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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책을 읽으며 이리저리 메모를 하다가 문득,
나는 이 책을 왜 책을 읽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한 내 삶을 좀 비워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들어 놓고,
이렇게 깨알같이 메모하며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또 집착하고 있다니.
단순하게 살아라, 집착하지 말고 버려라, 는 내용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을 움켜잡고 있던 나.
어리석어라-
책을 통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얻고 싶은가.
단순한 지식이나 상식은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각자의 스토리 속에 담아놓은 삶의 메세지들, 곧, 삶이라는 화두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 인가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걸음 물러서서 숲을 보아야 했다.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니라 작가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고,
책 한 권 분량의 단어들을 쏟아낸 작가가 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메세지를 찾아내어야 했다.
그래서 메모하던 종이를 접어넣고, 메모 속에 바쁘게 움직이던 내 생각들을 멈추고,
작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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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의 우울했던 삶을 비움과 버림을 통해 극적으로 변화시킨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실 소설도 에세이도 아니고, 다소 자기계발서스러운 형식이다 보니 애초에 스토리 다운 스토리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책 전반에 흐르는 여린 스토리를 찾을 수 있었고,
조금은 서툴고 투박한 전개 속에서 무언가를 강렬히 말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낸 저자는 아마 이 책을 쓰기위해 많은 기억과 다시 마주했을 것이다.
자신의 지난했던 삶과 겹겹이 쌓인 부정적인 감정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쉽지 않은 결단, 여러 번의 시행착오, 그리고 마침내 자유의 길에 선 순간의 기쁨과 벅참. 그 모든 것이 책 속에 녹아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가 아니라, 서툰만큼 순수한 삶의 고백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고
그 고백 속에서 작가의 지난 삶과 고군분투, 그리고 변화에의 의지를 전해받을 수 있었다.
서툴고 순수한 열정이 예쁘게 느껴졌다.
내 동생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며 꼭 읽어보라고 나에게 선물했었다.
사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워라, 는 말을 하면서 말이 참 많구나.. ^^ ,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만.. 열정어린 젊은 작가의 글에서 법정스님의 맑고 간결한 글을 기대하는 것은 나의 잘못된 기대겠지.)
변화에의 갈증을 깊이 느끼고 있던 나에게 그들의 의지는 작은 다독임이고 응원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길 위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모두 이 숨막힌 삶을 헤쳐나가는 동료야, 라는 여릿한 연대의식을 (내멋대로) 느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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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실 요즘 생각과 글을 심플하게 다이어트 하고 싶었는데, 아직은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가보다.
게다가 이건 일기도 아니고 서평도 아니네 ㅎ
괜찮다.
시행착오는 젊음의 특권 아니겠나. ㅎ
숨막힌 생각의 숲 에서 이 숲을 관통하는 한줄기 빛을 찾아내길 기대하며, 오늘도 또 부지런히 걸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