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관 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6
오구리 무시타로 지음, 추영현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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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밀실대도감]에 언급된 작품이라 읽을 기회를 노리다가 도서관에서 동서문화사 판을 입수했습니다!

.....아니 잠만요.... 표지 뭐죠..... 기괴, 그로, 에로틱이라는 건가요 뭔가요...

그래서 조카 돌볼 때나 직장에는 가지고 다니지 못하고, 집에 두고 읽느라 완독까지 상당히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단박에 달릴 만큼 제 기호인 것도 아니고..... 힘들었네요=ㅅ=

대저 추리소설이라 함은 재미 있고 없고를 떠나 결말(범인?)이 궁금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신기할 만큼 그것이 없었습니다=ㅁ=

제 기호야 어쨌든 일본 장르문학계에서는 3대 기서(다른 두 권은 [도구라마구라], [허무에의 제물]이라 하네요)라 일컬어지는 작품으로 팬 중에서는 '전쟁터에 가게 되면 성경이나 불경이 아니라 이 책을 가지고 가겠다'라고까지 단언한 사람도 있답니다. 아니.... 대개 전쟁터에서 성경이나 불경을 지님은 생사를 넘나드는 극한의 공포에서 조금이라도 의지할 곳을 찾기 위함일 텐데 이 막장 드라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까요... 아니면 오타쿠 마음으로 극복?

배경은 후리야기 가문의 성관. 이 후리야기 가문은 전국 시대 덴쇼 소년 사절단의 일원이 카테리나 디 메디치(??!!)와 간통을 하여 태어난 사생아에게서 이어진 가문입니다. 그 13대손이 흑사관을 세운 산데쓰. 그러잖아도 유럽뽕 먹은 가문에서 아주 주화입마라도 제대로 당한 건지 유럽을 유학하면서 의학과 오컬트를 연구했으며, 4명의 어린애를 입양해 흑사관(원래 흑사병 걸린 사람을 격리하던 시설이라네요)에 감금하다시피 키우면서 4중주 악단을 만듭니다.

그런 신데쓰가 의문의 자살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악단의 일원인 그레테 단넨벨그가 기이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기묘한 살육극의 막이 오르는 것입니다....!!!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은 노리미즈 린타로. 역사와 의학, 각종 고전에 해박한 인물로 전직 수사국장이며 현재는 형사 변호사... 라고 하는데요....

....제가 파트너인 현직 수사국장 구마시로였다면 진작에 턱에 한 방 먹였습니다(....)

입만 열면 어찌나 장광설이 쏟아져나오는지. 더욱이 그 장광설을 장광설로 맞받아 응수하는 인물이 계속 등장하는 점도 이 작품을 읽을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겁니다. 당신들 왜 이리 잡지식 많아??!!

스포일러 라인입니다=ㅅ=


뭐,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흑사관은 하나의 거대한 인간 재배 실험장.

악단의 4명은 흉악범과 사형수 중 특징적인 두개골을 가진 자의 유족 중 젖먹이를 데리고 온 거라나요. 올리거 클리보프만이 나중에 착오가 발견되었지만 일종의 대립항으로 쓰고자 했는지 남겨두었다죠.

.....사형수 중 특징적인 두개골을 가진 사람들 중에 젖먹이 유족이 있는 인물의 확률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점, 그걸 일본의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변태 아저씨에게 넘겨줄 가족이 얼마나 있겠느냐 하는 점은 뭐 넘어가고....

그 와중에 노리미즈의 추리는 계속 헛다리를 짚고(반성도 안 하고 매번 장광설 발싸! 함은 물론입니다) 범인은 도저히 동기를 종잡할 수 없고.

총체적으로 재미없었습니다...=ㅅ=

.....제가 추리소설 독자로서 마이너한 걸까요, 이미 작가의 시대는 지나버린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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