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사의 서막 - 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1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랫동안 관심도 없는 분야의 책으로 고통받다가 비로소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감개무량!(근데 무관심 분야 책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ㅅ=)

프랑스 혁명사를 다룬 책이야 많고 많... 은 정도를 넘어서서 트럭으로 실어야 할 정도겠지만(....) 작정하고 통독한 책은 없는 듯하네요. 그런 가운데 다른 SNS 서비스에서 이 시리즈를 칭찬하기에 한 번 작정하고 달려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나저나 저자 이름이 낯익? 낯설...?었는데 말이죠... [대항해 시대]를 쓴 주경철 교수라든가....

약력을 보니 다른 분으로 한국교원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라고요. 허어, 동종업계 분이셨군요....

게다가 검색해보니 이런저런 흥미로운 책을 쓰기도 하고 번역도 하셨더란. 이 저자 책도 지긋이 달리지 않으면~~~

헌데 서문부터 급발진. 2015년 대한민국에서 프랑스 혁명을 배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대뜸 자문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5.16 군사정변도 혁명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며...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목에 세운 핏대가 보이는 듯합니다. 일본을 느닷없이 때리질 않나!

바스티유 감옥 수비군 지휘관이었던 르네의 비참한 죽음과 혁명을 무한 긍정하는 빅토르 위고의 시. 이 선명한 대비는 프랑스 혁명을 바라보는 기존의 여러 시각- 부르주아 혁명일 뿐이라고 꼬집는다든지, 야만으로 추락한 광기의 향연(오브라이언-머투린 시리즈의 스티븐 머투린이 이런 관점입니다. 아마도 작가의 관점이겠죠?)이라든지. 인권의 개념을 낳은 인류의 지평이라든지-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을 기르라는 저자의 조언 같네요.

이 책의 제1부는 앙시앵 레짐을 분석합니다. 여태까지는 앙시앵 레짐이 프랑스 혁명의 원인으로 두말할 나위 없을 듯이 여겨졌으나 저자는 아래와 같이 질문하며 이 또한 재고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지리적, 정치적, 사회적 다양한 관점에서 앙시앵 레짐을 다시 보네요.

제2부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논하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그들의 비극적인 생애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고등법원과의 대립, 루이 15세 시기의 반왕권활동, 두 사람에게 아들이 없을 경우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가질 동생들인 프로방스 백작과 아르투아 백작의 행보도 언급하는군요.

제3부야말로 루이 16세의 즉위에서부터 전국신분회 개최. 오프닝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네요!

이 시기 민중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바탕도 면밀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건 개요서... 이 시기 모든 출판물은 당국에 의해 검열되었지만 단 하나 예외가 이것. 변호인이 제출하는 이것은 정치적인 재판에서는 몇 백 부나 인쇄되어 팔려가기도 하고, 또는 변호인 측이 일부러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형성되는 여론의 힘이야말로 루이 16세가 간과했던 무기였다나요.

그리고 전국신분회 대표 선거가 1789년 4월에 열리면서 여기에 참여한 이들이야말로 '시민'으로 정치화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지요.

이 중에서 가장 흥미를 끈 인물... 대표로 선출된 인물 중 진짜 농민이자 유일한 농민, 렌의 미셸 제라르. 그래도 대표로 뽑힐 정도니 어느 정도 식자층이었을 테지만요. 전국신분회 당시 그야말로 농민 그 자체의 모습으로 예복도 없이 궁전에 들어선 그에게 루이 16세가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면서 그의 존재는 일약 명성을 얻어 '제라르 영감'이라는 호칭으로 친숙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제라르 영감'은 다비드의 그 유명한 그림-역사 교과서에서도 허벌나게 실리는-에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딘지 두려워하는 듯 손을 모은 그가 혁명을 거치면서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어떻게 느끼고 생각했을까요...? 이 책은 이에 대해 답을 줄까요?

아! 힘내서 팍팍 읽지 않으면!

부록은 루이 16세의 대관식과 축성식을 묘사합니다. '옛 시대'를 묘사하는 데에 이보다 설득력 있는 소재는 없을 테지요.

...그나저나 대관식과 축성식에 쓰이는 7가지 보물이라니....

크킹이라면 보라색템

페그오라면 보구(그만해 이 오타쿠야)

오늘은 어제의 유일한 미래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