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체님의 추천을 받아 읽기로 한 국내출판 게이샤 시리즈의 대미(누구맘대로). 과연 추천받을 가치가 있었달까, 게이샤 시리즈 최강의 게이샤가 주인공입니다.
즉
.....아이하치씨 귀여워요오오오오오
아이하치씨! 아이하치씨! 아이하치씨!(연호한다)
뭇 게이샤들에 비해 외모가 출중하지도 않고, 게이샤답게 나긋나긋한 데가 없고, 연모하는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일을 하면 정떨어져 하는 데도 있습니다만, 이게 정말 인간적이라서 매력입니다. 게다가 게이샤로서는 보기 드물게 도의심과 절개도 지니고 있고, 노래로 승부하기도 하고 말이죠. 미네코나 사유리나 좀 얼굴로 승부하는 파라서...(먼 눈)
다른 작품에 견주어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은 아이하치가 게이샤로서 한창 대성할 때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나가사키로 들어가는 데에서 시작해서 가장 화려할 부분을 건너뛰고 이제 노숙한 게이샤가 되었을 때, 학자인 고가 주지로를 만나는 것이 주가 되어 있습니다. 고가 주지로는 게이샤의 노래를 비롯하여 나가사키의 민요를 채록하려 하고, 그것을 위해 뛰어난 샤미센 실력을 가진 아이하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요. 아이하치는 고가 주지로에게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느낍니다만- 기묘하게도 두 사람은 한 번도 맺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비련으로만 남지 않은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나가사키 부라부라 부시'라는 노래를 찾아내고 노래하면서 세상 어느 연인보다도 강하게 엮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모를 좋아하는 아이하치. 게이샤 일로 받은 팁을 꽃 파는 어린애들에게 떠넘기는 아이하치. 오유키를 자신의 딸처럼 아끼는 아이하치. 고가의 부인에게 질투가 아닌 존경과 친애를 느끼는 아이하치. 친부모라고 여긴 가족들이 생판 남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하늘 아래 땅 위에 혈육 하나 없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하치.
나가사키의 바닷바람처럼 노래하는, 사랑스러운 사람.
술자리에 부른다면 아이하치씨.. 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어울리고 싶은 여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