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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깃든집 1 - 오노 후유미의 공포작품집
오노 후유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악몽이 깃든 집 / 오노 후유미 지음 ; 이정숙 옮김; 조은세상 2004
아아아 오래간만의 독서 일기입니다-!!! 쓰고 싶었어... 쓰고 싶었어....OTL
여러 가지 괴로운 일에 시달린 끝에, 마침내 이제야 간신히 도서관에서 대출한지 2주 반납일이 임박한 오노 후유미의 호러소설 [악몽이 깃든 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길었어요....ㅠㅠ
[십이국기]와 [시귀] 등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오노 후유미는 꽤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뭐랄까 인간의 추한 면을 표현하는 필력이 굉장해요. 그게 추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의 심리를 속속들이 보여주기 때문에, 가볍게 손가락질하며 비난하기보다는, 눈을 땔 수 없는... 그 호흡을 따라가는 것 같은 감각. 끝까지 가고 나서도 찝찝하거나 짜증난다기보다는 맥이 탁 풀리는 듯한 기분. 정말이지 무릎을 꿇고 옷깃을 여밀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십이국기]에서는 그 추한 것을 풀어버리는 카타르시스가 탁월해서~ 가난한 지갑사정때문에 비원을 이루진 못했지만 구매예정도서 상위권입니다. 아아 시리즈물은 슬퍼요ㅜㅜ
이번 [악몽이 깃든 집]은 새로운 시리즈가 아니라, 예전에 10대 소설로 쓰여졌던 [고스트 헌트] 시리즈의 뒷이야기 같은 거라고 해요. 이 [고스트 헌트] 시리즈는 번역되어 나온 바는 없지만 만화화한 작품은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그림도 꽤 괜찮고 공포의 묘사도 나무랄 데 없어서 추천 만화입니다. 만화 쪽을 보신 분들이 이 작품을 보면 의문이 풀리고, 소설부터 보신 분들도 만화의 생동하는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제법 쏠쏠한 재미일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라기보다 이왕 볼 거라면 꼭 보세요, 둘 다!진냥으로서는 만화의 최대 의문이 풀려버렸기 때문에 아주 속이 시원했습니다. 다음 권이 출간될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애타게 기다리는 것보다 이렇게 알아버리는 쪽이 상쾌해요.
가장 시원스러운 점은, 역시 [고스트 헌트] 최대의 미스터리 '마이의 꿈에 나와서 실실 쪼개는 나르'
.....
마이는 마음에 든 모양이지만 나르의 캐네가지 나르시즘에 직면한 독자로서는
저게 나사라도 빠졌나
...라는 기분이 한 8할 정도?
그런데 [악몽이 깃든 집]을 보고 나니까 이해가 가게 되었습니다. 유진이었군요, 그 녀석....
그리고 나르의 정체라든가, 시리즈 내내 언급되던 올리버 데이비스박사의 정체라든가, 여러 가지 진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하고 있어서 더욱 시원스러워졌습니다.
그러고보니 만화 고스트 헌트에서는 꽤 신선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나르의 보디가드겸 비서겸 감시역인 린 고죠... 홍콩 태생의 중국인입니다만. 만화에서 마이랑 대화할 때 '나는 일본이 싫다. 일본이 중국에서 한 일을 모르느냐. 도저히 좋아할 수 없다'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장면이 있었지요. 일본만화를 이것저것 봐왔지만 이런 식으로 언급하는 일은 별로 본 적이 없는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주변 국가에서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이걸 제대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오노 후유미가 존경스러운 작가인 것 같습니다.
(아아, 난징대학살을 명시한 작품은 있다고 들었습니다. [나라가 불탄다])
(.....그 건을 서술했다는 것만으로 연재중지되었습니다만.(먼 눈))
그에 대해서 마이의 대답은 '영원히 원망만 품고 있는 것은 슬프다'라는 것이었습니다만...
....글쎄, 저도 원망하는 일은 아주 질렸습니다.
하지만 용서하려 해도, 용서받을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
...그땐 정말 원망밖에 할 것이 없게 되어버리는 걸지도요.
.....결론은, 그래도 오노 후유미는 진냥 기준에서 좋은 작가다, 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