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 1
수잔나 클라크 지음, 이옥용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꺼운 두께에 새카만 표지가 인상 깊어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노리고 있던 책입니다. 덧붙여 표지의 새 문양을 보고 "하아? 조나단 리빙스턴과 무슨 관계?"...라고 생각했던 것이 저만은 아닐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 싶습...니다.

맨 처음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해리 포터의 오역=ㅅ=으로 악명이 높은 출판사에서 나온 만큼 오역이 장난 아닙니다. 우선 원제를 보자면 [Jonathan strange & Mr. Norrell]... Mr가 언제부터 마법사라는 의미였는지?=ㅅ= 이게 작품 중에서 별 의미 없는 내용이면 모르겠는데 제목에서 언급된 두 사람이 둘 다 마법사인 만큼 정말이지 치명적인 오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번역의 질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독자인 저조차도 단박에 피 토한 작품 중의 고유명사 마이클엔젤....미켈란젤로였습니다. 저부터가 번역자의 고충을 이해할 정도로 영어에 능통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누가 봐도 피를 뿜을 괴상한 번역으로 돈을 받아먹는군요(....)

번역의 질에 따라 학을 떼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제 경우는 그걸 뇌에서 다 뭉갤 수 있는 인간이므로 작품 소개로 넘어가서.

이 작품의 배경은 나폴레옹과 대치하던 시대의 영국. 그러나 마법사가 버젓이 활보하는 세계관입니다. 실제(일단, 작품 상에서) 영국에 마법이 현존한다는 설정을 가진 작품은 여럿 있지요. [다아시 경의 모험] 시리즈라든가 [해리포터] 시리즈라든가...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서는 이 작품에서 묘사된 마법의 불가지성, 요정 세계라는 불가해한 세계의 묘사가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비롭고, 아름답지만도 않고, 기괴하고,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

더군다나 마법의 역사를 가진 채 마법이 사라진 세계에서 마법을 부활시킬 예언의 소명을 가진 두 마법사-라고는 해도, 이 두 사람이 참... 주인공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참 찌질하다고나 할까요.... 고집도 피우고, 어리석은 행동도 하고, 치졸하기도 한, 그야말로 보통의 평범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 중에는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칠더마스, 스티븐 블랙, 심지어 악역을 맡은 인물들까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결국 대미에 이르러 그들 하나하나의 행동이 대단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잘나빠진 주인공 한 사람의 뒤를 허덕거리면서 따라가는 것과는 다른 맛이 있다고나 할까요.이 작품 속에서 진정한 주인공이 있다면 바로 레이븐 킹. 중세 마법의 황금시대에 요정 세계와 저승과 영국의 세 나라를 통치한 위대한 마법사 왕입니다.

작품 중에서는 계속 언급되기만 할 뿐이고 단 한 번 실제로 행동할 따름이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정말로 굉장해요.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그가 왜 예언을 안배한 것인지, 어째서 떠나버린 것인지, 결국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이쪽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전 기력이 없어서 무리지만 누가 팬픽 안 써주나....OTL

만약 작가가 키 크고, 검은 옷을 두르고, 까마귀 날개가 양쪽에 붙은 모자를 쓴,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낭만파 시인처럼 보이는, 세 나라를 통치했던 위대한 마법사 왕의 이야기를 써 준다면-

기꺼이 읽을 용의가 있습니다앗/ㅇㅁㅇ/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