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랜턴 - 행복과 성공으로 이끄는 인생의 지혜
조 루비노 지음, 박찬원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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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랜턴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요즘들어 자기계발서류의 책에서 얻을 것이 많다는 걸 새삼스레 공감하고 있다. 이 책 [매직랜턴]은 책에 대한 별 정보 없이 무작정 펼쳐들었던 책이기에 자기계발서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한편의 동화처럼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어 별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었다. 매직랜턴이 뭘까 궁금해하며.

   가난하고, 별로 내세울 것 없는 부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부모에겐 너무나 자랑스러운 아이 제이크. 혼자서 아니 그의 개 헌터와 함께 수정동굴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제이크가 어느 날 컴컴한 수정동굴 안에서 '손전등'을 잃어버리고 동굴 속 어딘가로 추락해버린다. 추락 후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떠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으로 둘러싸인 곳. 나는 이 부분까지만 읽다가 제이크가 잃어버린 '손전등'이 책 제목인 "매직랜턴"이 아닐까 짐작했었다. 손전등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향하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하고.. 물론 한장한장 책을 넘겨가며 내 짐작이 틀렸다는 걸 알게됐지만.

    평화로운 난쟁이 마을이었던 지구중심국을 밝히던 매직랜턴을 뺏어간 마법사 사보르에게서 매직랜턴을 되찾기 위한 모험길에 오르게 되는 제이크와 난쟁이들. 그 모험길 곳곳에 인생의 진리가 숨겨져 있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일주일을 살아보기 전에는 그 상대를 미워하지 말라."(p54)는 지혜의 말. 가까운 사람이라고 편한 사람이라고 쉽게 짜증내고 화냈던 나를 질책하는 말인 것 같아 가슴 한켠이 뜨끔했다. "신념이란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감싸는 것이며, 용기를 가지고 선언하고,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기회를 창조하는 것"(p66)이라는 말도 맞다. 내 신념을 지키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비난하고, 독불장군마냥 행동해왔던가. "우리의 목표를 벌써 잊어버린 건가요? 이 여행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p69-70) 연말이 되어서야 나는 또 후회한다. 지난 한 해 나의 목표는 무엇이었던가 하고. 많은 꿈과 계획을 가지고 있던 내 모습을 기억하느냐고.. 주변의 유혹에 흔들려 너무 자주 잊고 사는 나의 목표를 상기했다. "스스로가 기대한 만큼 얻기 마련이다."(p108)는 말은 또 왜 그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너무 자주 무너지는 내 모습에 실망해서 "설마 내가 해낼 수 있겠어?"하고 겁부터 먹고 멀리 도망와 버린 것들이 많다. 그런 두려움과 회피가 지금의 초라한 내 모습을 만들어 낸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자기계발서는 이런 이유로 읽어야 하나 보다. 거부감 때문에 그간 일부러 자기계발서류의 책을 피해왔는데, 나 자신을 반성하기에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나에게는 이 책이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이야기에서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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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 18세기 조선경제학자들의 부국론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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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을 구한 경제학자 13인의 가상좌담"이라는 좌담형식의 글이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있다.  몇 개월 전에, 이미 고인이 된 김구와 여운형, 장준하 선생의 가상대화형식으로 해방 전후의 역사를 다룬 글 [찢겨진 산하]라는 책을 보면서 느꼈던 신선함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도입부로써의 역할을 하는 글이라 비교적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상좌담이지만, 고인이 된 유명인사들의 입을 빌어, 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는 역할의 저자라면 많은 연구를 통해 "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겠지?  책을 펼쳐들자말자 이 가상좌담 하나만으로 나는 저자의 전문성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참, 단순하고도 비약적인 사고를 가졌다.ㅠ) 가상 좌담의 화자 개개인에 대한 완벽한 지식이 없이는 "가상좌담"이라는 모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론이 무척 궁금해졌다.
   이 책은 이지함에서부터 박규수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대표할만한 13명의 경제사상가에 대한 글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소 아쉬움이 들었다면, 나 같이 역사에 대해 얕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인물들을 시대순으로 배열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 나의 단순한 이해력으론 각 인물에 대한 순서매김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없었기에.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누구"의 이야기를 하려면 이야기의 선후관계가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다소 어려웠다.

    김육. "경제사학자들은 조선의 17세기를 '대동법을 둘러싼 대논쟁의 시대'라고 부른다."(p43). 시대를 막론하고 기득권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와의 투쟁은 비일비재했던 모양이다. 대동법 시행에 한 세기의 논쟁이 필요했던 것을 보면. "그가 그토록 끈질기고 집요하게 대동법 시행을 주장한 이유 역시 먼저 백성의 삶이 안정되고 나라에 대한 원망이 없어져야 나라의 재정과 경제 또한 부유해지고 안정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p57).  다른 위정자들은 뭘했나? 이 분 좀 도와드리지, 자기 것 챙기느라 백성들 따위는 관심 밖이었던가..?

   채제공. 조선 후기의 위대한 군주로 손꼽히는 정조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주워들어 그나마 아는 게 있지만 채제공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다. "이 사람도 백성이고 저 사람도 백성인데, 어찌 차별을 둘 수 있겠는가!"(p79)라는 그의 말이 그 사상을 대표하는 듯 하다. 위대한 군주 정조 뒤에는 채제공과 같은 애민 정신을 가진 정승이 있었구나. 새삼스레 생각해본다.

   빙허각 이씨.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인물이다. 조선시대 전체 역사를 둘러보아도 몇 안 되는 여인들의 이름. 유일하게 남은 여성 경제가로써의 업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겐 그녀의 간단한 연보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824년. 세상을 떠났다. 자신보다 2년 먼저 죽은 남편을 위해 <절명사>를 짓고 모든일을 끊은 다음, 머리를 빗지 않고 얼굴도 씻지 않은 채 자리에 누워 지낸 지 19개월만에 남편의 뒤를 따랐다."(p103)는...

  이중환부터 이 후의 장들에 소개되는 사상가들 대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던, 정치현장에서 배척당했거나 혹은 스스로 정치에 대한 뜻을 접었던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웠다. 유배와 "그 후 정치적 재기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몸을 의지할 곳을 찾아 전국을 방랑하고 다녀야했"던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아픔 같은 것이 책 속에서 묻어날 것 같은 생각이든다.  중농학파, 중상학파, 혹은 북학파, 경세치용학파 등 실학의 각 분파로써 국사시험 단골문제였던 18세기, 19세기의 눈에 익은 사상가들의 이름도 한 장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익, 박지원, 박제가, 유수원,  유형원, 서유구, 정약용 등. 국사시간에도 경제사적인 이야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역시나 흥미와 관심의 부족 탓인지 내겐 약간은 어려운 책이었다. 이 책에도 종종 소개되고 있었지만, "그들이 숨겨진 이야기나 재미있는 일화"가 조금 더 소개되었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힐 만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토정 이지함이 밥 굶는 백성들을 위해 솥뚜껑 같이 생긴 모자를 뒤집어 쓰고 다녔다더라는 식의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지만, 그의 애민정신을 읽어낼 수 있는 일화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서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프롤로그)는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에게도 비록 시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시행되지 못한 것일지라도 서양에 떨어지지 않는 경제의 역사를 보게 되었다. 역사와 그 속의 경제를 함께 아울러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지만, 나의 경제마인드 부족으로 쉽사리 책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다음 번에 펼쳐들었을 땐 좀더 쉽게 읽을 정도가 내가 성장해 있길 바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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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여행을 멈추다 - 멈추는 순간 시작된 메이의 진짜 여행기
메이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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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라는 말이 들어가는 걸 보니 여행기겠거니 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인도로 여행을 가서, 어디서 무엇을 보고, 어디 가면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어떤 기념품을 샀고, 여권 혹은 지갑을 잃어버려서 엄청 고생했다는 류의 여행기를 생각하고 책을 펼쳐들었던 게 사실이다. 왠걸.. 이 책은 내가 예상했던 류의 여행기가 아니었다. 이 책은 인도여행기가 아니라 인도로 살러간(?) 서른 넘은 한 여인네의 이야기다.  "밥을 먹어도 졸리고, 일을 해도 졸리고, 친구를 만나도 꾸벅꾸벅 졸기만 하는 증세"(프롤로그 중에서)로 시달리던 그녀 메이(글쓴이의 영어식 이름이란다.), 인생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인도로.. 오르차의 골릴끼또리아 언덕에서 너무나도 어설픈 음악쇼를 접하면서 달라져버린 그녀의 여행. 거기에서 그녀는 soul mate 람을 만났다. "인도인은 인도인을 돕지 않는다."(p40)는데 인도인을 돕고 있는 인도인 "람"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인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인도?"라면 불교의 발상지, 아소카왕, 간다라 미술, 무굴제국, 타지마할, 인도의 식민지, 세포이항쟁, 갠지스강 같이 누구나 뻔히 떠올릴만한 단어 몇 개가 인도에 관한 내 지식의 전부다. 이 책에 나오는 "그들"이 인도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통해 나는 인도 사람들의 생활의 단면을 보았다. 아직은 가난하고, 인습에 얽매여 사는 그들의 모습을.. 람의 모습에 감동한 그녀는 인도인의 작은 시골 마을 골릴끼또리아에 정착했다. 인도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건 완전 [상록수]야, [상록수].(-p84)" 골릴끼또리아에 정착(?)한 또 한 명의 한국인 지니의 말마따나 람과 메이가 골릴끼또리아에서 하는 일은 완전 [상록수]의 그걸 떠올리게 한다. 가난하고, 삶에 대한 개선 의지도 그닥 없는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음악쇼를 열어서 돈을 벌게 하고, 학교를 열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난치병으로 아기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도박을 하던 아기의 아버지, 남편에게 새 애인이 생겨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임신한 채로 이혼당한 깔라푸나, 카스트가 달라서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을 포기했던 람, 무슨 사연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역시나 카스트가 달라 사랑하는 여인을 포기하고 살인자까지 된 젠틀바이삽의 삶.. "인도에서는 결혼하려면 상대방과 카스트, 종교, 지역, 언어가 맞아야 한다."(p139)는데 아직도 스스로를 옭아매는 틀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프리랜서 플래시 애니메이터 였던"(프롤로그 중) 그녀라 그런지 책에 그려진 인도에서의 생활을 그린 "만화"를 보며 혼자 낄낄대기도 했다. 어수선한 공항에서 출국 혹은 귀국을 기념하여 찍은 사진도 없고, 타지마할 앞에서 찍은 사진도 없지만, 이 책에는 인도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녀가 경험한 인도에서의 생활이 내겐 약간은 충격이었다. 대충 배낭 하나 둘러매고 비행기 타고 가면 되는 나라가 인도인 줄 알았는데, "인도"에 대해서 다른 각도로 생각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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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 개정판
천샤오추에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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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쿠바를 야구, 시가, 사탕수수의 나라로 기억한다."(-머리말 중). 어? 쿠바가 야구를 잘해? 시가라면 담배? 사탕수수도 많이 나는구나.. "사람들은-"이라고 일반대명사로 머리말을 시작하고 있는데 나는 그 "사람들"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 모양인지 쿠바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아니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어디서 주워들은 체 게바라(그의 전기도 유행따라 펼쳐들었다가 중간에 그만두고 말았다.)라는 특이한 이름과 '역사 속 오늘' 같은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사건 외에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으니.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의 무지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은 기대감에 무척 고마웠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땐 지도책 한권이 필요하다. 여러번 들어보아도 헷갈리는 지명들 - 지브롤터 해협이나 바하마 군도, 다르다넬스 해협과 내가 사는 곳이랑은 좀 먼-을 하나하나 손으로 짚어가며 확인하고 머리속에 제대로 각인시킬려면.. 지도책을 펼쳐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쿠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와 문화, 설탕과 시가, 럼주, 아프리카 흑인 노예와 중국 쿨리, 종교와 이웃나라 미국과의 관계, 음악,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나 같이 쿠바에 대해 "거의" 백지 상태에 가까운 사람에겐 꽤나 도움이 될 법한 책이리라.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아, 그렇구나.'를 연발했다.

   "17세기의 카리브 해는 해적들과 제국주의 지방귀족들의 낙원이었다."(-p21) 아.. 조니뎁의 유명한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시리즈가 이 당시를 배경으로 한 것이구나. 다른 사람들은 이미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고서 영화를 즐겼던 것이란 말인가..? 나만 몰랐던 거야?!!! 이 책에서는 쿠바의 인구수와 인구구성, 국조(國鳥), 면적과 생태환경, 행정구역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어 나의 백지(白紙)를 채워주고 있다.

  역시나 제국주의가 문제다. 스페인의 코르테스가 점령하기 전에는 11만여의 원주민이 평화롭게 살았다는데 1560년대에는 거의 전멸했단다. 황금을 찾기 위한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침략은 무자비하고 잔인한 것이었다. 소토라는 사람 역시 쿠바 총독으로 있다가 현재의 미국 땅에서 전설의 7개 황금도시를 찾으려다 결국은 병에 걸려 미시시피강유역에서 죽고 말았단다. 그의 아내 이사벨이 남편을 기다리다, 그의 사망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p46)"라 표현하고 있는데 나는 왜 그닥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을까..? 오히려 그의 손에 죽었을 수많은 이름없는 인디언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봐요. 이사벨라! 당신 남편 때문에 죽어간 인디언들의 아내도 당신같은 심정이었을 거라구요!

   처음에는 유럽인들에게 호기심이었고, 그 다음엔 중독이었고, 쿠바인들에게는 스페인 식민지를 무너뜨리는 독립혁명의 상징이었다는 시가. 쿠바의 시가 브랜드가 그렇게 유명하구나 처음 알게 된 사실이이다.  노예.  서양역사를 들여다보며 가장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바로 노예. 이런 식으로 얘한다면 서양사람들은  도덕정치를 지향한 동양에서의 노비는 어떻게 설명할꺼냐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 "쿠바에 도착한 흑인노예들은 과도한 노동과 영양부족으로 평균 7년밖에 살지 못했다. 흑인노예는 주로 광산, 목장, 사탕수수 농장에서 하루에 14시간 이상 일해야 했다. 그러나 먹는 것은 형편없었고 거의 반나체로 허접한 움막에서 살았다."(p80)

   아프리카에서 짐짝마냥 배에 실려 왔던 흑인노예들과 그들을 대체한 중국인 쿨리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이 뒤섞여 쿠바의 역사를 만들어왔구나. 그렇게 다양하고 이질적인 요소들이 산테리아라는 특이한 종교의식과 쿠바의 독특한 음악의 구성요소가 되었나보다. 5장에서는 현대 쿠바의 정치와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동안 쿠바의 역사를 잘 몰랐기에 내겐 다소 복잡하고 어렵고 생소했다. 6장은 쿠바의 음악. 이 주제 역시 평소 내 관심사가 아니어선지 다른 주제보다 흥미가 덜 했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더 유익한 내용이엇다. 5장과 6장은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더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7장. 매혹의 땅,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에서는 네명의 유명인사가 소개되고 있는데 내겐 쿠바와 관련된 헤밍웨이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아. 쿠바!  전엔 미국 근처 어디쯤에 있는 나라 정도로만 알았던 그 쿠바가 이젠 내게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다. 나만큼이나 '쿠바'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라면 읽어보라. 꽤 괜찮은 쿠바 참고서가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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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프쿠아처럼 체험을 팔아라! - 성장의 새로운 조건
레이 데이비스.알란 샤더 지음, 유영희 옮김 / 파인트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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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잠을 깨버렸다. 비몽사몽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고, 혹 책이라도 펼쳐들면 잠이 다시 올까 싶어서 성의없이 펼쳐든 책. 잠을 청하려고 펼쳐든 책이기에 비스듬히 누워 건성건성 책을 읽다가,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잠을 확 깨게 만드는 충고들 덕분에.. 시사상식 부족 탓인지 움프쿠아(치누크 인디언들의 말로 세찬 강물을 뜻한다. -p196)은행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미국 내에선 꽤 알려진 은행인가 보다. 이 책은 그 움프쿠아은행의 CEO 레이 데이비스가 성공적으로 은행을 이끌어나간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울러 리더들 혹은 CEO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비단 지도자가 아닌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그의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만하다.
   회사의 경영이 계획한 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글쓴이는 직원이나 임원을 책망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그것은 내가 너무 오랫동안 점검도 하지 않은 채 그 일을 방치했던 탓이었다."(-p86)고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쳐 나가려 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권위적인 CEO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직원에게도 책임감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인용되고 있는데 글쓴이의 광범위한 독서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자신의 관심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저자의  다각적인 사고가 이뤄지는 것일까.. 역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경쟁에서 이기는 거겠지.. 그가 행한 움프쿠아 은행의 개혁은 실로 개혁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딱딱하고 그저 업무적이고, 얼른 볼일을 보아야 하는 곳 은행,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오래 머물 일이 없는 곳 은행.. 미국도 은행은 마찬가지인 모양인지, 그랬던 움프쿠아 은행을 사람들이 오랜 시간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의 전환. 움프쿠아 브랜드의 커피를 제공하고,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소매업 매장"과 같이 금융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의 개혁.. 세계 최고의 은행을 지향하고, 세계 최고의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글에서 배어나왔다.

   이 책이 은행 관련 업무 종사자들을 위한 글이었거나, CEO와 같은 지도자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나와는 하등 관련이 없는 책으로 그저 보아 넘겼을 책일지 모르겠지만, 나 같이 평범한 사람도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실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장의 끝 부분에 나오는 "동기부여의 시간"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은 실제로 움프쿠아은행 직원들이 하고 있는 것인 듯한데 잘 활용하면 일의 능률향상과 긍정적인 조직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 90쪽에 소개되고 있는 동기부여의 시간에서는 "이 넓은 세상에서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열가지 방법"은 따로 적어놓고, 내 생활 속에서 꼭 실천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뻔한 소리 누가 못해, 누가 몰라서 못하나. 실천할 여건이 안 되니까 못 하지 싶은 핑계로  그간 자기개발서로 분류되는 책들을 곱게 보지 않았었는데, 자기개발서를 읽어야 할 이유를 찾았다.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들도 많으니깐.. 선잠이 깬 새벽녁엔 이런 책들을 읽어야 겠다. 매일매일 정신이 번쩍 들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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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 2008-01-0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료 찾고 있었는데 ~~~감사 드립니다,*^-^* 서점에서 당장 구입하여야 될 것 같아요,*^-^