㅇ 하는 인상이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를 보니 맛이 진해 군침 도는 요리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 흑맥주가 잘 어울릴 거 같네요!ㅋ 덧붙여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요리는 렉스 스타우트 본인이 [네로 울프 요리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나요. ....전 시리즈와 함께 번역출간 희망합니다!!!

......진정하고... 이 책 자체로 이야기할 것 같으면 요리가 주요 소재인 탐정 소설을 소개하는 데에 이어 요리에 얽힌 에피소드, 비슷한 다른 작품, 있다면 요리 레시피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작품 내에 레시피가 언급되지 않는 요리는 다른 서적이나 만화까지 인용하고 있어요. [맛의 달인] 등 다양한 서브컬쳐를 섭렵한 저자의 오타쿠력... 아니 지식이 돋보이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추리(탐정)소설 자체에 대한 저자의 해박함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순수 추리(탐정) 소설이라고 말할 만한 작품만 나오는 것은 아니나 그건 그것대로 대단합니다. 로열드 달이 [맛있는 흉기]라는 추리소설틱한 작품을 썼다니 전혀 몰랐어요....

이 책이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휘리릭 읽어버릴 수 없어요. 각 챕터를 읽으며 소개하는 작품이나 겉다리로 딸려 나오는 작품까지 모조리 검색해서 도서관 관심도서목록에 집어넣고 말아요!!!

[밀실대도감]은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작품이 많아서 가슴을 쳤는데, 이 책은 기본 정식 출간 도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고 싶은데도 못 읽을 염려가 없습니다.

......어... 개미지옥 같은 기분도 들지만서도....

무엇보다도 이렇게 많은 작품, 많은 요리를 소개함에도 추리 소설 추천에 있어 가장 큰 장야가 될 스포일러를 절묘하게 피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네요!

칵테일과 술 파트도 따로 두고 있어서 저같은 사람(테헷)도 즐거움을 더합니다. 바카디 151과 와일드 터키는 역시 하드보일드하네요~

타이틀 요리인 콘 비프 샌드위치는 대실 해밋의 작품 [몰타의 매]에서 나오는, 하드보일드라는 단어가 사람이 된 듯한 탐정 샘 스페이드가 한밤중에 먹은 야식이랍니다. 그러잖아도 짠 염장고기에 간 소시지 스프레드를 바른 데에다 브랜디를 넣은 커피를 곁들인다나요. ....건강이 훅 가는 메뉴입니다! 하긴 침대에서 편안히 죽을 각오따윈 저버려야 진정한 하드보일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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