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우리가 법을 믿지 못할 때 필요한 시민 수업
신디 L. 스캐치 지음, 김내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헌법 정신에 기초를 두는 입헌 민주주의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삶의 질서이다. 지금껏 한 번도 헌법을 왜 중요한지, 법을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반론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과 법은 당연히 지켜야 하며 모두에게 이로운 정의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법학자인 저자 신디 L. 스캐치의 <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는 독자에게 이렇게 당연하게 여겨온 헌법의 권위와 민주주의를 앞세워 권력을 유지하는 이들에게 나의 권리를 위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오랜 시간 법학자로 살아온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실효성이 과연 지금도 유효한지 묻는 질문에 선뜻 당연히 유효하다는 답변을 내놓기가 어려운 실상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로 선출된 자들이 권력을 누리고, 그 권력을 휘둘러 비리를 저지르고, 심지어 자신들을 뽑아 준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지금의 헌법과 민주주의는 정말 국민의 것인가?


그럼 민주주의가 아닌, 왕정이나 독재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선출된 권력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의 시스템을 벗어나, 권력의 주인인 행동하는 시민의 민주주의를 실현하자고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행동하는 시민을 만드는 6가지 수칙은 지금의 우리가 마주한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 6가지 수칙에 대해 읽다보면 너무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이 아닐까, 과연 실현될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독자의 의문에 대해 저자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행동하고 실현하는 시민들이 이뤄낸 성과를 예로 들며, 우리가 함께 변화를 일으키고자 한다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며 우리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겨울 행동하는 시민의 민주주의를 이미 경험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봉을 손에 들고 광장으로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우리의 민주주의이다.


하지만 아직도 법과 민주주의라는 미명 아래 보호를 받으며 목소리를 내는 내란 우두머리와 동조자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고, 법에서 그 정당성을 찾으려 혈안인 듯하다. 헌법을 지키지 않은 자들이 법을 운운하며 유린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밖에 없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우리의 시민성은 광장을 향해 나아가고 연대를 통해 더 멀리 내다보는 시야를 갖게 되었다.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함께 더 나아갈 것인지, 다시 퇴행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지, 우리는 모른다.


그저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선택에 이 책 <헌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를 향한 조용한 연대의 힘이 느껴진다. 함께 버틸 작은 바위만 있다면 우리는 함께 할 힘을 가진 존재들이기 때문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바위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오직 바위뿐입니다.

멀리서 소녀가 태양을 피해 바위가 만들어 논 작은 그늘 안으로 들어옵니다.


얼마 후 소녀가 자리한 바위 그늘 안으로 지나가던 뱀, 여우, 토끼, 고슴도치, 멧돼지 등 많은 동물들이 역시 태양을 피해 모이기 시작합니다.


바위 아래 한정된 그늘 안에서 소녀와 동물들은 서로의 자리를 내어 틈을 만들고 함께 쉬어 가는 공간을 만들어 갑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자 그늘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소녀와 동물들은 자유롭게 기지개를 켜고 서로의 상태를 살핀 후 함께 어둠 속으로 나아갑니다.


프랑스 작가 아드리앵 파를랑주는 <그늘 안에서>를 통해 배려와 공존, 연대를 이야기합니다.


작은 바위 아래 모인 소녀와 동물들이 서로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함께 의지하며 그늘을 나누는 모습은 서로 다른 우리들이 함께 연대하여 나아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작가 특유의 강렬한 색감 사용과 간결한 내용은 이 책의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독자의 기억 속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2025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어메이징 북셸프 선정된 이 작품을 통해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공존, 나아가 조용한 연대가 불러오는 큰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뮤지컬, 오페라, 애니메이션, 다양한 분야의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 콘텐츠 전문 이서희 작가의 ‘소리로 떠나는 서사 여행’의 세 번째 여정인 <방구석 판소리> 신작으로 돌아왔다.


뮤지컬과 오페라는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정작 우리 고유의 민속악인 판소리는 생소하게 다가왔다. 자주 듣거나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방구석 판소리>에서는 판소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판소리 용어 해설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기 전 미리 용어에 대해 알고 넘어가는 것이 독서에 꽤 큰 도움이 됐다.


조선의 오페라, 판소리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심청가, 흥부가, 춘향가, 수긍가, 적벽가 총 다섯 마당의 판소리를 소개한다. 전래 동화로 자주 들었던 내용이지만 판소리로 만나는 이야기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실려 있는 운율이 대사의 맛을 살려서일까?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단 판소리 무대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긴 내용을 요약한 줄거리와 작가의 해설까지 더해져 더욱 쉽게 판소리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에 함께 실린 QR 코드는 책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판소리를 직접 들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와 출판사의 독자를 향한 섬세한 마음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그 외에도 조선의 아리아인 옹고집 타령, 장끼 타령을 소개하고 삼국시대 뮤지컬이라 일컫는 향가와 고전 시가, 고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우리의 소리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방구석 판소리>를 읽으며 그동안 잘 몰랐던 우리 소리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오직 우리의 소리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애환이 담긴 판소리.

지금도 전통을 이어가는 마음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독서를 마쳤다.

그동안 우리의 소리에 무관심했던 날들에 대한 반성을 더해서.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태오 지음 / 부크럼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날의 선물 같았던 긴 연휴 동안 쉬어 가는 마음으로, 태오 작가의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독자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문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태오작가의 첫 에세이입니다. 


우리의 하루가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책을 읽는 동안 상처를 다독여주는 따뜻한 손길처럼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삶은 매 순간이 고비이고 선택의 연속입니다. 올바른 선택을 했으니 이제 좀 괜찮아지겠지, 하면 또 다른 선택이 눈앞에 놓여있습니다. 이만큼 살았으면 정답을 알 것도 같은데, 애당초 정답이란 없던 것처럼 늘 오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기분입니다. 그러니 마음은 늘 힘들고 삶은 매번 버겁기만 하죠.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는 그렇게 오답을 끌어안고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당신은 정말로 잘하고 있고, 정말로 잘됐으면 좋겠다는 위로와 안부를 전하는 책입니다. 


작가의 진심이 담긴 다정한 말들을 읽고 있자면 나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한 친구를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삶의 문제를 다시 돌아보면, 지금까지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던 오답은 오답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답이었단 걸 느끼게 되죠. 

우리의 삶은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가 아닌 서술형 주관식 문제니 까요. 


중요한 것은 계속 나아간다는 것이다. 다른 방향으로도 가 보고, 잠시 쉬기도 하면서 어디로든 계속 바지런히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지금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들이 나도 모르는 새에 내 것이 되어 나를 구성할 것이다. P.238


내일이면 선물 같은 연휴가 끝나고 또 같은 일상이 우리에게 숙제처럼 주어질 것입니다.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우리는 있는 힘껏 치열하게 살아가겠죠. 그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은 지치고, 결정을 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들을 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자꾸만 밀려오는 삶의 문제들이 버거운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 봐도 마음이 자꾸 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든다면, 그럴 땐 이 책을 떠올려 보세요. 삶은 정답을 찾아 맞혀야 하는 문제가 아닌, 틈틈이 행복을 찾아가며 나에게 맞는 나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알려주는 좋은 친구의 응원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작가의 따뜻한 응원이 당신에게 가 닿아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