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골의 꿈 - 상 - 개정판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새 팬이 되어버린 교고쿠도 시리즈 세 번째 권-!!!

어둡기 짝이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출연진들은 오히려 유쾌해지고 있습니다. 점점 수를 불려가는 교고쿠도 패밀리(멋대로 명명). 오늘도 꿀꿀한 사건을 나름대로 즐겁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노키즈가 나오면 텐션이 높아져서 좋아요. 이번 권에서는 최강 대사가 나오셨습니다. "나도 신이다" ...말한 사람이 에노키즈인 만큼 반론의 여지도 없고 말이죠...

진지한 이야기로 가서... 전작 [망량의 상자]의 관계자의(내용누설이 되니까 자세한 것은 함구) 신도식 장례식이 인상깊었습니다. 성불시켜 극락정토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죄를 추궁하여 무간지옥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번민하고 괴로워하는 흉폭한 신으로 모셔서, 언젠가 선량한 신으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으로 섬긴다-

죽으면 만사 끝이라고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살아있는 사람들, 그가 남긴 업보는 그것이 좋건 나쁘건 지워지지 않지요. 그 책임을 신이 된 망자와, 그 신을 모시는 신도들이 나누어 진다.. 교고쿠도의 이 주장은 어쩐지 매력적이었습니다.이번 작품의 범인은.. 뭐랄까 애초에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기담집이니 트릭이나 수수께끼 같은 것은 젖혀두더라도.

단순하게 보았을 때, 사건의 전모가 모두 밝혀진 뒤의 평범한 반응이 어쩐지 이해가 안 가지요.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의 일입니다만...


유일한 친구를 배신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금껏 섬기고 있던 사람들을 저버리고, 결국 그 연인마저 스스로 목을 졸라 죽이고- 잇따라 세 명의 남자들을 죽이고 목을 잘라 버린 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냥하게 대해 준 남편까지도 죽여버린 여자가- 마침내 자신과, 자신의 죄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내용 상에서는 크게 강조되지는 않았지만, 역시 "당신이 듣고 있던 욕은 부당한 것이었다"라고 말해준 교고쿠도의 그 한 마디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모든 컴플렉스의 근원이었던 '바보'라는 사실을 부정해주었던....

죄나 잘못은 분명합니다. 그래도 그것을 진정으로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긍정하는 데에서 나오는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인터넷에 성행하는 마녀사냥 같은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있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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