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의 늙은 곰이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었다
리처드 프뢰네케.샘 키스 지음, 이한중 옮김 / 비채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전 알래스카 관련 이야기라면 높은 확률로 읽습니다.

더군다나 이 책의 뒷표지 선전문구가 '알래스카판 월든'

.....이거 나한테 도전하는 거지? 하고 생각하면서 냉큼 집어든 책입니다.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꼽고 있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작품 [월든]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호젓한 월든 호숫가에서 자연을 벗삼아 살아간 이야기와 작가의 철학을 를 담고 있습니다.

그나마 소로우는 걸어서 마을로 나갈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리처드 프뢰네케는 비행기밖에 올 수 없는 문명의 미답지에서 홀로 생활을 꾸려나갑니다.

긍께, 작품의 포인트가 전혀 달라요=ㅁ=/

또 소로우는 철학자에 준하는 문필가인 반면 리처드 프뢰네케는 중장비 기사입니다. [월든]이 깊은 성찰과 사색의 산물이라면 [알래스카의 늙은 곰..]은 사람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알래스카의 야생에서 근사한 통나무 오두막을 짓고 생활을 꾸려나가는 이야기가 주입니다.

....낚았구나 출판사....

더군다나 제목이 [알래스카의 늙은 곰이 내게 인생을 가르쳐 주었다]- 입니다만... 늙은 곰이 인생을 가르쳐주는 장면 안 나옵니다(....) 리처드 프뢰네케는 동물학자가 아니니까 말이지요. 곰에 쫓겨서 곤경을 당하는 장면이 두 번인가 나오는데, 글쓴이는 그 곰을 두고 '털 외투를 입은 싸이코'라고 부릅니다.

......낚~ 았~ 구~ 나~

아니 뭐, 그래도 재미있었지만요.

책의 대부분을 오두막을 짓는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이 야생지의 오두막이란 것은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는 듯해요.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얼어죽을 것이 뻔한 알래스카에서 생활하기 위해 빈틈없이 통나무를 쌓아올리고, 조금이라도 즐겁고 쾌적하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하고, 늑대 발자국을 뜬 석고 모형이나 죽은 순록의 뿔 같은 것으로 주위를 멋있게 장식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저 오두막을 지은 지 30년이 되는 해 리처드 프뢰네케는 그것을 알래스카 빙하공원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순록 뿔과, 하얀 돌과, 늑대 발자국 석고 모형으로 장식되어 있는 호숫가 작은 오두막. 그것은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가 하는 표식으로, 여전히 그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가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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