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꽃님 작가의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을 읽었습니다. 청소년 문학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담고 있는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의 대표작인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에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적이 일어남으로써 행복을 찾아갔다면 이 작품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 은재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방치 된 채 삶을 잃어가는 아이입니다. 하고 싶은 일, 친구를 사귀는 일,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집에서 편하게 쉬고 자는 일처럼 누군가에겐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 은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여름이 다가와도 늘 긴팔 카디건을 입고 다니는 은재의 아픔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은재는 경험을 통해 기대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 빠르다는 것을 배워가죠.

 어머니의 정서, 심리적 학대로 빛을 잃어가는 우영도 있습니다. 폭언과 학업 성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우영을 점점 쓸모없는 아이로 만들어갑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지도 모른 채 매번 용서를 빌고 그때마다 마음은 점점 무너져 내려 우영은 자신이 이 세상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각자의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을 지켜보는 건 바로 행운인 화자입니다. 화자는 아이들의 인생이 꼬이고 엉망이 될 때마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작은 힌트를 주고 기적을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조금 더 좋은 쪽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다행히 우영의 곁에는 단짝 친구인 형수와 얼떨결에 여자 친구가 된 반장 지유가 있습니다.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 은재는 늘 혼자이지만, 슬며시 은재에게 불어 준 행운의 바람으로 아이들은 친구가 되어갑니다. 그렇게 아픔을 딛고 조금씩 성장하게되죠. 옆에 있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일어서면서요. 

 누군가 결말이 판타지라고 했다던 작가의 말처럼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현실에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씁쓸함을 남깁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건 대체로 어른들이죠. 그렇기에 이 소설은 어른들이 읽어야 할 작품이기도 합니다. 은재의 아픔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창문을 닫아버린 옆집 사람이 내가 되지 않기 위해서요. 언젠가 이 작품이 판타지로 불리지 않고 현실이 되기를, 세상에 모든 아이들이 아픔 없이 자라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