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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숲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송경원 옮김 / 하늘연못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자신의 학교 도서관과 오래비네 학교 도서관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진냥이 찾아간 서울시 모 처 구립 도서관. 사랑해 마지않는 가고파 문화센터도 똑같은 감상을 주는데, 요즈음 시민 생활은 너무 하이해요.... 훌륭한 시설에 빵빵한 장서. 거기에 매혹되어서 방황하다가 발견한 커다란 빨간 표지의 책. [시튼의 숲]....
...뭐 아시는 분도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진냥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하는 책의 반열 중에 당당히 들어있는 인물이 이 어니스트 톰슨 시튼입니다.
시튼의 동물기는 아동의 필독도서 비슷하게 되어있어 진냥 역시 거의 초등학교 무렵에 접했습니다마는, 차차 성장하면서 시튼이라는 이름을 잊어버렸지요. 다시 재회하게 된 것은 대학교 들어와서인가요. 동물들의 자못 흥미로운 일화를 모아둔 것에 불과한 줄 알았던 그의 단편들이, 직접 취재한 이야기와 직접 그린 삽화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발견이었습니다. 지금은 자서전까지도 섭렵한 상태(웃음). '검은 늑대'라는 인디언 이름과 늑대발자국 서명을 썼다고 하는 이 사람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함께 진냥이 가장 좋아하는, 글에 숲의 냄새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이 책은 시튼이 평생을 사랑했을 숲에 대한 노하우가 담긴 책입니다. 숲에서 살아가는 방법, 숲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 그리고 그들에게는 대선배라고 할 수 있는 인디언의 역사와 영웅담, 그리고 시튼이 직접 관찰하고 스케치한 나무와 새의 목록이 실려 있습니다. 시튼의 어린 시절의 자전적 작품인 [작은 인디언의 숲]과 연계되는 부분이 많아서, 그걸 느끼는 것도 꽤 즐거웠습니다.
사실 한국에는 야영을 할 만한 숲이 없는 편이니까, 한국에서 실행하기에는 난점인 이야기들이지요.
하지만 그것때문에 이 책이 읽을 가치가 떨어지느냐 한다면, 전 단호하게 아니다, 라고 대답하겠어요.
네에, 저는 시튼을 좋아합니다. 그토록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사람은 보기 드물어요. 그것이 지금 이 시간 전혀 다른 땅을 밟고 있는 제게까지 전해지는 마음임에야.
무엇보다도 제가 반한 것은, 그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이 흔히 사랑하는 것에 한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숲과 동물들과,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저 녹색의 세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상대방이라는 것이 반드시 인간이라는 종에 한정되는 걸까요.
우리는 사랑할 수 있습니다. 저 숲을, 저 늑대를, 저 모든 동물과 꽃과 나무들.
잃어버리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대체 누구입니까-
거기, 생각도 안해봤다는 사람, 우에키의 법칙 2기 ED '우주선 지구호'라도 들으며 반성하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